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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임질 사람 없는 한국부동산신탁, 그리고 동아건설 류 찬 희｜대한매일 부동산팀장 한국부동산신탁의 부도로 온 나라가 시끌스럽다. 동아건설도 파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두 회사를 믿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 예정자들은 하루 아침에 내집 마련의 꿈이 날아갈 판이다. 어렵사리 상가 한 칸 임대 받아 장사를 하는 성남 테마폴리스 상인들은 임대 보증금을 돌려 받을 길이 막막하다. 입주를 마치고도 아직 소유권 이전이 안된 고양시 경성 큰마을 아파트 주민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공사 진척도에 따라 돈을 주겠다는 계약을 맺고 공사를 마친 건설업체들도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부도 수표만 끌어안고 한숨을 짓고 있다. 공사비를 물린 협력 업체들은 줄도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부신이 어떤 회사인가. 이 회사는 사업을 벌일 때마다 정부투자기관이 전액 출자한 부동산 전문 개발신탁이라고 강조했다.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입주때까지 두발 쭉펴고 안전하게 기다릴 수 있다고 떠들어댔다. 일반 건설사에 비해 안전하고 투자 이익이 크다고 장담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됐나? 특별한 상품 개발은 뒤로하고 민간 업체와 경쟁만 부추겨왔다. 부도 피해는 입주자와 시공사들만 고스란히 떠 안게 됐다. 피해자들은 '공기업이 출자한 회사'라는 말을 100% 믿었던 것이 전부다. 안타까운 것은 한부신이나 동아 사태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한부신은 정부출자기관인 감정원이 출자한 회사. 그래서 관련기관의 감사를 모두 받았건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형식적인 감사만 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에도 감정원은 추가로 출자했고, 돈을 빌려줬던 은행도 출자전환이라는 이름으로 문제를 봉합하려고 했다. 근본적인 문제를 캐거나 더 이상의 피해를 막아보려는 노력의 흔적은 어느 구석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려주는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려는 최소한의 양심도 보여주지 못했다. 동아건설도 마찬가지다.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사인 동아건설은 동아 브랜드를 믿은 아파트 입주 예정자와 500여 개 협력업체를 함께 지옥으로 끌고 가고 있다. 해외건설시장에서의 국내 신인도 추락도 가져왔다. 워크아웃 이후에도 어음 뭉치를 쥐고 현장을 지킨 협력 업체들도 넋을 잃었다. 공사를 중단하지 않아야 동아건설도 살고 자신들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경영진이나 채권단 모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법원의 파산 결정이 다가오자 급기야는 분식 결산을 실토하는 등 자기 얼굴에 침 뱉는 소리까지 했다. 아무리 궁한 변명을 늘어놓아도 허물이 진실로 바뀔 리는 만무하다. 하루 아침에 내집 마련의 꿈을 접어야 하는 선량한 입주 예정자들을 생각해 보자. 이들을 위로하고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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