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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증권화 성과와 과제 - 고전적 지대이론의 현대적 함의를 중심으로 - 이 상 영 | 부동산114 대표, 경제학박사 1. 부동산 증권화의 배경 우리나라에서 자본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부동산증권화에 대한 논의는 1997년 IMF 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전 시기까지 우리나라의 부동산금융시장은 금융기관 또는 선분양에 의한 간접금융 또는 소비자 금융시장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이 시장에서는 자기자본에 몇 배에 달하는 부채를 지고 사업을 하는 것은 당연 한 것으로 여겨졌고, 사업 위험이 한 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특히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 분야가 부동산개발부문이었다. 이러한 고위험 구조로 인하여 부동산금융시스템은 급격한 경제변동(volatility)에 취약한 시스템으로 IMF 외환위기와 뒤이은 국내 신용위기 시에 시스템의 붕괴로 나타났다. 이 러한 금융위기 이후 98년 상반기 자산디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금융기관의 담보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IMF 구제금융에 의존하던 경제시스템이 완전 붕괴될 위 기를 맞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획기적인 정책적 처방이 긴급히 필요하게 되었다. 결국 금융기관 및 기업 부문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실 채권의 신속한 처리와 어려움을 겪는 주택·건설업체의 지원을 수단으로 부동산증권화 제도를 도입하자는 안이 제기되었다. 당시 성업공사와 토지공사는 금융기관의 부실 채권과 기업의 토지를 대규모로 매입하였으며, 이후에도 추가적인 부실 채권 및 자산매입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부실 채권과 기업 부동산의 매각이 신속히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정부는 막대한 공적 자금을 부담할 처지였으며, 경제 구조조정의 지연에 따른 국가적 위기가 지속될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부실 채권과 기업 부동산을 처리하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국내외 투자자의 자금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였던 것이다. 한편,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인하여 극도의 불황에 빠진 주택업체의 회생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정책 지원만이 아니라 근원적인 지원책의 일환으로 주택저당채권 유동화 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주택저당채권을 유동화시킴으로써 유입되는 신규 대출자금의 공급으로 주택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1998년 9월 「자산유동화에관한법」이 제정되었으며, 연말에는 「주택저당채권유동화중개회사법」이 통과되었다. 이에 따라 자산담보부증권(ABS, Asset Backed Securities)과 주택저당증권(MBS, Mortgage Backed Securities)발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ABS는 1년간 3조원 이상이 발행되었으며, MBS는 조만간 발행될 예정이다. 현재 증권화 제도는 빠른 속도로 정착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채권형 이외에 주식형의 부동산 간접투자 제도인 부동산투자회사(Real Estate Investment Trust, REITs) 제도는 도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는 수익성이 검증되 지 않은 각종 개발계획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뮤추얼펀드가 난립되어 투자자를 현혹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을 정부가 우려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투자회사간의 과열경쟁, 시중 유 휴자금의 부동산 시장으로의 유입에 따른 가격 폭등의 소지가 많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그럼에도 99년 10월말의 「자산유동화에관한법」의 개정 등에서 나타나듯이 부동산증 권화를 이용한 금융혁신은 하나의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조만간 부동산투자회사제도도 도입이 되어 실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하에서는 증권화의 기본구조를 제시하고 있는 ABS, MBS, REITs의 도입시 논쟁점과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향후 증권화의 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2. 자산담보부증권(ABS) 1) 「자산유동화에관한법」의 문제점 우리나라의 부동산증권화 제도는 ABS발행을 할 수 있는 「자산유동화에관한법」이 제정되면서 발전하고 있다. 「자산유동화에관한법」은 자산보유자의 범위, 유동화자산 취급 기관의 범위, 자산유동화업무의 절차, 소유권의 이전 및 제3자 대항권 확보, 자산의 위탁관리자, 유동화전문회사의 성격, 발행증서의 형태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법에 근거하여 성업공사와 토지공사를 포함하여 10여개 기관이 이를 발행하였다. 99년 10월말 기준으로 금융감독위원회에 등록한 자산유동화계획 상의 ABS는 총 17 건, 3조 2,274억원이 등록되었다. 이러한 실적은 99년도 국내 채권발행액이 116조 5천억원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채권시장의 2.8%에 해당되며, 최근 발행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현재 성업공사나 토지공사 등 부실자산처리기관에 의한 ABS가 대규모로 발행되고 있을 뿐 아니라 건설회사, 주택저당채권유동화중개회사, 부동산신탁사 등에 의해 부동산담보의 ABS가 발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기존 ABS의 발행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지적할 수 있는 문제점은 현재 ABS가 신용등급만큼 투자자의 신뢰를 받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발행시장의 이자율도 회사채와 대비할 경우 대부분 할증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아직 ABS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도가 낮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부 ABS의 경우는 매각을 촉진하기 위해 과도한 신용을 공여함으로써 진정한 매매 (true sale)의 요건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논란을 발생시키고 있다. 두 번째는 자산보유자가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ABS 발행기관을 제한한 것은 이 법에 의한 등기 특례를 확대 인정하는 경우 이들 기관에 의해 이중양도 또는 탈세목적 양도 등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처럼 법에 유동화할 수 있는 기업을 지정함으로 인하여 사실상 자의적으로 유동화 가능기업을 선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 서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다. 세 번째로는 근저당권의 채권 양도에 대한 규정을 제대로 갖추지 못함으로써 상반기에 일부 주택할부금융사의 MBS 발행이 실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조항은 연말 안에 개정 될 예정이다. 넷째 자산관리인으로 자산보유자와 신용정보업자만이 지정됨으로써 자산보유자와 마찬 가지로 일부에만 특혜가 부여되고 원활한 시장발전에 장애요인이 되었다. 다섯째 세금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현재 ABS제도에서 부여되고 있는 세 제 지원제도를 보면 부가가치세가 유동화전문회사(SPC, Special Purpose Company)와 「자산유동화에관한법」에 의한 자산관리 용역제공업체의 경우 면제된다. 그리고 금융자산의 이 자수입에 대한 원천징수가 면제되고 있고, 성업공사와 토지공사의 경우에는 국민주택채권 매입의무가 면제되고 있다. 그리고 부동산관련세금의 경우는 99년 말까지 특별부가세가 50%, 등록세, 취득세, 그리고 부가세(sur-tax)인 농어촌특별세가 면제되고 있다. 그렇지만 SPC의 법인세는 면제되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점은 미국이나 일본에서 SPC에 대해 이중 과세 배제를 위한 면제 조치를 취하는 것을 고려할 때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2) 「자산유동화에관한법」의 개정 재정경제부는 자산유동화 과정에서 제기되는 제도적 제약요인을 해소하고 유동화증권 발행을 활성화시키며, 투자자보호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10월 1일자로 「자산유동화에관한 법」의 개정을 입법 예고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첫째 자산보유자가 금융기관, 정부투자기관 등 신인도가 높은 기관으 로 한정되어 있던 것을 공공적 성격이 강하고 실질적인 유동화증권 발행 수요가 있는 기관까지 자산보유자 범위를 일부 확대한다. 즉 지방자치단체, 예금보험공사 및 정리금융기관, 중소기업진흥공단, 신탁회사, 주택저당채권유동화회사가 추가되었다. 둘째 근저당권 양도에 대한 특례 규정이 없음으로 인해 근저당권을 설정한 부동산 담 보채권의 경우 모든 채무자의 승낙을 받기 전까지 양도가 곤란하다. 이 점을 고려하여, 근저당권 양도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여 유동화를 용이토록 하였다. 셋째 자산관리자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기존 법령에는 자산관리자로서 자산보유자, 신용정보업자만이 규정되어 있다. 이는 자산관리자의 주요업무가 채권추심업무이므로 이 과정 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제한을 가하였다. 그러나 기업구조조정 활성화차원에서 성업공사 또는 토지공사가 매입한 자산을 관리하고자 금융감독 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별도 설립한 법인은 자산관리자의 범위에 포함시켰다. 넷째 수탁관리자(trustee)제도를 도입하였다. 현행 법상 수탁관리자 제도가 없지만 실 제 발행과정에서 수탁관리자를 별도로 두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의무화하지는 않되, 대외적인 신인도가 높은 은행 중 선임토록 하였다. 그리고 투자자에 대한 관련 자료 열람 및 공시 등의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투자자보호를 강화하였다. 다섯째 진정한 양도(true sale) 요건을 완화하였다. 즉 기존에는 법률에 열거한 양도요 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하여 진정한 양도로 간주하였으나 그렇지 않더라도 진정한 양도로 간주할 수 있도록 개정하였다. 이는 동 규정을 임의 규정화하여 이 방식에 의한 경우에는 명백히 진정한 자산양도로 간주하되 다른 방식에 의한 자산유동화도 수용하도록 하였다. 여섯째 등기, 등록 신청시 국민주택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던 것을 면제시켜주기로 하였으며, 유동화전문회사의 설립을 간소화시켰다. 또한 주택저당채권담보부채권의 발행절차를 간소화하였다. 3. 주택저당증권(MBS) 1) 중개기구 도입형태를 둘러싼 논쟁 국내 MBS제도는 초기에 ABS와 별개로 추진되었으나 성격상 통합 입법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에 따라 「자산유동화에관한법」으로 통합되어 제정되었다. 그런데 MBS의 경우에 는 신용있는 보증기관에 의해 MBS의 원리금상환이 보장되어야 그 발행과 유통이 안정되고 이에 따라 주택정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보증기관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도 입하기 위한 입법이 병행되었다. 이에 따라 제정된 것이 「주택저당채권유동화중개회사법」이다. 이 법에 따라 99년도 11월 1일에 (주)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KOMOCO)가 출범하였 다. 그런데 이러한 기관의 필요성이 98년도에 제기되었을 때 일부에서는 유동화중개회사의 설립이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특히 한국과 같이 1차 대출시장(primary mortgage market)이 미성숙한 상태에서는 적격 저당대출채권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도 입 초기에 유동화 중개기구없이 주택금융기관에 의한 유동화증권 발행을 허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동화에 필요한 대출 보증 및 유동화증권 원리금 지급보증기능 은 기존 보증기관에 허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새로운 제도의 조기정착이라는 면에서 그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였다. 무엇보다도 ABS와 달리 MBS는 영속적인 중개기관이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서류상의 임시회사가 아닌 실질적인 중개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투자자 보호 및 투자수요 확 대, 자금조달 비용 절감, 시장형성의 선도 등을 위해서도 기관의 공신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제도를 성공한 외국의 경우 중개기구의 존재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았다. 또한 정부는 97년 12월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부터 금융프로그램 차관자금 40억 달러를 도입하면서 이러한 금융기관의 설립을 합의한 바 있기 때문에 국제적 신뢰라는 면에서도 기관의 설립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98년 6월 건설교통부는 「자산의유동화에관한법률안」에 대한 검토 의견을 제시할 때 유동화중개기구에 대한 구상은 국가에 의한 공기업의 형태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 건교부는 MBS의 발행, 유통을 촉진시키기 위해 유동화중개기구를 설치하기로 하고, 이를 담당할 기관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법」에 의한 한국주택금융공사를 발족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재정경제부는 정부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명분 하에 민간자본이 다수를 이루는 주 식회사 형태로 출범시키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결국 MBS제도 도입과 관련 논쟁점은 어떤 형태로 유동화중개기구를 만들 것인가 하 는 점이었다. 그리고 상이한 논점의 근거는 제도정착의 성공을 위한 신뢰형성과 거래비용의 축소에 맞춰져 있었다고 할 수 있다. 2) 유동화중개회사의 문제점 유동화 중개기구의 기본요건은 첫째로 이 기구가 국가신용도에 준하는 높은 공신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2차 저당시장(secondary mortgage market)에서 최소비용으 로 저리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두 번째는 유동화를 중개하기 위해 충분한 자본규모와 형태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리금 적시지급보증 규모에 상응한 자본규 모를 충족해야 한다. 셋째 대위변제의 증가 등 유동화중개기관의 유동성 위험에 대비하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넷째 주택정책의 효율성 제고에 기여하 여야한다. 주택대출채권의 매입 및 유동화증권 발행 물량을 적기에 조절하여 주택경기의 진폭 완화에 기여하여야 한다. 그런데 현행법은 회사법 방식으로 이는 이미 오랜 기간 유동화제도를 운영한 국가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막 이러한 새로운 금융시장을 만드는 나라에서 중개기구 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민간기업간의 과당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 더욱이 이해당사자가 자회사로 중개기관를 설립할 경우 선단식 경영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이 초래될 수도 있다. 또한 중개기관이 유동화전문회사이기 때문에 받게되는 각종 세제혜택이 주택정책이라는 사회정책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민간기업의 수익만을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또한 초기에 우리나라에서 유동화대상이 되는 주택저당권채권의 규모가 10조원 이하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여러 개의 중개기구에 의해서는 시장성도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리 고 만약 대위변제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그 신용도가 공기업 수준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택정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단순히 건교부 협의 수준 에서는 중개기구에 실제적인 정책방향을 반영하기 힘들 것이다. 물론 현행 법률안의 틀에서도 정부가 주택저당주식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법률안이 사업법 형태를 지니더라도 사실상 정부출자회사의 설립을 통해 시장을 주도할 중개기관을 설립할 수 있다. 그리고 시장에서 정부가 출자한 회사가 공신력을 획득하게 되면 다른 민간기관이 설립되더라도 실질적인 주도권을 이 중개회사가 지니게 되므로 경쟁원리가 작동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것도 상당히 불안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11월에 출범한 KOMOCO는 중개기구로서의 면모를 갖추기에는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이 있다. 우선 자본금 규 모 면에서 비록 정부기금이 출연되기는 했지만 1천억원이라는 자본금은 은행이나 기존 금융기관들과 비교할 경우 대외적 신인도 제고에 문제가 있고, 이 때 보증가능규모도 2조원 수 준으로 제약을 받게 된다. 두번째로는 MBS를 발행할 수 있는 저당대출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KOMOCO는 올 해 2,000억원, 내년 1조 7천억원, 이후 매년 2조원 정도의 주택저당채권을 매입하여 발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민영대출기관들이 가장 양호한 채권인 주택담보대출을 현단계에서 유동 화시킬 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건교부에서 재원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기금을 확충하기 위해 주택기금대출채권을 유동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IMF 위기 이후 축소되고 있는 기금을 확충하여 정부의 주택정책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경우 주택기금대출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MBS 발 행 시 투자자에게 매각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리고 만약 이를 보전하기 위해 이차보전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재정부담이 커질 수 있고, 이 경우 사실상 불완전한 제도라고 비판받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KOMOCO의 입장에서는 사회적인 주택수요확충 요구와 수익성 확보를 통한 경쟁력 제고라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4. 부동산투자회사(REITs) 1) 릿츠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 1999년 연초에 건설교통부는 하반기에 부동산투자회사(부동산뮤추얼펀드 또는 릿츠)를 법제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건교부는 릿츠 제도를 도입하여 대규모 부동산 매물로 인 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건설업체, 은행의 부동산 처분을 원활히 하고, 금리 인하 이후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는 시중 유동자금의 투자처를 마련해 준다는 입장이었다. 그렇지만 실제 하반기 들어서 제도 도입은 난항을 겪었다. 우선 한국경제가 상반기 중에 높은 경제성장률을 나타냈고, 부동산경기 회복의 조짐도 보였다. 그래서 IMF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많았고, 일부에서는 부동산 투기 붐을 조심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면서 릿츠 제도의 도입을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러한 제도의 도입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난제들이 크게 대두되었다. 우선 대기업, 금융기관, 부동산신탁 등의 구조조정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들 기관이 보유한 부동산 등 고정자산의 처분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여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를 매입할 세력은 외국기업을 제외한다면 국내에서 기관투자가는 사실상 거의 없는 상태였다. 국내 매물은 성업공사나 토지공사가 매입해 줄 수 있는 규모는 이미 넘어섰고, 오히려 이들 기관조차 보유한 부동산을 빠른 시일 내에 매각해야될 입장이었다. 반면 자금공급 면에서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넘쳐나면서 유동성 과잉현상이 지속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 자금은 기업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할 경우 투기자금화할 우려조차 있는 실정이었다. 이처럼 불안전한 자금시장에 공급해줄 수 있는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부동산담보증권이 가장 적절한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증권은 정기적인 현금흐름이 존재하고, 부동산가 격이 오를 경우에는 이에 따른 자본이득이 발생하며, 최악의 경우에도 부동산을 회수할 수가 있다. 이로 인해 외국에서 부동산담보증권은 투자대상으로서의 안전성과 수익성이 높은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외자유치, 장기자금 공급수단, 변동성이 적은 금융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체된 금융시장에 또 하나의 신상품으로 릿츠 주식을 공 급함으로써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또한 릿츠는 현정부가 추진하는 중산층 육성 정책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60년대에 이 제도를 도입할 때 내세운 명분이 부동산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타파하는 것이 었다. 즉 고가의 부동산을 다수의 국민이 소유토록 하여 소수가 독점하던 이익을 나누어 갖는 기제로 활용하였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 이 제도가 도입되면 소수가 부동산 독점이득을 누리는 것을 막고 이러한 이득을 일반국민에 배분하여 중산층 육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동시에 이 제도는 부동산투기에 대한 적절한 대응수단이 된다. 최근 일부에서 부동산뮤추얼펀드라든지 이와 유사한 용어를 사용하여 투자자를 유인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투자 수단들은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위험이 충분히 제어되지 못하고 있다. 정보의 공시라든지, 아니면 기업지배구조와 같은 투자자보호장치가 부족하 며,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투자자를 위한 충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가진 릿츠 제도를 통해 이들 투자자를 안전한 투자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법적으로 릿츠 자체는 단기매매가 금지되고 장기투자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건전한 부동산투자를 유도하는 수단이 된다. 릿츠는 가격앙등에 따른 자본이득보다는 부동 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더욱 중시한다. 그러므로 이 제도를 통해 부동산운영에 따른 효율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이것은 사무실 근무환경과 주거환경을 개 선시켜 노동생산성과 주거안전성을 크게 제고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상의 과정에서 부동산시장의 투명성이 크게 제고되어 결과적으로 국가의 조세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와 같이 소수에 의해 부동산이 독점되는 상태에서 는 정보가 은폐되고, 운영에 따른 효율이 저하되기 때문에 부동산산업의 규모도 커질 수 없고, 조세수입도 계속 정체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릿츠가 운영하는 부동산이 증가되면 새 로운 경쟁시스템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전체 경제의 효율성이 제고되면서 조세수입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그러므로 릿츠는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자본시장을 육성하면서 동시에 부동산시장을 선진화시켜 국가경제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제도라는 점에서 그 도입의 필요성이 있다. 2) 개발형 릿츠 도입에 대한 논란 릿츠 제도 도입과 관련하여 가장 큰 논란을 빚은 것은 개발형 릿츠를 허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건교부의 초기 구상에서는 이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이는 토지공사 와 같이 대규모로 나대지를 소유한 경우 이의 처분에 릿츠가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건설자금의 조달을 통한 중단된 개발프로젝트들을 재개해야 한다는 점등이 고려 되었다. 아울러 향후 지속적인 도시개발이나 고수익의 실현을 위해서도 이러한 개발형 릿츠의 도입이 불가피하는 주장이 업계에서도 제기되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판적 입장도 만만치 않았는데, 이는 개발사업을 전제로 한 유사 부동산뮤추얼 펀드가 등장하면서 투자자보호나 수익성이 없는 사업이 진행되는 부작용이 일 면서 더욱 거세졌다. 또한 미국의 릿츠가 실제로 개발사업 자체를 주력으로 전개하지 않는다는 점도 비판의 한 근거였다. 그렇지만 당장에 중단된 프로젝트나 선분양이라는 독특한 자금조달 구조에서 개발형의 필요성이 상당히 크다는 점에서 현실적 해결책이 모색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이러한 점에서 호주의 'BT시드니개발신탁'과 같은 개발릿츠 사례는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미국 릿츠에 해당하는 호주의 상장부동산신탁(LPT, Listed Property Trust)은 주로 기존 부동산 에 투자하는 펀드이지만, 'BT시드니개발신탁'의 경우에는 독특하게 개발사업을 상장하여 자금 조달한 경우이다. 물론 이 경우도 개발사업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동 원하였으며,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하면 한국에서 개발형도 허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 때 유사펀드에 대한 단속과 개발사업에 대한 각종 안전장치는 사전에 고려되 어야 할 것이다. 5. 부동산증권화의 과제 부동산증권화의 형태는 각국이 처한 경제적 상황이나 제도적 환경에 따라 매우 다르게 전개된다. 한국과 같이 경제위기에 직면한 경우 제도적 변화는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그 인프라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제도가 변형되거나 우여곡절을 겪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적어도 1998년까지 위기에 따른 제도변화는 순조로운 편이었고, 비록 문제가 없지는 않았지만 위기 탈출을 위한 변화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99년 들어오 면서 특히 하반기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보수적 성향이 높아지면 증권화 제도의 도입도 상당한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더욱이 부동산증권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도 이 러한 문제를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증권화는 ABS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재정경제부에서 입법 예고한 「자산유동화에관한법」개정안도 법 자체의 유연성을 높여서 ABS발행을 활성해 보자는 취지가 엿보인다. 이러한 점은 국내 ABS시장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고, 향후에 ABS가 채권시장의 주력상품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여전히 「자산유동화에관한법」 자체가 가지고 있는 경직성은 그대로 안고 있다. 자산보유자를 제한한다든지, 자산관리인의 범위를 역시 자산보유자나 그 자회사로 한정한다든지 하는 것은 시장발전에 장애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성업공사가 최근 외국 의 전문회사와 7개의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하려는 기업들이 배제되면서 일종의 역차별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산관리인의 범위를 좀 더 개방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법인세 문제는 명시적으로 언급이 되지 않고 있는데, 법인세는 외국의 입법예에 따라 90% 이상 배당하는 경우 면제해줌으로써 SPC의 도관성(conduit)을 확보해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향후 「자산유동화에관한법」이 지속적으로 개선된다면, 사실상 이 법으로 부동산투자회사(REITs)를 육성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이 법의 발전방 향이 심도있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특정목적회사(SPC)법」을 이용해서 부동산투자행위가 가능하도록 주식형에 가까운 증권(우선출자증권)의 발행이 허용된 바 있 다. 아직 우리나라 법에서는 출자증권이 유동성이 없는 증권이지만, 이를 보완해줄 경우 사실상의 릿츠로 기능할 수 있다. 또한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금전신탁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부동산투자회사를 운영하는 자산관리회사로 기능을 수행할 가능성이 생겼다. 향후 「부동산투자회사법」을 별도 입법하기가 여의치 않은 경우 「자산유동화에관한법」을 더욱 개선하여 주식형 부동산투자가 가능한 출구를 마련해주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만 할 것이다. MBS의 경우는 KOMOCO의 출범과 함께 본격적으로 발행이 이루어질 예정이지만, 그 규모나 활성화 정도는 아직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주택저당채권 유동화로 제2차 저당채권 시장이 발전하려면, 이와 연관된 사업, 즉 감정평가, 신용평가, 권원보험, 주택저당 채권 보증 등 광범한 산업이 새로이 육성되거나 창출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아직 국내에서 이러한 인프라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도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주택가격대비대출비율(Loan To Value, LTV)이 낮아 개인신용조사에 대한 필요성이 적지만, 대출 규모가 확대되면 개인신용조사가 대출규모를 결 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다. 또한 권원보험이 부가되지 않은 주택저당증권일 경우 투자위험이 증가하여 그만큼 투자유인이 감소할 것이므로 이러한 보험의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 그 리고 주요 주택금융기관들은 비용절감 측면에서 대출에 동반되는 각종 업무를 외부화(outsourcing)하여 근저당 설정, 신용조사, 담보물건 조사 등과 같은 기능을 외부에 위탁하 게 될 것이고 이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사업들, 즉 에스크로우(ESCROW), 모기지 브로커, 모기지 뱅킹 사업이 등장해야 할 것이다. 릿츠의 경우는 아직도 그 도입 자체에 대한 논란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으나,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상당히 존재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논란이 종식되려면 분양이나 매매차익 위주의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서 여러 가지 난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부동산 투자지표의 개발, 위험의 평가, 부동산 운영관리자의 육성 등. 따라서 릿츠가 성공적으로 정 착되어 부동산 투자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주려면 참여주체들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부동산 자산운영자들은 부동산경영을 혁신하여 장기보유에 따른 수익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 다. 그리고 정부는 이러한 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세제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뮤추얼펀드와 같이 법인세의 이중과세를 배제해 주어야 할 뿐 아니라 부동 산 거래단계에 과도하게 부과되는 각종 세금을 경감시켜주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권주안, 김상렬, 신동수(1999.3), "주택저당채권유동화제도 운영방안", 주택산업연구원 김대형(1998), "주택 및 개발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 《Development Information》, (주)삼성물산, 건설부문, 봄호 김병환,(1999),"자산유동화관련 법률의 개정방향", 한국신용정보, 제2차 자산유동화 세미나 김상렬, 권주안, 신동수(1998.5),"주택금융활성화를 위한 주택저당채권유동화제도의 연구", 주택산업연구원 김상렬, 권주안, 신동수, 오규택, 윤부찬(1998.7),"유동화중개기관을 통한 주택저당채권유동화방안", 주택산업연구원 김용호(1999), "자산유동화 관련 법률의 현황 및 문제점", 한국신용정보, 제2차 자산유동화 세미나 김진우(1998)," 호주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부동산증권화", 홍성웅편저,『자산디플레이션과 부동산증권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상덕(1999),"부동산투자회사제도의 도입방안",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동산증권화실무과정 오규택(1999),"한국자산유동화 시장 현황 및 전망", 한국신용정보, 제2차 자산유동화 세미나 윤주현(1999),"주택저당채권 유동화제도의 도입 방안",홍성웅편저,『자산디플레이션과 부동산증권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상영, 서후석, 김진우, 신웅식(1999), "부동산투자회사의 제도 도입에 관한 연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상영, 임재만(1999)," 오피스 인덱스 개발에 관한 연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소한(1998),"부동산투자신탁의 도입방안", 홍성웅편저,『자산디플레이션과 부동산증권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한국법제연구원(1998),「부동산신탁제도 활성화 방안 연구」 홍성웅(1999)," 홍성웅편저,『자산디플레이션과 부동산증권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BT Sydney Development Trust(1999), Annual Report Jinu Kim, Sang Young Lee, & Denny McGeorge(1999), "A Study of Real Estate Trust Institution in Korea", Paper to be submitted to the Journal of Construction Research, S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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