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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평가분야 관련학문의 수용과 과제 - 고전적 지대이론의 현대적 함의를 중심으로 - 박 병 식 |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1. 서론 감정평가는 평가 자체의 기법을 익히는 것만으로 가능한 업무가 아니다. 모든 일이나 학문분야가 다 그러하듯이 감정평가 역시 연관되는 많은 지식과 정보가 이 업무를 효율적 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이들 주변 학문 중 어느 것은 직 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어느 것들은 미미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 것들도 있다. 우리는 사상누각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관련학문에 대하여 문외한 이 감정평가라는 전문업무를 하는 경우에도 들어맞는 말인지 모른다. 기초적인 관련 지식 없이 감정평가이론을 공부한 들 능률이 날 이가 없고 기법만 좀 배웠다고 객관적이 고도 합리적인 평가업무를 수행할 수도 없는 것이다. 관련되는 지식과 정보 그리고 실무를 하는 동안 터득한 노하우가 고품질의 평가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다. 그러나 학문이 극히 세분화되고 지식과 정보의 양이 홍수를 이루는 이 때 관련되는 모든 것을 익혀 활용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감정평가분야 종사자들은 최소한 필 요한 기본적인 지식은 모두가 갖추어야 하지만 전문분야가 세분화된다면 각 분야별로 독특한 전문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는데 만족하여야 하는 실정이다. 부족한 부분은 다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장기적으로는 평가업계도 전문화가 필요하며 이에 따라 필요한 지식과 정보의 종류도 분야별로 달라져야 할 것이 다. 또한 감정평가사의 업무 영역이 어디까지인가에 따라서도 그들에게 필요한 지식의 범위가 다르게 정의될 수 있다. 단순히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전 문인으로 볼 때와 미국과 같이 부동산전문 카운슬러의 역할을 겸하는 경우는 달라야 하는 것이다. 한국적인 상황도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 감정평가사는 다른 나라에 비하 여 대단히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인재로서 그 동안 부동산에 관한 종합적 지식과 실무능력을 지닌 최고의 전문가로 간주되어 왔다. 따라서 이에 걸맞은 역할을 하기 위하여는 이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정보의 범위도 확대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이 글에서는 감정평가사의 업무분야와 관련 있는 학문이 무엇인지를 논의한 후 이들 학문의 수용방안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세부적인 전문분야별로 이 문제를 논의하기보다는 일반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되 한국 실정을 감안하 여 부동산분야의 권위 있는 자격증을 가진 감정평가사가 평가업무는 물론 상담업무 등을 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관련학문에 관하여 논하고자 한다. 2. 감정평가 관련 학문분야 앞서 정의한 대로 한국의 감정평가사가 권위를 공인받은 종합 부동산전문가라면 그에 걸맞은 지식과 정보처리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감정평가사가 담 당하는 업무가 모두 그러하지만 특히 상업용 부동산과 특수부동산의 평가나 컨설팅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 기 위하여 감정평가사는 우선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 선진국의 컨설팅회사나 종합부동산회사들이 채용하는 인재 중 중요한 분야가 시장분석가라는 사실이 바로 이를 말하여 준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부동산시장을 조망하는 능력과 더불어 미시적 관점에서 시장의 역학관계를 분석할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을 분석하 고 전망하려면 경제학적 지식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감정평가업은 부동산산업의 한 부문인데 이들은 넓은 의미에서 경제활동의 일부이기 때문에 경제활동을 분석하는 도 구인 경제학을 알지 못하고는 부동산활동 역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정평가사 시험에서도 경제학이 기본과목으로 들어가 있다고 하겠다. 거시변수가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 지를 안다면 정부의 경제정책, 통화량과 이자율, 투자와 소비, 생산과 재고수준, 수출입동향과 국제수지의 변화, GNP나 GDP, GRP 등의 추세, 실업률의 증감 등에 관한 자료를 접할 때마다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부동산시장의 내부적인 조짐, 즉 수요와 공급의 변화를 예측하는 데는 거시 변수 못지 않게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미시적 변수에 대한 관찰도 필요하다. 그래서 부동산경제학에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부동산시장을 분석하기도 하지만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크게 미치는 미시적 관점에서 시장을 분석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미시경제학과 그 응용분야인 도시경제학을 부동산전공자들이 공부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실정에서는 경제학원론과 더불어 미시경제학과 도시경제학까지를 익혀서 업무에 활용하라는 요구는 무리인 것 같다. 따라서 요즈음 질적 으로나 양적으로나 매우 발전한 경제학원론 수준의 이론 정도만이라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부동산시장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면 부동산업을 하는 데 우선은 부족함이 없 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부동산업계가 발전할수록 도시경제학적 지식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경 영학분야이다. 경영학 역시 부동산산업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학문이다. 이제는 경영학이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여 독립된 학문으로 인정을 받고는 있으나 역시 그 근본 을 따져보면 경제학에서 논의되는 한계수입과 한계비용을 비교하며 이윤을 극대화하는 최적점을 찾아가는 데 궁극의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본원리는 이러하 되 경영학에서는 이윤 극대화를 위한 구체적이고도 실천적인 수단을 찾아내고 적용하는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이라 할 수 있다. 경영학분야에서 감정평가나 컨설팅업무와 보다 밀접히 관련된 것으로는 회계학과 재무관리이론 및 투자론 등을 들 수 있다. 회계학은 수익과 비용을 정확히 인식하기 위하여 필요한 학문이다. 부동산, 특히 수익성 부동산의 가치를 추계하기 위하여는 수익과 비용의 계산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회계학은 재무관리론을 이해하거나 투자론을 공부하는 데도 기본이 된다. 재 무관리론은 경영학과의 기본과목 중의 하나이다. 경영을 위하여는 사람, 생산, 자금, 판매 등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경영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이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조화를 이루도록 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들 네 가지를 다루는 학문이 바로 인사관리, 생산관리, 재무관리, 마케팅관리이다. 모두가 다 중요한 것들이지만 이들 중 부동산문제와 보다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 재무관리이론과 마케팅이론이다. 감정평가사가 컨설팅업무를 하는 경우 경영학적 지식은 필수적이다. 선진국의 종합부 동산회사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가의 대부분이 시장분석가, 재무분석가, 회계전문가, 마케팅전문가, 개발전문가 등이란 사실도 이를 입증한다. 재무관리론에서는 수익률의 계산과 위험관리, 포트폴리오 문제, 자금의 조달과 운용, 투자의 타당성분석, 증권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 등에 관한 사항을 다룬다. 마케팅론에서는 시장이 공급자시장에 서 수요자시장으로 바뀐 점을 중시하고 수요자 지향적인 마케팅전략을 연구한다. 부동산시장의 환경 역시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 그리고 정부의 규제는 점점 완화되는 추세이다. 이는 시장이 사장다워진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변화이다. 따라서 경제학과 더불어 경영학원론, 회계학, 재무관리, 마케팅 등 의 지식이 있어야 시장에서의 경쟁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활성화되고 정부의 규제가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수 십 년 정부 주도의 경제체제를 유지하여 온 우리의 체질이 하루아침에 모두 바뀔 가능성은 적다. 또한 정부의 규제가 완전히 없어질 수도 없는 것이다.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는 부문은 미래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다. 즉, 과거에 비하여 정부가 주도하는 부문과 개입의 정도가 완화되었을 뿐 정부의 고유기능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에는 시장 을 이해하는 것과 더불어 정부의 정책방향도 알아야 한다. 선진국에 비하여 아직 정부의 역할이 큰 우리 실정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정부의 정책방향을 이해하고 사업을 하 기 위하여는 부동산과 관련된 공법과 세무문제, 토지이용규제 등에 관하여 알 필요가 있다. 수시로 공표되는 부동산업과 관련된 정부의 정책변화도 챙겨야 한다. 어느 나라나 정부가 정한 큰 틀 속에서 기업활동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 특히, 토지이용에 관한 규제는 모든 나라가 공통적인 것으로 우리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동산전문가 들은 이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세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세무문제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부동산전문가가 이를 모두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양 도소득세나 취득세 등에 관한 큰 줄기 정도는 알고 있어야 업무를 원활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학의 전문분야로는 부동산금융론, 부동산투자론, 부동산관리론, 부동산 개발론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이들을 접하기 위한 전단계로 부동산학원론(또는 개론)을 익혀야 함은 당연한 순서이고 감정평가사가 부동산평가이론과 실무에 관한 지식과 기법을 익히는 것은 기본적인 문제이므로 여기서는 논외로 하도록 하겠다. 상기한 네 가지 과정은 모두가 회계학과 재무관리이론에 바탕을 두고 전개된다. 경제학적 지식이 밑바닥에 깔려있어야 이들을 이해하기 쉽다는 점은 다른 부동산관련 학문과 다를 바 없다. 이제 미국에서 발행된 책의 내용과 대학의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위에 든 학문분 야를 검토해 보면 다음과 같다. 부동산금융이론과 투자이론은 상호 관련성이 매우 커서 이들을 분리하여 논의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이다. 재무이론을 구체적으로 부동산 문제에 적용한 것들로서 책의 저자나 강의하는 교수에 따라 취급하는 학문적 범위가 상이하나 대체로 부동산과 관련된 투자와 금융이론의 대강은 공통적으로 취급하고 있 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이 거의 흡사한 경우도 있다. 구분이 애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Brueggeman과 Fisher가 공저한 Real Estate Finance and Inve stments의 경우에는 책이름과 같이 아예 금융과 투자의 구분 없이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미국 내 대부분의 대학이 교재로 사용하는 것으로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이들을 구분한 경우를 보면 부동산금융론에서는 재무이론의 기초와 더불어 모기지제도에 치중하여 1차시장과 2차시장을 설명하고 있고 주택 등 부동산의 취득시 금융기관 의 각종 대출조건을 비교한 것들도 눈에 띈다. 부동산투자론에서는 부동산투자환경 분석, 자금의 조달방법과 조건, 부동산의 취득·보유·처분의 의사결정, 관련조세, 보유 부동산의 관리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책마다 취급 내용이 현저히 차이가 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편 부동산관리론과 개발론은 재무이론을 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0여 년 전만 하여도 부동산관리문제는 재무이론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않고 있었다. 회계학적 소양만 있으면 이 과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재무이론에 바탕을 둔 부동산관리론, 소위 부동산자산관리론이 주류를 형성하는 추세이다. 시설관리나 하고 회계적 자료에 의거 이익증대를 도모하 는 재산관리 수준에서 탈피하여 적극적인 관리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유부동산의 상태를 파악하여 기업 전체의 수익성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주는 부동산은 계속 보유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매각하거나 때로는 대대적인 개조(remodeling)를 시도한다. 그리고 기업의 이익에 보탬이 된다면 교환이나 신규부동산의 취득 활동도 포함한다. 투자이론이 적용되는 의사결정으로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부동산투자론과의 경계가 애매한 부분도 많다. 부동산개발론은 입지이론과 계획이론, 협상론 등과 더불어 개발의 경제적 타당성분석과 프로젝트파이낸스 및 마케팅이론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과정으로 교수나 연구자의 자질에 따라 취급범위가 차이날 수밖에 없는 복합적 학문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을 정리하면 감정평가사가 감정평가업무와 컨설팅업무 등을 수행하는 데 익혀두어야 할 관련학문은 경제학과 경영학 중 직접적인 관 련이 있는 회계학, 재무관리이론 등을 토대로 부동산 전문분야인 부동산투자·금융이론, 부동산관리이론, 부동산개발이론 등을 들 수 있다. 감정평가이론과 실무 지식은 재론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정부의 토지이용규제와 부동산공법 및 세무문제도 익혀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마케팅에 관한 지식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다 욕심을 낸다면 계량적인 분석기법의 기초를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머지않아 업계에서도 계량적 분석기법이 일반적으로 통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화에 대비한 영어 공부도 게을리할 분야가 아니다. 그러나 감정평가사 한 사람이 이들 모두를 충분히 익혀 활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기본적인 것들은 누구나 공 부하되 그 이상은 각자의 능력에 따라 자신만의 분야를 선택하여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종합부동산회사의 구성원들을 보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일을 완성시키고 있다. 특히 세무문제나 법률문제 등에 관하여는 업무 수행과정에서 외부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면 될 것이다. 미국의 부동산학 교육과정에서도 부동산학원론, 부 동산금융이론, 부동산투자이론 등 핵심적인 이론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선택과목으로 하거나 이를 묶어서 한 강좌로 강의하는 예가 많다. 최근 미국 대학의 교과과정의 변화를 조감하는 것이 부동산학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판단되어 여기에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이는 산학이 함께 가는 미국의 경향으로 볼 때 부동산업계의 변화추세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부동산학 분야의 전공교수가 증가하면서 교과목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내에 있는 두어 개에 불과한 부동산학과를 제외 하면 200여 개의 대학이 부동산학 전공(내용이 거의 같고 명칭이 다른 것으로는 부동산관리 전공, 부동산개발 전공 등이 있음)을 개설하고 있다. 그런데 3-4년 전만 하여도 전공의 경우 부동산학 과목이 3~5개 정도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는 5-8개 정도로 확대된 대학이 꽤나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평가론, 부동산관리론, 부동산개발론 등이 추가 되는 경향이다. 부동산업의 발달과 부동산전문가의 수요증가가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판단된다. 중상위권 대학들의 부동산학 우위 경쟁도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U.S. News & World Report에 의하면 연도별로 순위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둘째, 첫번째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과목이 전문화되고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컨대, 종전에는 부동산평가론, 고급부동산평가론 등의 이름이 붙어 있었으나 최근에는 수익성(또는 상업용)부동산평가론이라는 이름의 강좌가 여러 대학에 개 설되고 있다. 관리분야의 부동산자산관리론도 한 예가 될 것이다. 아직 우리 나라 부동산학과 만큼 다양한 교과목을 개설하고 있지는 않으나 종전에 비하면 훨씬 교과목이 다양해지고 심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전공간 또는 전공 내 강좌간 협동교과과정(joint program)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부동산업계나 타교의 협조를 받아 강의에 내 실을 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소위 아웃소싱이 업계뿐만 아니라 학문분야에서도 일반화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예컨대, 부동산개발론은 기술적인 것은 물론 재무적 인 관점에서 투자의 타당성분석과 자금의 조달문제까지를 다루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타교와 학점을 교류하거나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넷째, 부동산투자금 융이론이 심화되는 것과 더불어 관리분야와 개발분야의 강좌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워낙 부동산관리시장이 큰 까닭에 학계가 이러한 현실적 수요를 교과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교과목의 내용도 변하고 있다. 종래에는 통상 부동산관리론(real estate management)이란 이름으로 강좌가 개설되어 왔으며 시설관리( facility management)나 재산관리(property management)란 명칭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내용 면에서는 시설관리에서 재산관리를 거쳐 최근에는 부동산자산관리로 발전 한 것이다. 그러다가 요즈음에는 아예 과목명칭마저도 부동산자산관리(real estate asset management)라고 개명하는 대학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다섯째, 부동산학의 기초확립에 필요한 수학과 통계학 등 계량분석 관련과목이 하급학년의 필수과목으로 강조되면서 최근 이들 강좌의 수가 3-5개로 확대되고 있다. 상위권 5개 대학은 전부 터 그러하였으나 이제는 중상위권 대학들마저 이들 교과목을 강화하는 경향이 돋보인다. 부동산전문회사들이 계량분석에 근거한 시장분석과 과학적인 투자기법을 업무에 활용하는 일반적 추세에 부응한 학교의 변신이라 할 수 있다. 위에 열거한 미국 대학들의 변화는 국제화되어 가는 부동산학과 부동산업의 흐름으로 볼 때 개방체제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감정평가업무와 더불어 컨설팅업무를 담당하고자 하는 감정평가사들이 어떠한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인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3. 관련학문의 수용과 과제 주지하다시피 교통과 통신의 비약적인 발전은 국경이란 개념을 약화시키고 있다. 특히 사업가의 관점에서는 국경이란 벽이 날이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이다. 비교적 국경을 고수하려는 경향을 보이던 우리 나라도 IMF사태 이후 태도가 급변하였다. 정부의 정책만 변한 것이 아니다. 매우 더디게 변 할 수밖에 없는 국민들의 태도 역시 IMF라는 충격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외국 기업과 자본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사라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외국 자본의 유입과 외국인의 국내 산업활동을 반기는 추세이다. 부동산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1996년에 부동산중개업과 감정평가업, 부동산관리업 등이 개방된 데 이어 1998 년 1월에는 주거용·비주거용 건물임대업과 분양·공급업, 이어 5월에는 토지개발공급업과 임대업이 순차적으로 개방되었다. 그리고 1998년 6월에는 외국인의 토지취득마 저도 전면 개방되었다. 1990년대 중반, 국내에서 외국인이 부동산업을 하도록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정부의 장기계획이 발표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 업계가 보여주 었던 거부감은 매우 큰 것이었다. 그러나 그 동안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루어 왔던 외국인의 토지 취득까지도 허용하였지만 이제 거부감은 별로 나타나지 않 는 상황이다. IMF사태라는 특수상황이 시장개방의 촉매제 역할을 한 셈이다. 이를 계기로 각 분야에서 외국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시장의 개방으로 국내에 서의 사업 여건이 호전되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에서도 개방의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아직 순수한 외국 부동산업체가 국내에 진출한 예는 그리 많지 않으나 우 리가 그들을 한가하게 바라보고만 있을 처지가 아님은 분명하다. 아직은 소수의 몇 개 회사가 우리 시장에 진출하였고 여러 업체가 탐색하는 단계에 있다고는 하나 영업상 의 노하우와 자금동원 능력에서 우리를 훨씬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우리 부동산업도 국제적 흐름에 순응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다. 국제화를 솔 직히 표현하면 이는 미국식 업무관행을 따르는 것이다. 미국식 부동산업 방식이 국제적인 표준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준이 묵시적으로 국제적 공인을 받고 있는 터에 우리 식의 부동산업만을 고집할 수는 없는 처지가 되었다. 도태되지 않으려면 그들을 알아야 전투에서 이길 수 있음은 자명하다. 머뭇거리다가 우리 시장을 그들 에게 다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서 국제적 표준인 미국식 부동산업 종사자와 우리 감정평가사의 자질 중 장단점을 비교해 보자. 현재 우리 나라 감정평가사들이 가 지고 있는 지식 중 경쟁력이 강한 것은 대체로 부동산관련 법령과 정책부문이며 약한 부문은 경제, 투자, 금융 등의 분야가 아닌가 판단된다. 정부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 제는 잘 아는 반면 민간부문, 소위 시장에 관한 지식과 정보분석 및 의사결정 능력은 약한 셈이다. 이는 그 동안 시장을 중요시할 필요성이 없었던 데서 비롯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즉, 우리 업계는 정부의 정책방향을 잘 이해하고 그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만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경쟁적 시장이 존재 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정부와의 관계 못지 않게 금융기관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정부는 규칙을 제정한 후 경쟁을 촉진하고 불법 적 행위를 감시하는 행위만을 할 뿐 사업에 관한 한 시장에 완전히 일임하는 태도를 견지하여 왔다. 따라서 민간기업들은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사업에 전념할 수 있 었고 이것이 부동산금융, 투자, 개발, 관리 등의 여러 분야에서 사업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초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용적인 학문의 전파를 주요 과제로 아는 미 국의 대학 역시 이러한 틀에 맞추어 시장과 경쟁이란 체제에 순응할 수 있도록 부동산학 교육을 실시하여 왔다. 업계와 유리된 부동산학 교육이란 미국에서 자리 잡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산학이 함께 어우러져 가야만 공존이 가능한 것이 그들의 교육 시스템인 것이다. 응용 사회과학인 부동산학과 부동산업의 관계는 우리도 다를 바가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개방체제,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실감하는 우리 감정평가업계의 입장에서는 그 동안 중요시하지 않았던, 그래서 지식과 정보 면에 서 약한 분야인 시장의 연구와 시장체제 하에서의 업무방식을 익히는 데 진력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정책방향 연구에 쏟아온 힘의 상당 부분을 이 쪽으로 전 환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도도 빨라져야 할 시점이다. 이미 외국의 부동산회사들이 국내 부동산시장에 진출하였고 대형 회사들이 한국시장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며 진출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이 이러한 우려를 표명한 지 이미 여러 해가 되었건만 아직도 체계적인 대응책 이 나오는 것 같지 않다. 문제의 해결은 전문가의 양성에 있는데 대학의 부동산학 프로그램이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으며 기존의 업계 종사자들을 재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 해결을 위하여는 먼저 원인을 분석한 후 처방을 내리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우선 첫 번째 원인으로 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보수적인 성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현재도 잘 살고 있는데 왜 번거롭게 새로운 학문과 업무를 익혀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하여 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거기다 한국인들의 평등주의가 변하고자 하는 사람, 앞서 가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 현상도 한 몫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업 계의 경영층이 새로운 변화에 둔감하거나 무시하는 것도 원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아직 부동산학과 부동산업의 방향을 확실하게 정립하고 있지 못한 점도 지 적의 대상이다. 방향이 잡혀야 힘을 모아 그 쪽으로 갈 것 아닌가. 업계와 학계의 중지가 모아져야 한다. 여러 사람들이 자꾸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이 이루어지다 보면 가닥 이 잡힐 것이다. 셋째, 선도그룹의 역할이 미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어느 일이나를 막론하고 일을 추진하는 핵심세력이 존재하고 그들이 비전을 제시하며 나머지 사람 들을 이끌 때 목적은 달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계에는 이제서야 선도그룹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 있으며 따라서 아직은 강력한 추진력도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실 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감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많아도 일을 올바로 할 사람이 적은 때문이다. 일을 바로 하려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부동산 계 전체가 발전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부동산계의 발전을 위하여 현안 문제점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체계적으로 시장을 분석하여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시장을 선도할 인재양성을 서둘러야 한다. 시장이 변하므로 여기서 일할 사람들도 새로워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러 한 점에서 보면 부동산시장을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모든 일의 시작과 성공 여부는 사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미루거나 기다릴 여유가 없다. 4. 맺는 말 우리 감정평가사에 거는 사회적 기대는 매우 크다. 모든 부동산문제에서 부동산시장의 선도자요 전문가로서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모든 부 동산분야에서 완전한 전문가란 있을 수 없다. 부동산업 분야만 하더라도 상당히 광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동산 감정평가 역시 주택평가나 비교방식에 의한 일반적인 물건의 평가 등 비교적 단순한 업무는 모두가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되 보다 전문화된 업무, 예컨대 수익성 대형빌딩의 평가 따위는 이를 수행할 능력을 갖춘 전문가 가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장의 개방으로 국제화와 시장경제체제가 부동산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국제적인 부동산업의 방식을 익 히고 관련자료를 축적하는 것이 대비책이다. 감정평가사들도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는데 필요한 관련학문에 빨리 익숙하여져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 감정평가사 시험에 합격한 평가업계의 초년생들마저도 부동산문제에 접근하는데 필요한 기초지식이 담겨있는 재무관리론이나 투자이론을 공부한 사람들이 드물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할진대 이들에게 부동산투자금융과 자산관리, 효율적 부동산개발전략을 논하라는 것은 무리이다. 새로운 업무영역인 컨설팅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터에 일 부 감정평가사들이 기초적인 지식마저 갖추지 않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타인의 귀중한 재산의 운용에 대한 조언자의 일이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자격증도 중요하지만 보다 길게 보면 얼마나 정확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전문직을 성공적으로 수행 하기 위하여는 관련학문에 대한 탄탄한 밑받침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상누각이란 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강남대, 강원대, 건국대, 대구대, 전주대, 및 한성대 부동산학과(전공)의 [교육과정] 박병식, "부동산학의 역사적 전개과정과 향후의 연구방향," [부동산학연구], 제1집, 1995, pp.31-46 박병식, "부동산시장의 국제화에 따른 대응전략," [감정평가], 제29호 (1997. 11-12월), pp.21-34 박병식, "부동산학 교육과 연구의 새로운 방향," [부동산학연구], 제4집, 1998, pp.9-28 이규황,백필규,김정호,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인력개발체계 확립," 삼성경제연구소, 1997 Cincinnati, Georgia, Hong Kong, Indiana, MIT, OSU, Reading, Singapore, UC-Berkeley, U-Penn, Wisconsin 대학 등, [학교안내], 1999 Davies,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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