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업무협약을 체결한 금융기관·국가·공법인·사인 등이 대상 부동산의 감정평가를 의뢰하면 서 그에 대한 임차권의 존부 및 범위를 조사하여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 그러한 조사사항이 감정평가의 내용이 되는지, 그리고 그를 조사하거나 조사보고서 작성에 하자가 있는 경우 그것이 바로 감정평가 자체의 잘못으로 되어 감정평가업자는 그에 대하여 지가공 시법 제26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책임을 지는지, 아니면 감정평가업자는 감정평가업무협약상 채무불이행의 여러 유형중 불완전 이행에 해당하므로 일반 계약법에 따라 책임을 지는지에 대하여 의문이 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에서는 임대차관계에 대한 조사가 감정평가에 부수되는 업무이고, 감정평가업자는 금융기관의 의뢰에 의한 감정평가도 그 업무로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전자의 견 해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1997.9.12 선고 97다7400 판결).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에서 ‘감정평가’라 함은 ‘토지 및 그 정착물 등의 재산의 경제적 가치를 판정하여 그 결과를 가액으로 표시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지가공시법법 제2조제2호, 제4호)…감정평가의뢰인이 감정평가업자에게…담보물에 관한 감정평가 의뢰하면서 감정평가업자와 사이의 감정업무협약에 따라 감정 목적물에 관한 대항력있는 임대차계약의 존부와 그 임차보증금의 액수에 대한 사실조사를 함께 의뢰하였다면…그 감정평가 의 직접적…대상은 그 담보물 자체의 경제적 가치에 있는 것이고, 위와 같은 임대차관계에 대한 사실조사는 그에 부수되는 업무로 서 당연히…그 담보물에 대한 감정평가의 내용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지만, 감정평가업자는 금융기관의 의뢰에 의한 토지 및 건물의 감정평가도 그 업무로 하고 있으므로(지가공시법 제20조제1항제5호) 감정평가업자…가…그 담보물에 대한 감정평가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감정평가서류…에 그 담보물의 임대차관계에 관한 허위의 기재를 하여 결과적으로 감정평가의뢰 인…으로 하여금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잘못 평가하게 함으로써 그에게 손해를 가하게 되었다면 감정평가업자는 이로 인한 손해 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 후 대법원에서는 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주택임대차조사의 잘못에 대한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책 임을 긍정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판결이 또 있었다(1997.12.12 선고 97다41196 판결)28)

…원고(금융기관인 감정평가의뢰인) 는 감정평가사인 피고에게…주택에 관한 감정평가를 의뢰하면서…감정평가업무협약에 따라 감정목적물인…주택에 관한 임대차 사항을 상세히 조사할 것을 의뢰하였는 바, …피고로서는…성실하고 공정하게…주택에 대한…임대차관계를 조사하여 원고에게 알림으로써…원고가…주택의 담보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하여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협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 나, 주민등록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1991.7.1 부터는 원고와 같은 금융기관은 담보물의 취득을 위한 경우에 타인의 주민등록 관계를 확인할 수 있되,…피고로서는 법령상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게 되었으므로…탐문의 방법에 의해서…그 내용을 확인하여 그 확인결과를 원고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그러한 조사 자체가 불가능하였다면…주택에 대항력있는 임차인이 있을 가능성이 있 다는 점에 대하여 주의를 환기시키는 정도의 의무는 이행하였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그럼에도…피고는…”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임대차는 없다” 고 단정적으로 기재하여…송부하였다는 것이니, 피고는…협약에서 정한 임대차조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못한 것이라 할 것이고, 원고는 피고가 위와 같이 기재한 임대차조사사항을 믿고…주택의 담보가치를 잘못 평가하여 대출함으로 써 그로 인한 초과대출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와 그의 연대보증인…은 원고가 입은 위 손해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첫째,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은 일반 계약법의 특례로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의 구성요건을 규정한 것으로써,29) 그 요건을 당사자의 특약으로 제외시키거나 추가시키는 것이 허용되어 있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전자의 견해(특약으로 감정평가업자에게 부과된 임대차관계조사가 감정평가의 내용으로 된다는 견해)에 따르는 경우 임대차관계 에 대한 사실조사 및 보고가 당사자간의 특약으로 정하여지면 감정평가업자의 지가공시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의 구성요건으로 되 고, 정하지 않으면 감정평가업자의 지가공시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의 구성요건으로 되지 않게 되어,30) 감정평가업자에 대한 지가 공시법상 손해배상책임의 구성요건이 당사자의 특약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되며,
둘째, 지가공시법에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당사자간의 협약에 의하여 감정평가업자가 이행하여야 할 의무로 된 경우 그것은 협약에 의하여 별도로 조사자에게 부여된 의무이므로 그 의무위반에 대하여서는 일반 계약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요건을 구성한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3 1) 당사자 사이에 맺은 계약내용으로서 임대차관계에 대한 사실조사 및 보고가 잘못되었을 경우 그것은 감정평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의 손해배상책임의 요건을 당연히 구성한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고, 당사자의 특약에 의하여 비로 소 조사자에게 부여된 의무의 불이행 또는 불완전이행이므로 그것은 일반 계약법상의 손해배상책임요건을 구성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 물건의 경제적인 가치를 판단하는 것을 감정평가라 하고, 그것은 감정평가업자의 업무이며, 그 업 무를 부당하게 하여 그로 인하여 감정평가의뢰인이나 선의의 제3자에게 손해를 입혔을 경우 그 손해를 감정평가업자가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배상하는 것이며, 그 물건에 저당권을 설정하고 대출할 경우 얼마를 대출하는 것이 저당권을 실 행하여 그 금액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을는지에 대한 판단은 금융기관의 고유업무로, 그 업무중 우선변제권을 갖는 권리를 등 기부 등의 서류로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자체적으로 조사하지만 주택의 대항력있는 임차권과 같이 서류만으로 그것을 확인할 수 없고 현장조사로 확인될 수 있는 것은 금융기관 자신의 업무를 협약에 의하여 다른 사람에게 조사의뢰하게 되는데, 만일 그 조사가 잘못되었을 경우 그 사람은 금융기관에 대하여 일반 계약법에 의하여 불완전이행 등 채무불이행의 법리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 게 된다. 그런데 금융기관에서 감정평가업자에게 감정평가를 의뢰하면서 그와 같은 감정평가나 주택의 임대차관계의 조사가 다 같 이 대출과 관계된 사항이므로 그러한 조사를 감정평가업자에게 함께 의뢰하는 것일 뿐, 감정평가업자가 조사한다고 하여 그 임대차 관계의 조사가 바로 감정평가로 변하거나 감정평가에 부수된 업무로 되는 것은 아니다.32)
넷째, 위의 대법원 1997.12.12 선고 97 다41196 판결에서 주택임대차관계조사의 잘못에 대하여 감정평가업자와 그 연대보증인(감정평가업자가 아님)에게 연대하여 손해 배상책임을 인정하였는 바, 그 법적근거에 대하여 “①감정평가업자와 그 연대보증인이 다 같이 지가공시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 을 진다, ②감정평가업자는 지가공시법에 의하여, 그 연대보증인은 일반 계약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③감정평가업자와 그 연대보증인이 다 같이 일반 계약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라는 가정이 가능한데,33) 이 중에서 감정평가업자가 아닌 연 대보증인에게 지가공시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은 감정평가업자에 한하여 동 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는 명 문의 규정에 위반되고, 연대책임에 있어 사람에 따라 그 책임의 법적근거를 각각 달리하는 것도 옳지 않기 때문에, 결국 다 같이 일 반 계약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웠다(③의 가정)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따라서 특약에 의하여 주택의 임대차관계조사가 감정평가업자의 이행하여야 할 채무로 된 경우에도 그 불이행에 대한 책임은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의 손해배상책임으로 될 수 없다고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감정평가업자의 부당 감정평가로 손해를 입은 감정 평가의뢰인 또는 선의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보다 확실히 보장하여주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제도를 두고 있다.

감정평가업자는 사무소의 구성원인 사원 또는 소속 鑑定評價士 1인당 1억원 이상 보험가입금 액의 保證保險에 가입하거나 감정평가협회가 운영하는 共濟事業에 가입하고 건설교통부장관에게 통보하여야 한다(제 26조제2항, 令 제48조제1항, 제2항).

감정평가업자는 개설등록 또는 설립등기를 한 날부터 10 일이내에 보증보험에의 가입 또는 감정평가협회가 운영하는 공제사업에의 가입을 증명하는 서류를 건설교통부장관에 게 제출하여야 하고, 보증기간의 만료 또는 보증보험금에 의한 손해배상 등으로 보증보험계약을 다시 체결한 경우에는 지 체없이 이를 건설교통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規則 제18조).

감정평가업자는 보증보험금으로 손해배상을 한 때에는 10일 이내에 보험계약을 다시 체결하여야 하며, 자기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발 생한 손해를 공제사업에 의하여 조성된 기금으로 배상한 때에는 당해 감정평가협회의 정관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를 상 환하여야 한다(令 제38조제4항, 제5항).34)

지가공시법 부칙에 의한 의제감 정평가법인(한국감정원)은 보증보험 또는 공제사업에 가입하지 않고,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하여 감정평가수수료의 10 0분의2 이상을 손해배상충당금으로 적립하여야 하며, 적립된 손해배상충당금은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없이 이를 다른 용도에 사용할 수 없다(令 제38조제3항).

각주

1) 공동저자 : 강교식. 건설교통부 주택정책과
2) 감정평가업자와 감정평가의뢰인과 의 법률관계의 성립(계약)에 관하여서는 감정평가업자가 감정평가사사무소의 개설등록 또는 법인의 인가를 불특정다수인에 대 한 請約으로 보고 감정평가의뢰인의 감정평가업자에 대한 감정평가의뢰를 承諾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와 감정평가의뢰인의 감정평가 의뢰를 請約으로 보고 그에 대하여 감정평가업자가 언제까지 감정평가를 하여주겠다는 의사표시 (구두로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으나 그러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접수로서 그와 같은 의사표시를 묵시적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임 )를 承諾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후자가 타당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3) 委任의 예로는 일반적으로 중개 업자에의 부동산의 매매나 임대차의 알선, 주택관리업자에의 주택의 관리, 변호사에의 소송사건의 처리, 변리사 등에의 특허의 출원, 법무사에의 소송서류의 작성이나 등기의 신청, 공인회계사에의 세무업무의 처리, 의사 또는 병원에의 병의 치료, 제3자에 의 채권의 추심, 양수인에의 주식명의 개서의 의뢰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병을 완치하거나 소송사건의 승소를 목적으로 하면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한 계약이므로 都給이 될 수 있는 것과 같이(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변호사에 대한 성공보수의 약속도 위임 에 있어서 보수의 특수한 약정방법으로 보고 있다 : 郭潤直,「債權各論」, 박영사 : 1998, 441면) 감정평가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 면 都給이 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감정평가의뢰는 적정가격산정을 위한 일의 처리에 그 목적이 있으므로 委任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에서도 감정업무협약의 법적성질을 위임으로 판시하였다 : 1978.11.1 선고 76다2732 판결
4) 대법원 1997.9.12 선고 97다7400 판결
5) 林護貞·姜敎軾「地價公示및鑑定評價」(부동산연구사, 1998), 372면
6)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의 규 정이 있는 현재에도 동 규정에는 부당한 감정평가에 관한 사항만 규정하여 놓고 있기 때문에 동 규정에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부 당한 감정평가 이외의 債務不履行이나 不法行爲에 대하여서는 일반 계약법이나 불법행위의 이론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을 져 야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7) 韓騎澤, “地價公示및土地등의評價에관한法律제26조제1항의의미와’顯著한差異’의판단 기준”「대법원판례해설(1997년 하반기 : 통권 제28호)」(법원도서관, 1997), 451∼455면
8) 감정평가수수료가 감정평가금액 의 0.04% 내지 0.1%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액이 수수료의 1,000배 내지 2,500배까지 될 수 있다.
9) 이에 대하여 업무상 비슷한 손해배상책임 부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 변호사, 공인회계사, 의사 등 다른 전문직종에 대하여는 이와 같은 책 임제한을 하지 않고, 일반 계약법과 불법 행위법에 따라 규율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볼 때에 과연 故意에 의한 부당 감정평가 의 경우에까지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로 한정하여 감정평가업자의 책임을 경감시켜줄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하여 의심스럽다 는 견해가 있다 : 韓騎澤, 전게서, 454면
10) 韓騎澤, 전게서, 454면 ; 林護貞·姜敎軾, 전게서, 375면
11) 대법원 19 67.7.18 선고 66다1938 판결
12) 林護貞·金元普「公共用地補償法論」(사법행정문화원, 1997), 32면
13) 국가배상사건에 있어서 “법령에 대한 해석이 복잡·미묘하여 워낙 어렵고 이에 대한 학설·판례 조차 귀일되어 있지 않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관계법규를 알지 못하였다거나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여 법규의 해석을 그르쳐 어떤 행정처분을 하였다면 그가 법률전문가가 아닌 행정직 공무원이라고 하여 이에 관한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대법원 1981.8.25 선고 80다1598 판결)라는 판결이 법규의 무지로 인한 법해석의 잘못에 대하여 학설·판례상의 불확실성이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 홍준형「행정구제법」(도서출판한울, 1997), 93면 또한, 대법원 1997.5.7 선고 96다52427 판결에서도 “지가공시법과 감정평가에관한규칙의 기준을 무시하고 자의적인 방법에 의하여 토지들을 감정평가하였는 바, 이는 고의 또는 그에 가까운 중과실에 의한 부당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하여 논리적으로 분명히 밝힌 것은 아니지만 감정평가에관한규칙을 위반한 감정평가에 대하여 과실의 추정을 인정한 것 같다.
14) 대법원 1987.7.21 선고 87도853 판결
15) “고의나 과실”이 다 같이 손해배상의 주관적책임요건이기 때문에 이를 구태여 구분할 필요나 실익이 없 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다만, 손해배상의 범위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입법적으로 고의에 의한 경우와 과실 에 의한 경우를 달리하는 나라가 있다(프랑스민법 제1149조 내지 제1151조).
16) 이 사건에서 일응 적정가격으로 보여지는 감정평가금액과 1.28배의 차이를 현저한 차이로 판단하였다.
17) 예를 들어, 서울 주변의 준농림지역으로서 1997년에 평당 100만원하던 땅(1998년의 공시지가가 평당 100만원 으로 고시된 경우)에 대하여 주택건설회사가 주택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자금을 융자받아 아파트를 건설하기 위하여 감정평가업자에게 감정평가의뢰한 경우 감정평가업자는 그동안 서울 주변의 준농림지역의 공동주택 건설용지의 값은 거품이 많이 붙어있어서 그것을 걷어내면 평당 70만원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當爲의 價格), 평당 70만원으로 감정평가하였다. 그 결과 주택 건설회사는 그 땅에 대하여 선순위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서 추가로 주택건설자금을 융자받지 못하여 아파트를 건설하지 못하게 되자, 주택건설회사가 감정평가업자에게 고의(일부러 거품부분을 빼고 당위의 가격 으로 감정평가한 것이므로)에 의한 감정평가 당시의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 (30%낮게 감정평가한 것이므로 ; 더구나 저가대비로는 43%나 낮음)가 있게 감정평가함으로써 손해를 입었으니 배상하여 달라는 청구가 있을 경 우 감정평가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과연 사회정의에 부합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18) 이에 대하여 民法상 債務不履行의 요건으로서 違法性을 별개의 요건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소수설이 있다. 그에 의하면, 債務不履行에 있어서 故意 또는 過失이 문제될 때에는, 이미 그 債務內容에 좇지 않은 행위 자체가 의무위반, 즉 違法性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고, 따라서 債務不履行에 대한 故意나 過失의 개념속에는 違法性내지 義務違反이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채무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다는 것으로 충분하고 위법성을 별도로 요구하는 것은 동의반복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한다 : 金亨培「債權總論」(박영사, 1992), 190·191면 ; 李銀榮 「債權總論」(박영사, 1997), 193면 ; 梁彰洙 “第390條”「民法註解[Ⅸ]-債權(2)」(박영사, 1995), 112·113, 228· 229면
19) 韓騎澤, 전게서, 452면
20) 違法性을 손해배상의 별도의 요건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있어서는 소수설과 입장이 같으나, 소수설에 있어서는 위법성의 요소가 고의 또는 과실의 개념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반면, 필자는 위법성의 요소가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 또는 허위의 기재의 개념속에 포함되어 있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21) 감정평가의뢰인도 아닌 제3자에 대하여서까지도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이 있다 : 朱明植,「司法論集(제6집)」 (법원행정처, 1975), 653면
22) 청산금이 납부되지 아니한 환지(증환지)예정지에 대하여 납부하여야 할 청산금이 고려되지 아니하고 감정평가된 감정평가서에 따라 청산금의 부담이 없는 줄 믿고 경락을 받았다면 그 경락을 받은 자는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한다 : 대법원 1987.11.10 선고 87다카1646 판결
23) 필자는 다음 4에서 밝히는 바와 같이 임대차관계조사를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감정평가업무가 아니라고 보나, 이 판결에서는 임대차관계조사가 감정평가업자의 부당 감정평가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인과관계의 존부에 관하여 판단하였다.이 판결외에 감정평가에관한손해배 상책임에 있어서 인과관계를 논한 판결 : 대법원 1978.1.17선고 77다1748 ; 서울지방법원의정부지원 1998.7.3 선고 97가합15729 판결
24) 일반적으로 이러한 경고문을 “알리는 말씀”이라 하여 “본 감정평가서는 감정의뢰목적 이외에 사용하거나 타인(감정의뢰인 또는 담보감정시 확인 금융기관 이외의 자)이 사용할 수 없을뿐 아니라, 복사·개작·전재할 수 없으며, 당 사무소는 이로 인한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아니합니다.” 라는 문구를 감정평가서의 앞뒤 표지의 안쪽에 적어놓고 있다.
25) 立證責任이라 함은 소송상 要件事實의 존부가 확정되지 아니한 때(진위불명)에 해당 사항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취급되어 법률판단을 받게 되는 당사자 일방의 위험 또는 불이익, 쉽게 말하여 증거 없을 때의 패소부담을 뜻하는 것이다 : 李時潤, 「新訂補板 民事訴訟法」(박영사, 1996), 569면
26) 감정서 표지 다음장에 알리는 말씀이라는 제목하에 위와 같은 내용의 경고문 등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어 원고가 위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이 감정서가 감정평가의뢰인을 위하여 일반거래(싯가참조)용으로 작성된 것으로서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 선의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증인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는 감정평가의뢰인으로부터 이 감정서를 교부받은 후 이를 검토하여 이 감정평가의 목적이 일반거래(싯가참조)용이고, 감정목적이외의 용도로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사정을 엿볼 수 있으므로 원고는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의 조정에 의한 “선의의 제 3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서울지방법원 1998.6.19 선고 97가합14373 판결
27) 이 사건은 舊 鑑定評價에관한法律이 시행되기 전의 사안으로, 현행 지가공 시법이 시행된 이후라면 제3자가 선의인지에 대하여 먼저 판단하였을 것이다.
28) 위 판결문에는 감정평가업자와 그의 연대보증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만을 인정하였을 뿐, 그것이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 판결이 대법관 전원으로 구성된 전원합의체에서 내린 판결이 아니기 때문에 종전의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볼 수 없고, 이 판결문이 실린 판례공보(1998년 288면)의 참조조문으로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만 적혀있을 뿐, 그외(민법 등)는 적혀있지 않다. 이 판결은, 원심(서울고등법원 1997.7.30 선고 97나20108 판결)에서 임대차관계를 금융기관은 정확하게 조사할 수 있으나 감정평가업자는 신뢰할 조사를 할 수 없고, 임대차조사시부터 대출시 사이에 임대차관계가 성립될 수 있으며, 감정평가업자의 임대차조사시 주택이 비어있어서 탐문으로서 정확한 임대차관계조사의 탐지가 어려웠고, 주택이 비어있다는 것을 아는 금융기관에서 대출하기 위해서는 대출전에 주민등록관계를 확인하여 임대차관계를 자신이 정확히 조사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채 경솔하게 대출하여 부실채 권이 발생한 것이므로 이는 감정평가의뢰인의 전적인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판결을 파기한 것 이다.
29) 앞의 2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의 규정은 일반 계약법의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30) 법원의 의뢰에 의한 감정평가업무에는 임대차관계의 조사에 관한 협약이 별도로 체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경매에 관 한 감정평가에는 임대차관계에 관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31) 감정평가업자와 그 의뢰인과의 감정평가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면 서 임차권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조사를 하여줄 것을 의뢰하는 경우 별도의 수수료가 부가되지 않기 때문에 그 성질은 사법상 위임 이며, 무상의 편무계약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32) 금융기관이 대상 물건에 대하여 저당권을 설정하고 대출하기 위하여서는 (V-R) × α=Y(V는 대상 물건의 경제적인 가치, R은 당해 물건에 대하여 저당권을 설정하고 대출하였으나 변제기에 당해 대출금을 변제하지 아니하여 저당권을 실행하였을 경우 당해 물건의 저당권에 우선하여 충당되는 금액, α는 금융기관에서 안전하게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출금의 비율, Y는 당해 물건에 대하여 금융기관에서 변제기에 안전하게 변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 단되는 대출 금액)라는 산식에서 Y를 정확하게 판단하여야 하는 것으로, 그를 위하여서는 V,R,α가 각각 정확하여야 하는데, 여기 서 V는 감정평가업자의 업무이고 그 업무를 부당하게 수행하였을 때에는 당연히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 상책임을, 그외의 것은 감정평가가 아니고 금융기관의 업무이지만, 감정평가를 위한 현장조사시 금융기관에서 조사하여야 할 R중 등기부에서 확인되지 않는 대항력있는 주택의 임차권 등 임대차조사를 감정평가업자에게 별도로 조사하여 줄 것을 협약으로 요구 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당사자간의 협약에 의하여 현장조사자인 감정평가업자에게 부과된 의무이므로 그 채무의 불이행에 대 하여서는 일반 계약법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33) 그외 數理的으로는, 감정평가업자는 일반 계약 법에 의하여, 그 연대보증인은 지가공시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조합이 가능하지만, 法理的으로는 가능하지 아니하므 로 그러한 가정을 별도로 들지 않는다.
34) 지가공시법시행령 제38조제3항의 규정만을 보면, 공제사업에 의하여 조성된 기금으로 부당 감정평가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한 경우로써 그 손해가 감정평가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당해 감정 평가업자가 이를 상환하고,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가 아니면 당해 감정평가업자가 이를 상환하지 않고 감정평가협회가 운영하는 공제사업에 의하여 조 성된 기금에서 부담하는 것 같이 규정되어 있으나, 감정평가업자의 고의나 과실이 없으면 아예 손해배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 문에,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을 공제사업에 의하여 조성된 기금으로 한 때에는 언제나 감정평가업자가 이를 상환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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