◈ 한국 부동산투자회사(REIT)제도의 도입과 감정평가사의 업무및 역할
김 용 창｜감정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1. 부동산투자회사제도의 도입
- 부동산증권화가 가장 앞서 있는 미국에서 부동산간접투자상품으로써 부동산투자신탁(REIT) 이 1990년대 이래 투자가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러한 제도가 [부동사투자회사] 제도라는 형태로 한국에 도입됨으로써 단순한 소유에 따른 부동산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자본이득 중심의 부동산투자 관행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물론, 부동산관련 산업에도 일대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REIT 제도의 도입 필요성은 1999년 무렵부터 관계전문가들 사이에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고, 감정평가연구원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1999년 5월 REITs 실무교육을 실시한바 있다. 이후 건설교통부를 중심으로 제도도입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가 1999년도와 2000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결과 2000년 7월 24일 건설교통부공고 제2000-184호로 [부동산투자회사법(안)]의 입법예고가 있었다. 이 법안은 수정을 거쳐 동년 11월 20일 정부로부터 국회로 제출되어 부동산시장 과열가능성, 투자자 보호대책 등에 대한 보완요구가 있는 상태이며, 시행령 제정작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부동산투자신탁이라는 상품은 간접투자 형식을 통해서 소액투자로 덩치가 큰 우량부동산에 투자할 기회가 확보되는 부동산공동투자상품이다. 일반적으로 REITs는 아파트, 쇼핑센타, 사무실, 창고와 같이 소득을 창출하는 자산을 소유하거나 개발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회사나 신탁을 말한다. 통상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여 투자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조달자금을 대부분 부동산에 투자하며, 투자된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가에게 돌려주는 방식을 취한다. 결국 기본적인 형식이 뮤츄얼펀드(mutual fund)와 유사하며, 다수의 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모아서 부동산소유지분, 저당담보증권, 부동산관련 대출에 투자하여 얻은 수익을 투자가에게 돌려주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국회에 제출되었던 법안을 중심으로 부동산투자회사제도의 도입에 따른 향후 감정평가사의 역할과 과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주식회사형태의 부동산투자신탁제도가 도입되었기 때문에 국내 상황과 관련해서는 부동산투자회사라고 표기한다.
2. 한국부동산투자회사법(안)의 구조와 감정평가사의 역할모색
- 1) 법안의 주요 내용
- 표준회계실무지침(SSAP)
- 구호기금회계에 관한 실무지침(SORR)
- 회사법 1985
- 상당한 투자자산을 보유한 경우 기업은 매 5년마다 외부평가를 받음.
- 기업자산변동과 관련한 감정평가결과의 이사회보고서 공개
- 상장규칙(Yellow Book)
- Company Securities Act 1985
- 증권거래소 상장관련 감정평가
- 부동산회사의 증권거래소 상장시 추가적인 감정평가와 공시(자산평가, 외부평가사 원칙)
- 공개매수 및 합병에 관한 City 자율규칙
- 금융서비스법 1986
- 공개매수 및 합병과 관련한 감정평가와 자문
- 독립평가원칙
- 보험회사규제법 1994
- 지급여력을 입증할 목적의 보험회사 자산평가
- 반드시 독립평가사의 평가일 필요는 없음
- 생명보험회사의 단위형투자자산(ULPA) 평가의 경우 자산펀드의 독립평가사가 수행. 3년마다 완전 정밀조사
- 금융서비스법 1986
- 금융서비스규정 1991
- 자본이득세법 1979
- 편드매니저가 단위투자자산의 가격책정을 살 수 있도록 매월 또는 분기별평가
- 독립평가가 법적요건은 아니나 권장사항임
- 전체 자산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매년 정밀조사와 감정평가
- 증권투자위원회규정
- 단위투자자산의 가격산정, 상임독립평가사 규정
- 전체 자산포트폴리오는 매년 정밀조사와 감정평가
- 취득예정자산의 정밀조사와 평가
- 법령상의 독립평가 조건은 없음
- 전체 자산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최소한 5년마다 독립평가 권장
- 펀드매니저의 평가사 고용
금번 국회에 제출된 [부동산투자회법안](이하 법안)의 주요한 내용은 설립 및 기관, 업무에 관한 조항들이며, <그림 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법안의 주요 골자를 부동산투자신탁제도의 중심축을 이루는 소유분산, 소득요건, 자산요건, 배당요건을 중심으로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부동산투자회사는 원칙적으로 자본금 500억원 이상의 주식회사로 하며(제6조), 설립시에 발행하는 주식의 30/100 이상을 일반인으로부터 공모하도록 하고 있다(제9조). 그리고 주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10/100을 초과하여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며, 이 한도를 초과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여 1인 소유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다음으로 소득요건의 경우 미국 제도와는 달리 명확한 구성요건은 없으나 부동산투자회사는 그 자산을 부동산의 취득·관리·개량 및 처분, 부동산의 임대차, 부동산의 개발, 유가증권의 매매와 금융기관 예치방법으로만 투자·운용하도록 하고(제21조), 부동산개발사업투자의 경우 상장 및 등록회사에 한하여 자기자본의 50/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어 부동산운영소득 중심의 영업을 유도하고 있다(제28조).
자산요건의 경우 매 분기말 현재 90/100 이상을 부동산, 부동산관련 유가증권 및 현금으로 구성하여야 하며, 이 경우 총자산의 70/100 이상은 건축중인 건축물을 포함하여 부동산으로 구성하여야 한다(제27조).
마지막으로 배당요건의 경우 당해 연도 배당가능이익의 90/100 이상을 주주에게 금전배당의 형태로 배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0조).
<그림 1> 부동산투자회사제도의 중심구조
2) 감정평가사의 역할 모색
그러면 이러한 부동산투자회사제도의 도입에서 부동산부문의 최고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감정평가사는 과연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또한 모색할 수 있을 것인가? 대전제는 지금까지 법제로 보장된 업무영역에 서 이루어지던 서비스제공 수준으로는 커다란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증권화 시대에 부응하는 적극적인 대처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부동산증권화가 가장 활성화 되어 있고, 그 과정에서 감정평가사의 업무확대를 기대했던 미국의 경우, 부동산증권화의 제도화 과정 및 활성화 과정에서 개입하지 못함으로써 뒷전으로 밀려 있는 상태이며, 상당수가 소극적 역할만을 기대하고 있는 상태이다.
물론 때늦은 감은 있지만 최근에는 미국감정평가협회(AI)가 감정평가(사)의 소극적인 지위를 극복하고 역할을 제고시키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1997년 연례회의(Young Advisory Council)에서 감정평가사의 역할에 대해 토의를 전개한 바 있고, 1999년 4월말 미국감정평가협회 월스트리트팀이라는 대책반(단장 Bert Thornton 부동산평가사)를 구성하여 뉴욕에서 투자은행, 연금기금, 신용평가기관의 대표자들과 회합을 가졌고, 모임의 결과를 Appraisal Institute's Wall Street report: Avenues for Opportunity라는 소보고서로 작성한바 있다.
<표 1> 영국의 부동산투자와 관련한 감정평가관계 법규 및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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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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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신탁 (UP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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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신탁 (AP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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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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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에서는 미국, 영국, 일본의 상황과 논의내용을 중심으로 부동산증권화 또는 부동산투자신탁제도에서 감정평가사의 역할을 모색하기로 한다. 미국의 경우 소극적 역할론의 기본적인 인식은 증권발행(기업공개)시의 기초자산에 대한 자료제공 및 신용평가회사가 신용평가를 위해서 요청하는 경우에 제공되는 감정평가서비스가 유일한 업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상기의 연례회의 검토사항에서 자산실사를 감정평가사에게 의뢰하는 방향과 REITs 기업가치가 보유부동산가치를 하회하는 경우 보유부동산포트폴리오 평가수요를 논의한 바 있다. 그리고 실무에서는 REITs의 M&A 의사결정, 합병과정, 소송이나 분쟁, 소수주주 지분가치 산정, 지배주식가치 산정, 신속·정확한 부동산데이타베이스 구축과 정보제공 등에서 감정평가사의 업무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영국의 경우는 부동산투자와 관련하여 다양한 부문에서 감정평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기업회계 및 기타 재무제표의 작성과 보고(SSAP), 증권거래소 상장(Yellow Book), 공개매수 및 합병에 대한 City 자율규칙(the City Panel), 부동산신탁(Unregulated Property Unit Trusts, Property Fund), 연금기금 및 보험회사 등에서 자산평가와 관련하여 모두 독립 감정평가법인의 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표1 참조).
일본은 1998년(평성 10년) 제정된 [특정목적회사에의한특정자산의유동화에관한법률]을 2000년 [자산유동화에관한법률]로 개정하여 과거의 [특정목적회사(SPC)]에 더해서 [특정목적신탁]을 창설하였다. 이 개정 유동화법에서 감정평가사의 적정한 가격조사 대상이 되는 특정자산은 부동산이다. 아울러 자산유동화법에서 명기되어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감정평가사의 업무대상이 되는 자산으로는 부동산담보부지명금전채권 및 신탁재산이 부동산 또는 부동산담보부지명금전채권인 신탁수익권이다. 아울러 구법과 마찬가지로 자산유동화계획 및 자산신탁유동화계에서 특정자산의 취득예정가격을 기재하기 위해 부동산의 감정평가를 수행할 수 있다.
한편 자산유동화법에서는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도 감정평가사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인 영역으로 보고 있다.
① 보유기간중의 각 결산기마다 특정자산의 적정한 가격에 대한 정보공시를 행하는 경우.
② 자산유동화계획의 종료에 관한 가청산 또는 특정목적회사의 해산 및 특정목적신탁의 종료에서 특정자산의 적정한 매각처분가격을 판단하고 정보공시를 행하는 경우.
③ 특정자산인 채권이 부동산담보부인 경우에 당해 부동산을 대상부동산으로 하여 담보부동산의 감정평가를 행하는 경우.
④ 특정목적회사를 활용한 자산유동화(SPC 제도)에서 부동산을 신탁재산으로 하는 신탁수익권인 경우에, 신탁설정과 신탁수익권의 취득 등에서 당해 부동산의 감정평가를 행하는 경우.
⑤ 자산유동화계획 또는 자산신탁유동화계획의 변경결의를 행하는 경우에, 결의에 반대하는 우선출자사원 또는 수익증권의 권리자가 당해 우선출자 또는 당해 수익권을 공정한 가액으로 매입청구 할 수 있으며, 이때 특정자산인 부동산의 감정평가 금액이 참고가 되는 경우.
이러한 자산유동화법에 근거하여 일본부동산연구소에서는 부동산증권화와 관련한 지원서비스 업무영역을 증권화대상부동산의 감정평가서비스, 부동산의 신용등급부여와 신용평가지원, 부동산투자타당성분석, 자산실사, 매각후재임대방식(sale & leaseback)에 의한 증권화지원 등의 영역으로 설정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외국의 사례를 정리하면 부동산증권화와 관련한 감정평가사의 개입가능한 업무영역은 기업공개·상장·합병·청산관련 감정평가서비스, 소송 및 분쟁관련 서비스, 전문보고서 작성, 부동산투자자문 및 고급투자정보 제공 등으로 볼 수 있다. 외국사례와 한국 부동산투자회사법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 감정평가사의 역할은 부동산투자운용과 관련한 전문인력수요, 자산평가관련 업무, 전문보고서 작성관련 업무영역으로 크게 구분하여 모색할 수 있고, <그림 2>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그림 2> 부동산투자회사제도와 감정평가사의 참여가능 영역
3. 부동산투자회사제도에서 감정평가사의 업무모색과 과제
- 이제 부동산증권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금융자본의 세계화와 금융의 증권화가 이미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부동산도 이러한 경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금융시장과 증권시장의 변수가 즉각 부동산 금융시장, 이자율 등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다시 부동산 투자 및 개발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결국 감정평가사는 증권화의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가격판정에 반영하여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즉 부동산은 이제 더 이상 글자 그대로 [不動]産이 아니라 유동자산(liquid asset)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비유동성자산 개념을 기본적으로 전제하였던 과거의 가치평가원리에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다. 이하에서는 한국 부동산투자회사제도에서 잠재적으로 가능한 감정평가사의 업무영역과 과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1) 자산평가 관련 업무영역
① 현물출자 부동산등에 대한 감정평가서비스
[부동산투자회사법안(이하 법안)] 제11조 변태설립사항 등에 관한 조항에서는 현물출자 및 양수를 약정할 수 있는 부동산의 가액은 지가공시법에 의한 감정평가사가 평가하게 되어 있고, 평가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 조항은 국회의 검토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및 현물출자부동산의 가격상향평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복수평가를 권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증권화가 해당 부동산의 현금흐름을 담보로 시행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부동산의 수익성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감정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그 만큼 감정평가서가 완전하여야 하며, 다양하고 개관적인 정보를 동원하여 작성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감정평가협회(AI)의 월스트리트 대책반의 권고안에서도 월스트리트 참여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미국감정평가협회가 상업적 증권화에 대한 표준적인 보고서 형식을 개발하여야 하며, 가치결론, 평가검토과정, 컨설팅과 자문서비스 제공능력 등의 관점에서 통일전문평가기준(USPAP)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감정평가협회가 정책주도권을 쥐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일본감정평가협회의 경우도 부동산증권화에 대응한 할인현금흐름법(DCF) 적용의 유의사항에 대한 지침을 정비하고 있다.
현물출자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의무화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중요한 관건은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물출자 부동산 등에 대한 감정평가에서는 원가방식, 비교방식 및 수익방식을 모두 적용하여 평가하되 할인현금흐름분석방법(DCF)을 중심 평가방법으로 사용하며, 감정평가서는 서술형의 완전감정평가보고서를 작성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동산에 대한 물리적·법적 사항, 부동산의 시장지역분석, 할인율 및 환원율, 임대 및 자산가치변동율, 보유기간, 유효총소득, 영업경비, 자본적 지출, 복귀가격 등을 포함한 현금흐름, 건물조사 및 건물등급, 시장위험 등 기타 부동산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분석에 기초한 감정평가서를 작성하여야 할 것이다.
② 주식발행가액의 산정 및 합병관련 서비스
법안 제18조 제2항에서 부동산투자회사의 성립후에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 그 주식의 발행가액은 당해 부동산투자회사의 시장가치, 자산가치 및 수익가치에 기초하여 산정하도록 하고 있고, 구체적인 산정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사적시장(직접투자)에서 기관보유 부동산포트폴리오의 가치는 대부분 독립 감정평가를 연1회 받고 있으나 공적(간접투자)시장에서 거래되는 부동산투자신탁(REIT)의 기업가치는 감정평가를 기초로 하는 가치가 아니고 주식시장에서 결정된다.
통상 월스트리트의 증권분석사들은 주식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조정순영업소득(AFFO)을 단일 종합환원율로 나누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방법이 부동산의 특성과 관련하여 과연 가장 합리적인 방법인가에 대해 몇 가지 쟁점이 형성되고 있다. 첫째는 REITs 주식가치 산정에서 핵심적인 순영업소득을 추계할 때, 포트폴리오 구성자산을 통합적으로 일괄매각(property assets in bulk)하는 것을 기반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을 개별적으로 매각한 것을 종합하는 방식을 택할 것인지에 대한 비교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단일 종합환원율이라는 기준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모든 자산에 일률적으로 적용하여 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증권분석사들이 단일 종합환원율에 근거한 직접환원법을 택한다고 할 때 부동산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경우 지리적 차이를 반영할 수 있는 거래사례비교법과 미래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할인현금흐름분석법 등과 같은 다른 평가방법이 시장가치지표에 좀 더 타당한 것이 아닌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경우도 감정평가의 영역이 증권가격의 평가에까지 관계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증권화의 대상자산이 부동산이라는 점과 증권시장의 가격형성이 실제 기업가치와 과도하게 괴리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증권평가 컨설팅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식발행 가액의 산정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유가증권인수업무에관한규정시행세칙] 의 제4조(유가증권의 분석기준), 제5조(자산가치), 제6조(수익가치), 제7조(상대가치) 등의 규정을 준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의 자산가치, 조정운영수익 및 자본환원율은 부동산의 특성, 지역분석 등을 고려하여 산정·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감정평가의 업무영역에 유가증권에 대한 평가영역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감정평가사가 충분히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부동산투자신탁회사 간의 합병과 관련하여 미국의 경우도 합병과정에서 감정평가사의 참여가 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합병가액의 산정방법은 증권거래법시행규칙 제36조의12(합병가액산정방법)와 제36조의13(외부평가기관)에 규정되어 있다. 여기서 구체적인 산정방법은 앞의 유가증권 인수업무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게 되며, 합병비율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외부평가기관에 감정평가법인이 빠져 있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부동산투자신탁의 경우 주식발행가액 부분과 마찬가지 이유로 감정평가사의 참여영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인수합병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③ 주식의 상장관련 서비스
법안 제20조(주식의 상장 등)에는 한국증권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의 상장기준이나 한국증권업협회(이하 협회)의 등록요건을 갖추게 된 때에는 주식을 상장 또는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상장규정]이나 [협회중개시장운영규정]에서 상장 및 등록요건과 관련하여 감정평가사가 참여할 영역은 거의 없다. 그러나 복잡한 자산으로서 부동산의 내재적인 특성과 부동산정보의 비대칭성을 반영한 투자자 보호라는 관점과 기본적으로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부동산운영으로부터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부동산투자회사의 상장과 관련하여 제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전개되어야 할 영역이다.
외국의 참고사례로서 영국의 상장관련업무와 관련한 감정평가서비스를 살펴보자. 런던증권거래소에 증권을 상장하려는 모든 기업은 Yellow Book이라는 상장규칙을 준수하여야 하며, 상장부동산회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추가적 요구조건을 수록하고 있다. 일반회사와 달리 부동산회사는 추가적인 공시요건을 준수하여야 하는데, 주로 외부 감정평가기관의 감정평가보증서(valuation certificate)를 제출하는 조건이다.
부동산투자회사는 기초부동산포트폴리오의 가치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감정평가의 공인을 받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지침을 준수하여야 하며, 증권거래소는 감정평가서 지침을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는 경우 상장 사업설명서의 승인을 유보할 수 있다. 현재 개발중인 부동산에 대해 평가하는 경우는 추가적인 정보를 감정평가서에 보고하여야 하며, 평가시점 현재상태로 부동산의 공개시장가치를 반드시 서술하여야 한다.
2) 전문보고서 작성관련 업무
④ 투자설명서의 작성
법안 제10조(주식의 인수청약)에서는 주식의 인수청약을 권유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상대방에게 투자설명서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사업설명서(prospectus)는 부동산투자회사의 주식공모를 일반에게 제안하는 문서로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합리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이러한 사업설명서는 관계되는 전문가가 단독 또는 공동으로 작성하거나 자문을 하게 된다.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설명서의 작성과 관련하여 [Form S-11]이라는 양식을 정하고 있다. 이 양식은 [증권법 1933]에 의해 ① 내국세법 Section 856에 규정된 REIT가 발행한 증권, ② 주요 사업영역이 투자부동산, 부동산권익, 또는 이러한 영역이 주 사업자인 기타 발행자가 발행한 지분(권리) 등을 취득 및 보유하는 사업자가 발행한 주식의 등록(registration)에 사용하는 양식이다.
이 양식은 회사개요, 요약정보, 위험요인, 청약가격의 결정, 배당계획, 요약재무제표, 재무상황 및 운영결과의 심의 및 분석, 등록인의 일반정보, 투자영역 및 지침, 부동산의 기술, 부동산운영자료, 조세처리 등 37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항목 중에서 부동산에 대한 記述 부분은 부동산의 일반적 성격 및 입지, 잠재적 최유효이용, 시장성분석 및 권원분석등이 포함되며, 운영자료에는 할인현금흐름분석법(DCF)을 적용할 수 있는 상세한 부동산운영자료가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위험요인 분석은 부동산의 내재적 특성에 따른 위험, 즉 임대수입감소, 시장환경변화에 따른 위험, 개발관련 위험 등을 분석하며, 투자지침관련 내용에는 자산의 취득 및 투자기조, 개발사업 및 건축, 임대조건 및 임대신용도 등의 내용을 포함하게 된다.
이상과 같은 미국의 투자설명서 양식을 고려하고, 국내의 투자설명서에도 자산취득 및 개발 등 투자위험에 관한 사항, 자산평가방법, 부동산현황 및 운영관계자료 등 자산으로서 부동산의 특수성을 명확하게 공시하는 투자자 보호항목이 포함된다고 가정할 때 투자설명서 작성에서 부동산전문가로서 감정평가사의 참여영역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
⑤ 실사보고서의 작성
법안 제26조 제3항에는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처분하는 경우에는 실사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원래 자산실사(due diligence)는 일반적으로 사업기회의 연구, 조사 및 평가작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절차중의 하나이며, 모든 거래와 관련된 다양한 과거, 현재, 미래의 사실을 해당 거래의 성격에 비추어 여러 측면에서 조명해 보고 각종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 전체를 의미한다.
미국에서 실사업무를 의무화 한 것은 [증권법 1993]이며, 초기에는 법적 성격이 강조되었으나 최근에는 투자의 경제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분야에서 자산실사 업무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독립적인 업무영역으로 발전한 분야이다. 이전까지는 조사연구나 체계적인 분석보다는 개별적인 거래의 성사에 보다 더 많은 관심을 두었지만, 1990년대 들어 공급과잉과 경기침체, 유효임대료가 하락하면서 부동산 투자의 수익성을 중시하게 되면서부터 자산실사업무가 중요해졌다.
따라서 부동산의 수익성이 무엇보다도 중시되는 부동산증권화의 자산실사는 대상 부동산에 대한 상세한 조사 및 관련 위험분석을 통해 증권의 담보가 되는 부동산의 적합성을 투자가들이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자산실사업무의 경우 신용평가회사들이 신용등급부여를 위해 수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 실사보고서에는 감정평가보고서가 포함되며, 부동산의 記述的 특성뿐만 아니라 시장성분석과 관련한 정보를 포함하게 된다(그림 3 참조). 미국의 자산실사에서 특징적인 것은 환경실사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1998년(평성 10년) 6월 정부가 발표한 금융재생 종합계획을 통한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서 [적정평가절차]의 확립을 권고하였는데, 이 적정평가 절차를 자산실사라고 보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자산실사 관계 조항은 [자산유동화업무처리에관한규정] 제12조 제3항에서 자산실사의 기재사항을 열거하고 있다. 여기서는 자산실사의 개요(참여자, 기간, 자산실사방법 및 기준 등), 자산실사의 결과요약 및 종합의견, 증빙서류의 관리방법 등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모든 유형의 자산을 대상으로 하는 증권화에 해당하기 때문에 부동산투자회사의 자산실사와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의 경험으로 볼 때 부동산투자회사의 자산실사에는 부동산의 기술적 특성과 관련한 물리적 상황조사, 법적 상황조사, 부동산의 시장성과 수익성을 판단하기 위한 경제상황 조사 등과 같은 부동산에 특수한 조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자산실사는 사실상 부동산의 감정평가에서 감정평가 3방식을 적용할 때, 정확한 가치추계를 위한 객관적 근거자료를 확보하는 과정과 대부분 중복되고, 신용평가회사들이 요구하는 정보도 이러한 정보들이기 때문에 자산실사업무는 감정평가사의 업무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관계전문가와 공동작업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변호사, 회계사와 치열한 시장경쟁이 벌어질 수 있는 영역이 될 수 있다.
⑥ 부동산개발사업계획서의 작성
법안 제28조에 따르면 부동산투자회사는 상장 또는 등록회사의 경우에 자기자본의 50/100 범위내에서 부동산개발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조항은 기본적으로 개발형 부동산투자를 억제하려는 것이고,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발투자를 할 경우 투자자보호의 측면에서 명확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공시하여야 할 것이기 때문에 사업계획서 작성과 관련한 업무수요가 발생하며, 국내의 관행상 이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컨설팅이라는 성격을 띠게 된다.
부동산투자에서 투자가가 요구하는 것은 투자자본을 감소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며, 일정한 보유기간이 끝나면 이를 회수하는 것이다. 투자가는 아울러 투자자본을 단순히 회수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투자에 대한 수익을 기대한다. 그리고 투자가가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부동산의 물리적 존재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부동산이 창출하는 현금흐름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이 창출하는 현금흐름을 적절하게 예측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사업계획서의 핵심사항은 개발사업의 예상 위험성 및 위험요인,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을 포함하는 타당성 분석이 된다. 타당성 분석의 목적은 제안된 프로젝트가 개발업자 또는 투자가의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는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타당성분석 연구는 해당 프로젝트의 영업소득이 투자자금을 회수하기에 충분할 것인가 또는 제안된 제시가격이 용인가능한 최저 투자소득을 낳을 수 있는지 여부의 문제에 주목하는 것이다. 즉, 프로젝트의 수입(revenue)과 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예측 가능한 요인들을 결합하고, 이들 요인들의 결합을 통해서 프로젝트 개발업자, 투자가 그리고 대출자의 목표와 부합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가를 검토하는 것이다.
검토하여야 할 주요 사항으로는 건물의 물리적 특성과 재무타당성 분석에 적용하는 사항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으며, 물리적 특성 분석에 필수적으로 들어갈 항목으로는 입지, 건물규모, 부대편익시설면적, 순임대가능면적 등이다. 비용과 수익항목으로는 개발비용, 영업비용, 자본조달비용, 임대율과 점유율 그리고 임대차 완료기간 산정에 관련된 가정 등이다. 한편 자본조달과 자본운용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들인 요구수익률, 자본환원율, 예상최소부채감당율, 손익분기 점유수준 등도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업무영역에 감정평가사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할인현금흐름분석과 관련한 기법과 부동산시장지역분석 등에 관한 충분한 지식을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림 3> Standard & Poor's 부동산실사 업무
⑦ 분기 및 연간 투자보고서의 작성
법안 제39조 투자보고서 조항에는 부동산투자회사는 매 분기 및 결산기의 투자보고서를 작성하고, 투자보고서에는 자산운용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투자회사는 증권거래위원회에 10-K라는 연간보고서, 10-Q라는 분기보고서 및 8-K의 주요사건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먼저 [Form 10-K]라는 연간보고서(결산기보고서) 양식은 [증권거래법 1934]의 Section 13 또는 15(d)의 규정에 의해 각 회계연도말 90일 이내에 보고서를 제출하는데 사용하는 양식이다.
연간 보고서에는 사업개요, 자산, 법적소송행위, 주주투표 부의사항, 등록자 주식시장 및 관련주주 문제, 요약 재무자료, 재무상황 및 운영결과에 대한 경영분석 및 심의, 시장위험에 대한 양적·질적공시, 재무제표 및 보충자료, 회계 및 재무공시에 대한 변동사항, 등록자의 이사 및 임원, 임원보수, 특정 소유자의 주식보유와 관리, 특수 관계 및 관련 거래, 8-K에 대한 비치와 재무제표스케줄 및 보고서 등에 대한 사항을 수록하여야 한다.
이 보고서에는 부동산의 지리적 시장지역, 부동산관련 위험요인 분석, 부동산 자산가치사항, [Regulation S-K]의 102조(투자자에 대한 정보제공목적)에서 요구하는 부동산자산사항(부동산 자산에 대한 기술적 정보, 임대정보, 임차인정보) 등 부동산과 관련한 내용을 수록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Form 10-Q]라는 분기보고서는 [증권거래법 1934]의 Section 13 또는 15(d)의 규정에 의해 각 회계연도의 각 분기말이후 45일 이내에 제출하여야 한다. 보고서에 담아야 할 항목으로는 크게 재무정보와 기타정보로 구분되며, 재무정보에는 재무제표, 재무상황 및 운영결과의 경영분석 및 심의, 시장위험에 대한 양적·질적공시, 기타정보에는 법적 소송행위, 주식변동 및 수입이용, 선순위증권(senior securities; 담보권이 우선순위에 있는 증권)에 대한 채무불이행, 주주투표 부의사항, 기타정보, 8-K에 대한 공시 및 보고서 등을 담아야 한다.
이 보고서에는 부동산운영수입 과 비용 및 경비, 당기순이익, 부동산영업 및 투자활동과 관련한 현금흐름내용, 특히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에서는 부동산자산에 대한 부동산 운영관련 정보를 지역시장별로 포함하고, 경영심의 및 토론에서는 자산가치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8-K] 주요사건보고서에는 등록자 통제의 변동, 자산의 취득 또는 처분, 파산 또는 자산관리상태(receivership), 등록자의 공인회계사 변동, 등록자 이사의 지정, 재무제표 및 공시(비치), 회계연도의 변동, 공정공시규정(FD)의 공시 등에 대한 사항을 포함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투자보고서 관련 조항은 [증권거래법] 제186조의2(사업보고서 등의 제출)에서 주권상장법인, 협회등록법인,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법인은 그 사업보고서를 각 사업연도 경과후 90일내에 금융감독위원회와 증권거래소 또는 협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고, 제186조의3에는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각 개별법, 예컨대 증권투자신탁업법은 제12조의4(영업보고서), 제12조의5(업무보고서), 증권투자회사법은 제60조에서 영업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고, 또한 증권회사, 투자자문회사등의 회사형태에 따라 각각 영업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업보고서의 보고사항은 각각 다르며, 자산유동화와 관련해서는 [자산유동화에관한법률] 제27조 및 [증권거래법] 제186조의2의 규정에 의해서 사업보고서에는 회사의 개황, 재무사항, 임원현황, 업무위탁에 관한 사항, 자산관리자에 관한 사항, 자산관리방법, 자산유동화계획의 개요, 유동화자산의 현황, 유동화증권의 발행 및 상환현황, 자금의 차입 및 운용계획과 실적, 기타 투자자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 등을 보고한다. 반기보고서도 마찬가지 내용으로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한국 부동산투자회사제도에서 투자보고서의 작성은 자산유동화제도와는 다르게 규정되어야 할 것이며, 이 경우 주요 사항중의 하나는 미국의 사례를 기준으로 한다면 보유 부동산포트폴리오에 대한 현황, 부동산의 위험, 부동산의 수익 등 운영결과의 분석에 대한 사항 등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투자보고서를 작성할 경우에 감정평가사의 자문서비스가 필요할 것이고, 특히 투자자보호를 위해 적어도 매년 1회 이상 보유부동산에 대해서 외부 독립감정평가사의 감정평가를 거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3) 부동산투자운용 전문인력으로서 역할
⑧ 전문인력으로서 감정평가사
부동산투자회사와 관련한 전문인력 조항은 법안 제22조(자산운용전문인력), 제24조(부동산투자자문회사의 등록), 제25조(부동산관리회사의 설립 등)의 조항에서 부동산투자운용 관련 전문인력이 필요하게 되어 있다.
미국의 REIT제도에서는 보통 스스로 자산을 관리하든가 자회사를 통하여 관리하며, 자회사를 통해서 운용하는 경우 그 자회사는 세법에서 인정하는 형태의 자회사로서 유자격자회사(QRS), 우선주식자회사(PSS), 과세대상자회사(TRS)중의 하나이어야 한다. 일본의 경우 건설성(현 국토교통성)은 2000년 9월 1일 [不動産投資顧問業] 등록규정을 고시하여 부동산투자에 관한 자문업무, 투자판단 및 거래대행의 일임업무를 행할 수 있게 하였고, 일반부동산투자고문업과 종합부동산투자고문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통상 부동산증권화의 진전은 부동산 분야에서 기능의 분리를 통해 새로운 사업의 창출이나 기존 사업의 확대를 가져오는 기능의 전문문화 및 분화, 고도화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투자가의 투자판단을 위해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나 증권화 대상 부동산의 관리를 통해 해당 부동산의 가치를 유지 및 제고시키는 부동산관리업이 발전한다. 그리고 부동산의 취득, 관리운영, 처분, 부동산관리 등 부동산 투자관련 업무를 종합적으로 전문적인 입장에서 자문하거나 일임해서 수행하는 부동산투자자문업 또는 자산관리(asset management)업이 발전하게 된다.
법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부동산투자회사제도의 경우도 부동산투자운용 관련 산업 및 전문인력 소요가 있게 된다. 부동산투자자문이라는 새로운 영역과 관련하여 기존 감정평가산업분야의 서비스와는 다른 분야이지만 부동산수익성에 기반한 경제적 가치추계의 전문가로서 감정평가사의 참여는 그리 어려운 영역은 아니다.
일례로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제10조 및 동 시행령 제5조에서 자산관리자는 전문인력에 감정평가사를 포함하도록 되어 있다. 부동산투자회사제도의 경우도 감정평가사의 참여방법은 직접 투자자문회사 분야로 진출하는 방향과 전문가로서 부동산투자자문회사, 부동산투자회사 내부의 자산운용전문인력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부동산관리회사의 영역은 기본적으로 시설관리업무가 중심이 되겠지만, 이 경우에서 원가법에 의한 경제적 가치추계 및 빌딩등급평가 업무에 경험이 많다고 보면 전문인력으로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⑨ 기타 전문적인 부동산운용 및 투자정보의 제공
마지막으로 부동산증권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중의 하나는 투자자 보호 및 부동산투자의 투명화를 위한 부동산정보의 공시 및 생산이다. 최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재무 및 기타 구체적인 비공개정보를 펀드매니저, 주주 등에게 공시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2000년 8월 공정공시에 관한 규정(Regulation Fair Disclosure)을 승인하였다.
정보의 불투명성이 심화된 부동산투자시장의 투명화와 부동산증권화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부동산 정보의 공시와 투자정보의 생산이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하게 되고 있다. 정보의 공시는 제도적으로 정비할 수 있다고 본다면 투자정보의 생산이 과제로 남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영국 등의 투자정보 생산 선진국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여 부동산투자정보의 생산은 사실상 없었다고 볼 수 있다. 1999년부터 감정평가연구원과 삼성에버랜드가 공동으로 작성하고 있는 오피스부동산투자정보를 통해서 그나마 첫걸음을 떼었다고 볼 수 있다.
감정평가사가 부동산투자분야에서 전문성을 시장으로부터 인정받으려면 무엇보다도 훌륭한 부동산투자정보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미국감정평가협회(AI)의 고급부동산분석센타(the Center for Advanced Real Estate Analysis)는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고 회원들의 분석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양질의 부동산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건설교통부, 한국감정평가협회와 감정평가연구원이 2000년 12월부터 서울지역 대상의 부동산 임대료 조사 및 투자수익률 산정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4. 결론
-
지금까지 2000년 11월 국회에 제출된 법안을 중심으로 부동산투자회사제도의 도입에 따른 감정평가사의 잠재적인 업무영역과 과제를 살펴보았다. 대략 자산평가, 주식발행가액 산정 및 합병, 주식상장, 투자설명서·개발사업계획서·투자보고서 작성, 부동산투자운용전문인력, 고급부동산투자정보의 생산 등의 분야가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다.
부동산증권화의 기대효과중의 하나가 전문기능 분화에 따른 새로운 산업분야의 창출이라는 것이고, 이러한 분야는 기존의 제도에서는 업무영역이 규정되어 있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시장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고, 또한 그것을 장려하기도 한다. 국내의 감정평가 산업은 그 동안 제도적으로 보호를 받아오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데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투자회사제도 도입에 따른 새로운 수요는 이와 같은 기존의 관행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는 전문적인 수요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연구개발투자가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운 현실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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