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에 대하여
김 선 희 | 태평양감정평가법인 사원
의욕 없이도 사람이 살아갈 수 있을까, 사람이 살아가려면 무언가 지탱할 힘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를 살아가게끔 이 세강에서 강하게 붙들어주는 무언가가 있어서 나는
살아가고 어쩔 수 없이 산다. 살아남기 위해 사는 사람, 일에 대한 열정으로 사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기 위해 사는 사람, 죽지 못해서 사는 사람,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
저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텐데 평소에 얼굴을 맞대고 지내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모두 아무일 없이 잘 살아가는 것같이 보이고 저마다 과연 무엇을 뮈하여 살아가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나는 가끔 너무나 행복해서 어쩔 수가 없을 때가 있다. 누구에게나 그러한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 순간을 위해서라도 열정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하고 살아갔으면 한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그 힘의 원천이 있을 것이다. 그 힘의 바탕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것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한 가지 두려움이 있다면 나에게 살아가는 의욕이 갑자기 아니면 막연히 없어질 때다. 삶에 대해 포기하게 되면 더 이상 아무 진전도 없을 것이므로.
생명이 있는 한, 사람은 살아갈텐데 사람의 모습이 천차만별이듯이 살아가는 방식 또한 같을 수는 없다. 아무 생각없이 산단면 얼마나 편하겠느냐 마는 조금이라도 무엇인가를 하려고자 하는 의욕이나 희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렇게나 살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살아가는 과정인 그 인생의 주체는 자기가 되어서 지혜와 용기와 신념을 가지고서 인생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과 맞서서
살아갈 수 있다면 값진 인생이 아닐까. 맞설 것인가 피할 것인가 헤쳐나갈 것인가의 최후의 선택은 결국은 자기이며 그 책임 또한 전적으로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마음을 17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철학자인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남긴 <나를 아는 지혜>라는 책에서 인용해 본다.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희망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뜨거운 정열이자 어둠을 밝히는 횃불이다. 빛은 어둠을 쫓고 광명을 불러들인다.
서서히 다가오는 가을의 공기를 들이마시면 여름날의 풍선같이 뜨거웠던 열기도 조금이나마 가라앉고 이제는, 사색에 잠겨도 좋은 계절이 된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