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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도 일본실무연수를 다녀와서 이 원 국｜ 감정평가사 , 한국감정원 기업감정부 본인은 한·일 양국의 감정업계의 지속적인 교류와 상호 이익증진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해외파견연수교육 프로그램에 의거 (사)일본부동산감정협회의 초청으로 (사)일본부동산감정협회에서 연수시행회사로 지정한 오오이타현 오오이타시 소재 나가시마 감정평가(주)에서 2000년 6월 8일부터 2000년 12월 5일 까지 약 6개월간에 걸쳐 감정평가에 관련한 현장학습을 하고 돌아왔다. 먼저 내게 이런 귀한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나 회사로서나, 업계로서나 꼭 필요한 기회를 공평하게 부여할 수 있도록 고민하신 협회 및 감정원의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송태영 회장님과 김영도 이사님, 일본부동산감정협회 콘도 미노루 차장님, 일본 부동산연구소 송현부 박사님, 감정원 원장님과 이용부 상무님, 백태진 기업부장님, 나상수 부장님, 최재규 부장님, 김철홍 팀장님, 그리고 일본 실무연수회사 나가시마 사장님 이하 직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생각해보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었다. 반년 혹은 6개월이라고 하는 시간은 내게 그런 시간이었다. 가기 전 짧았던 준비 시간과는 별도로 십 여년 전 싸늘한 새벽공기를 맞아가며 먼 통학거리를 마다 않고 일본어를 배웠던 외고시절까지 감안한다면 긴 준비시간과 짧은 연수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외국은 이번이 처음 이었다. 대학시절에는 아직 해외연수 등이 유행하지 않던 때였고 40개월의 긴 해군생활 후에도 굳이 해외여행은 해본 일 이 없었다. 하고 싶지 않아서도 아니고 그 땐 주어진 시간에 비하여 우선 해둬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그 당시 종로 바닥에서 배운 외국어가 큰 밑거름이 되었던 시기였다고 생각되므로 후회는 없다. 그 덕에 이번의 더 좋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초도 없이 여기저기 해외를 휘젓고 다니는 것은 능률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름의 자극은 되겠지만, 그 나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 세상과 나와의 거리를 좁혔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군에 있을 때부터 늘 하던 기도제목이 있었다. 저로 가치 있는 길을 가게 해달라는 기도 였다. 하나님은 내 기도를 늘 잊지 않고 계신다. 물론, 살아오면서 헛고생이 아닐까 라든지, 현실이 고통스럽다고 느꼈던 경우도 많이 있었다. 이번 파견과 관련하여서도 힘든 때가 많았다. 근무시간은 평균 12시간 이상이었고, 동경에서는 휴일날 밤에 사고도 한번 당해서 오른손 손가락을 4방 꼬매는 수술(?)도 받았다. 전체적으로는 힘들고 벅찬 시간이었다. 하지만, 유화를 가까이서 볼 때의 다소 성긴 터치가 멀리서 볼 때의 조화된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듯이 내 생활도 그랬던 것 같다. 어쨌거나 늘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사실, 처음 일본에 갈 때는 짧은 준비기간으로 해야할 준비조차 할 틈이 없었다. 닥친 재평가건은 철야작업이었고, 비자는 촉박한 준비기간 때문에 발급이 안되서 한번 연기하고서도, 출발 하루전에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좀 더 준비할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파견도 출장과 같아서 사전준비가 안되면 두고두고 고생길이다. 물론 부딪혀 보는 재미라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당시는 다소간에 고통스럽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에게 신세를 졌다. 뵌 적도 없는 선배 평가사님에게서도 격려전화가 왔고, 협회 및 감정원에서도 여러 면에서 도움을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처음에 동경에 도착한 것은 2000년 6월 8일이었다. 초여름이었는데 초여름의 일본은 생각보다는 그리 덥지는 않았다. 첫날 동경에서 (사)일본부동산감정협회에서 인사한 후 큐슈의 오오이타로 다음날 내려갔다. 일본의 행정구역체계는 기본적으로 도도부현을 두어 1도1도2부44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가 간 곳은 큐슈에 있는 오오이타현이었다. 오오이타현에는 온천으로 유명한 벳뿌가 있으며 신일본제철, 큐슈전력 등 산업기반시설이 좋은 편에 속하는 지역이다. 또한 오오이타시는 월드컵 일본 개최도시 10개 시 중 하나로 2002년 월드컵준비로 한창 바빴다. 내가 생활하던 집은 회사의 보양소로서 벳뿌에 있었다. 온천 많이 했겠다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사실 그렇게 많이는 못했다. 처음 도착한 시점이 여름인데다, 알다시피 일본은 여름이 잔인(?)하도록 길다. 워낙에 물도 뜨거운데다 여름이니 웬만한 정신으로는 고행밖엔 안 된다. 집 옆에 서너명도 빠듯한 크기의 탕이 가운에 있는 자그마한, 50엔 짜리 싸구려 온천이 있어서 가을철이 깊어진 이후가 되서야 자주 들렀을 뿐이다. 지금도 그리운 온천이다. 한편, 회사는 오오이타시에 있었고 나가시마 사장이하 약 30명 가량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감정사무소겸 보상컨설턴트회사이다. 일본에서 감정사무소와 보상컨설턴트 회사가 그 정도 규모로 같이 있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6개월이라는 기간이 짧아서 그렇지, 배울 것은 무궁무진할 정도이다. 예상외로 놀라운 것은 생각보단 한국에 대해서 그다지 경계심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성의 있게 가르쳐 줄 용이가 있는 사람들이다. 협조적이고 겸손한 편이다. 우리가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보다 적극적이 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연수 회사가 감정사무소와 보상컨설턴트 사무실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는데, 이는 일본에서는 보상업무를 감정평가사가 하는 것이 아니고 별도의 자격제도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상업무를 행하는 자격자는 이른바 보상컨설턴트이며 약 10년 전에 생긴 자격제도이다. 이 자격은 (사)일본보상컨설턴트협회에서 관리하며 민간자격이다. 1999년 일본의 전체 수수료시장을 놓고 보았을 때 보상평가관련 시장규모는 감정평가의 그것보다 약 3배 이상 크다. 1999년도 일본의 감정평가시장 총 규모는 우리 돈으로 약 600억엔 규모이다. 이것도, 3년마다 실시하는 고정자산세 관련 평가에 따라서 계속해서 수익이 등락을 거듭하는 형태를 지닌다. 이에 반하여 보상컨설턴트 시장의 한해 수수료 규모는 이것의 3배쯤인 약 1,700억엔 정도이다. 성격상 일본의 보상컨설턴트의 업무는 매우 기술적이다. 현장조사시 웬만한 건물의 설계도정도는 그 자리에서 작성해낸다. 평가도 상당히 자세해서, 실제로 적산을 총가격적산법으로 행한다. 나는 한 여름에 보상 쪽 업무를 같이 하기 시작했는데 뙤약볕에서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묵묵히 하루종일 해가 진 이후까지 그 자리에서 일을 해 내는 일본인을 보면서 아무리 일본이 현재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얼마안가서 극복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현대가 정보화 사회고 창의력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기본이 바로 선 것보다 중요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넘은 추측일지는 모르겠으나 성실함은 아직도 일본의 심장이다. 무엇을 위하여 일하는가, 일해서 어떤 좋은 일에 쓰는 가도 중요하지만 일단, 일하는 기본자세는 모범적이었다. 솔직히 평가기법보다도 기본이 바로선 자세를 더 감명 깊게 배웠다. 목소리를 키우지 않는 겸손한 자세를 보고 조금이나마 몸에 익힐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번 파견은 큰 재산이었다. 한편, 일본의 감정평가는 여러 가지로 우리와 다르다. 시산가격에 머물고 있는 우리의 감정평가와는 달리 보다 이론적인 실무를 하고 있었다. 사례카드의 작성이 정착되어 비준할 사례도 충분했고, 개별물건 평가시 자료수집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함으로써 감정평가가 주어진 자료의 가공 및 그 결과 검토에 집중하는, 보다 전문적인 모습을 띄고 있었다. 시장의 자료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의 평가가 근거 없는 평가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들의 상식이다. 물론 본인은 미국 쪽에 대한 경험이 없으므로 미국과의 비교는 할 수 없으나 분명히 일본은 선진국이고 배울점이 많다. 수익환원법도 직접법의 경우 단순한 직접법 수준을 넘어 미수입기간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등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보이고 있다. 또한 환원이율도 국토청(현 국토교통성)에서 기본적인 기준을 제시해 줌으로써 국내적인 통일성을 기하고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이 하나 있다. 매년 2회 부동산감정사는 시청 등의 장소를 빌어 대민 무료 상담회를 연다. 이로서 일년에 2일 정도의 손실은 있겠지만, 일반인의 감정사에 대한 인식은 물론 달라진다. 감정사가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부동산 관련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인식을 깊이 심어주는 매우 인상적인 행사이다. 나도 한번 같이 상담회에 참석해서 그들이 상담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상담을 하면서 다소간에 보람이 있어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았다. 우리도 꼭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6개월간 감정평가와 보상평가를 행했다. 수익환원법 평가, 지가조사(공시지가), 수고갈관련평가, 일반 보상컨설턴트(평가)등 우리에겐 아직 낯설거나 알고는 있어도 행하지 않았던 실무를 해 보았다. 큰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거래사례 자동수집프로그램 개발도 매우 인상깊게 보았다.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정리해서 설명드릴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그밖에도, 지가이사님 도움으로 8월엔 국토청 방문 등의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11월 말에는 수료식을 당사에서 하고 당사의 수료증을 받았고 12월 초에 동경의 협회로 올라가서 아키 테츠로 (사)일본부동산감정협회 회장에게서 협회의 수료증을 받았다. 특히 당사에서의 수료식에서는 서로 양국의 국가를 함께 불렀다. 그들도 나와 함께 애국가를 불렀으며 나도 그들과 기미가요를 함께 불렀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인상 깊은 순간이었다. 양국의 국기에 예를 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고 더 깊은 의미였다. 끝으로, 조금은 거창한 말이지만, 부족하나마 한일 양국의 감정평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언젠간 우리도 가르쳐 줄 것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이런 말을 하기에 나는 부족한 것이 너무도 많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항상 나를 보살펴 주셨다. 부족한 자를 들어 쓰시는 하나님을 어렵사리 구한 이 자리를 빌어 찬양하며 더욱 겸손히 노력할 것을 여러 협회 회원님들게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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