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價公示및土地등의評價에관한法律(이하 “지가공시법”이라 함)에 鑑定評價依賴의 法的性質에 대하여 특별히 규정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하여 살펴보기 위하여서는 일반법이론에 따라 판단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감정평가의뢰인과 감정평가업자 사이의 법률관계2)는 특정의 소송사건의 처리·특정의 병의 치료·특정한 재산의 관리 등과 같이 지식·경험·수완 등을 동원하여 일정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한 통일적인 노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 私法上 有償의 특수한 委任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3)
따라서, 감정평가업자는 감정평가의뢰인에 대하여 위임의 취지에 따라 사무를 처리할 채무를 부담하고, 감정평가업자가 그 채무를 이행하였으나 감정평가의 결과가 부당하고, 감정평가의뢰인이 그 감정평가결과를 믿고 거래를 하여 손해를 본 경우에는 債務不履行의 여러 유형 중 不完全履行4)의 법리에 따라 감정평가의뢰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감정평가의뢰인이 아닌 제3자가 부당한 감정평가결과를 믿고 거래행위를 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계약에 따른 이행하여야 할 의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감정평가업자가 일반 불법행위의 법리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5)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감정평가의뢰인과 감정평가업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私法上 有償의 특수한 委任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의 규정이 없어도 감정평가업자는 감정평가의뢰인에 대하여 위임의 취지에 따라 사무를 처리할 채무를 부담하고, 감정평가업자가 그 채무를 이행하였으나 감정평가의 결과가 부당하고, 감정평가의뢰인이 그 감정평가결과를 믿고 거래를 하여 손해를 본 경우에는 債務不履行의 여러 유형 중 不完全履行의 법리에 따라 감정 평가의뢰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감정평가의뢰인이 아닌 제3자가 부당한 감정평가결과를 믿고 거래행위를 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라면 감정평가업자가 일반 불법행위의 법리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면 되는 것임에도6),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 책임에 관하여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에서 특별히 규정을 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견해가 나뉘어져 있다 .7)
첫째의 견해는,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은 같은 조 제2항의 保險이나 共濟事業과 관련하여 규정된 것이어서, 보험금이나 공제 금의 지급 대상이 되는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일 뿐, 감정평가업자의 일반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 위책임에 대하여 특칙을 정한 것은 아니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 및 제2항의 입법취지는 감정평 가업자의 책임을 제한하거나 경감하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정평가업에 종사하는 자의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여, 이를 위한 보험가입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함에 있다는 점과 이미 감정평가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부당 감정평가를 하게 되면 굳이 감정평가업자를 보호할 필요는 없다고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논거로 하고 있다. 이는,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은 감정평가 의뢰인이나 제3자에 대한 감정평가업자의 책임과 관련하여 무의미한 규정 또는 宣言的 規定이라고 보는 결과가 된다.
다음의 견해는, 감정평가가 객관적으로 적정가격을 알아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감정평가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보는 것이다. 즉, 일반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이론에 의하면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 경우에도 일정한 경우에는 감정평가업자가 책임을 지지 않도록 특칙을 정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문언의 반대해석에 의하여 감정평가업자는 감정평가에 있어서 적정가 격과 현저한 차이가 나지 아니하는 한 감정평가의뢰인과 선의의 제3자에게 또한 현저한 차이가 나더라도 악의의 제3자에게 손 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감정평가수수료는 얼마되지 않는데 감정평가의 결과가 잘못된 경우에는 감정 평가업자가 막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8) 감정평가업자에게 가혹하다는 점과 감정평가라 하는 것은 물건의 경제적 가치를 판정하여 그 결과를 가액으로 표시하는 것으로 전문가의 판단이며 의견이라 할 수 있으므로 그 자체가 그 주체의 주관적인 가치 판단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객관적인 적정가격을 찾아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임에도 감정평가 업자를 빈번히 손해배상청구대상에 노출된 채로 방치시켜 두어서는 감정평가제도나 감정평가사제도의 존속 자체가 위태로울 수 도 있다는 점에서 고려된 정책적 배려로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논거로 하고 있다.9)
위 두 견해 중 첫째의 견해에 따르면 제26조제 1항의 규정이 무의미하게 되므로 논리적으로 둘째의 견해가 타당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10) 따라서, 지가공시법 제26조제1 항의 규정은 객관적으로 적정가격이 존재하고, 감정평가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하여 그 적정가격과 다른 감정평가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 차이가 현저하지 아니하다면 감정의뢰인이나 그로 인하여 손해를 본 제3자는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하 여 감정평가업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감정평가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하여 감정평가 당시의 적정가격과 현 저한 차이가 있게 감정평가하여 그로 인하여 제3자가 손해를 보았다 하더라도 그 감정평가서가 감정평가의뢰인의 감정평가목적 을 위하여서만 사용할 수 있고 그외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그 제3자는 선의의 제3자가 되지 않기 때문에 불법행 위를 이유로 하여 그 손해를 감정평가업자에게 물을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지가공시법 제2 6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감정평가업자가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는 요건은, 타인의 의뢰에 의하여 감정평가업자가 감정평가를 함 에 있어서 故意 또는 過失로 감정평가시의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게 감정평가하거나 감정평가서류에 허위의 기재를 함으로써 걋奄가의뢰인이나 선의의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이다(제26조제1항). 그 요건을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손해는 타인의 의뢰에 의하여 감정평가를 함에 있어서 발생한 손해라야 한다. 여기서 감정평가라 함은 토지 등의 경제적 가치를 판정하여 그 결과를 가액(가격)으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물건의 경제적인 가치를 판단하는 작용이 게재되지 않은 순수한 사실 조사가 잘못된 것 등은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책임과 관계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감정평가업자가 손해배상책임을 지기 위하여서는, 주관적책임요건으로써 그 손 해가 감정평가업자의 귀책사유인 故意 또는 過失로 발생한 것이어야 한다. 여기서 故意라 함은 일정한 결과의 발생을 意慾하거 나 그것이 발생할 것을 인식 또는 예견하고 이를 용인하여 행동하는 것을 말하고, 過失은 그러한 결과발생을 注意하지 않았기 때문 에 모르고 행동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는 주관적책임요건으로써 일반적인 감정평가업무라는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평균 인으로써11) 통상적으로 누구나 갖춰야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抽象的過失을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감정평가업자가 감정평가를 함에 있어서 감정평가에관한규칙을 위반한 것이 과실로 인정되는지가 문제된다. 감정평가에관한규칙은 행정규칙으로 보아야 할 것이나 그것이 감정평가이론의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여 놓고 있으며, 전문인의 전문가로서 지식이 특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감정 평가업자가 감정평가를 함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준수하여야 할 원칙과 기준으로 정한(감정평가에관한규칙 제1조) 감정평가에관한 규칙을 준수하지 아니한 경우 그것을 적정한 감정평가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12) 감정평가업자에 대한 단속법규 위반으로 징계 책임(업무정지 2월 : 지가공시법시행령 별표 2.가.11.마 및 나.5.라)을 부담하도록 한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적어도 과실의 인정 은 당연하다 하겠다.13)

셋째, 감정평가 당시의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게 감정평가하거나 감정평가서류에 허위의 기재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적 정가격이라 함은 당해 토지에 대하여 자유로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합리적으로 성립한다고 인정되는 가격을 말하며, 현저한 차이라고 함은 감정평가가 가치의 판단이며, 의견이기 때문에 그 주체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임을 전제로 하여, 일반적 으로 그렇게 달라질 수 밖에 없는 범위를 초과하여 발생한 차이를 말한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허위의 기재라 함은 지가 공시법 제27조제1항의 규정에 있어서의 허위와 같이 故意로 진실과 다르게 기재한 경우를 말한다.14)
여기서도 적정가격과 현저 한 차이는 얼마의 차이가 나야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는지, 현저한 차이라 함은 고의에 의한 경우와 과실에 의한 경우가 같은지 또는 다른지에 대하여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하여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은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책임요건을, 주 관적책임요건으로써 감정평가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과 객관적책임요건으로써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다 충족되었을 때 성립되는 것으로 규정하여 놓고, 이를 각각 독립된 책임요건으로 구성하고 있음에도 주관적책임요건인 “고의 또는 과실”1 5)에 의하여 객관적책임요건인 “현저한 차이”를 달리 봄은 옳지 않으며, 객관적책임요건으로써 적정가격과 차이는 그 주체에 따라 나는 것이 감정평가의 성질상 당연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현저한 차이”가 아닌 “일반적인 차이”는 손해배상책임의 구 성요건에서 배제시키고 있으며, 지가공시법시행령 제7조제5항 및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 관한특례법시행규칙 제5조의4제4항은 감정평가에 있어서 현저한 차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나 확립된 견해가 수립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아주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적정가격과 1.3배를 초과하지 않는한 지가공시법 자체에서도 그 주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차이로 인정하고 있는 범위에 해당하므로 고의의 경우라 하더라도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지가공시법시행령 등에는 복수평가시 양 평가액간의 차이가 저가대비 1.3배를 초과하면 재평가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들의 제도가 유일한 판단기준이 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저가대비 1.3배를 넘어야 현저한 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부당 감정평가에 이르게 된 감정평가업자의 귀책사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탄력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현저한 차이는 고의에 의한 경우와 과실에 의한 경우와 다르게 보아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1997.5.7 선고 96다52427 판결).

… 지가공시법시행령 제7조제4항…지가공시법 제5 조제2항…地價公示法施行令 제7조 제5항…公特法施行規則 제5조의4제1항…의…각 조문들은 표준지 공시지가를 정하거나 공공사업에 필요한 토지의 보상가를 산정함에 있어서 2인 이상의 감정평가업자에 평가를 의뢰하였는데 평가액 중 최고평 가액이 최저평가액의 1.3배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건설교통부장관이나 사업시행자가 다른 2인의 감정평가업자에게 대상 물 건의 평가를 다시 의뢰할 수 있다는 것뿐으로서 여기서 정하고 있는 1.3배의 격차율이 바로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이 정하 는 평가액과 적정가격 사이에 ‘현저한 차이’ 가 있는가의 유일한 판단기준이 될 수 없다. …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은 고 의에 의한 부당 감정과 과실에 의한 부당 감정의 경우를 한데 묶어서 그 평가액이 적정가격과‘현저한 차이’가 날때에는 감 정평가업자는 감정의뢰인이나 선의의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정하고 있는 바, 고의에 의한 부당 감정의 경우와 과실에 의한 부당 감정의 경우를 가리지 아니하고 획일적으로 감정평가액과 적정가격 사이에 일정한 비율 이상의 격차가 날 때에만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보아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다면 오히려 정의의 관념에 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감정평가액과 적정가격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지 여부는 부당 감정에 이르게 된 감정평가업자의 귀책 사유가 무엇인가 하는점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탄력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더구나 위 판결은 양 평가액간에 고가가 저가대비 1.3배의 차이도 나지 않는 경우까지 현저한 차이로 보았다.16) 그러면 지가공시를 위한 감정평가시 양 평 가액간에 저가대비 1.3배를 초과하여 차이가 나지 않는한 그냥 그 금액을 산술평균하여 공시지가로 공시하는데, 이는 현저한 차이가 나는 부당 감정평가의 가능성을 내재한 지가를 정부에서 공시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모순에 빠지고 만다.
이와 같은 모순에 빠지지 않으면서 위 규정들의 합헌 또는 합법적인 해석을 위하여서도 복수평가시 양 평가액 사이 에 최고평가액이 최저평가액의 1.3배를 초과하여 차이가 나지 않는한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17)

넷째, 지가공시법에서 損害賠償의 책임요건으로서 違法性이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필 요한지에 대하여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民法상 債務不履行의 요건으로 違法性이 규정되어 있지 않음에도 그것을 긍정하는 것이 통설이고,18) 고의 또는 과실속에는 위법성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에서 그것을 부정하는 소수설이 있지만, 소수설은 주관적책임요건과 객관적책임요건을 분명하지 않게 하여 여기에서 그에 찬동하기는 어렵다.19)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가공시 법 제26조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당 감정평가는 감정평가업자가 그 의뢰인과 맺은 委任契約을 그 채무에 좇아 완전하게 이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違法性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즉, 委任契約에의 위반 내지 계약상의 의무위반이라는 객관적인 사실이 부당 감정평가에 있어서 違法性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부당 감정평가를 정당화할만한 사유인 違法性阻却事由가 있으면 違法性을 면하게 된다.
그러면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에 대한 객관적책임요건으로서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 또는 허위의 기재를 명문 으로 요구하고 있고 違法性에 대하여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음에도 그것을 또다른 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해석함이 옳은지에 대 하여 의문이 있다. 이 문제는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 또는 허위의 기재가 바로 지가공시법에서 요구하는 적법성이 결여된 즉, 違 法性을 내포한 감정평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에 대한 객관적책임요건으로서 감정평가 당시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게 감정평가하거나 감정평가서류에 허위의 기재가 있음으로서 족한 것인지, 그외에 違法性을 별도로 따질 필요 는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20)

다섯째, 감정평가의뢰인이나 선의의 제3자에게 損害가 발생하여야 한다. 여기서 선의의 제3자라 함은 위와 같 이 잘못된 감정평가 또는 허위 기재의 사실뿐만 아니라, 의뢰목적 이외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감정평가서류를 사용목적 이 외의 사용임을 인식하지 못한 감정평가업자 및 감정평가의뢰인 이외의 모든 자를 말한다.21) 대법원에서도 舊 鑑定評價에관 한法律에서의 善意의 제3자에 대하여 같은 뜻으로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1983.6.28 선고 83다카395 판결).22)

… 선의의 제3자라 함은 감정내용이 허위임을 인식하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그 감정서 자체에 그 감정서를 감정의뢰목적 이외의 목적으 로 사용할 수 없음이 명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감정평가의뢰목적 이외의 사용임을 인식하지 못한 제3자를 의미한다.…

그리고 , 損害라 함은 일반적으로 法益에 관하여 받은 不利益을 말한다. 즉, 만일에 부당 감정평가가 없었다고 한다면 있었어야 할 법 익상태와 부당감정평가가 이미 발생하고 있는 현재의 법익상태의 차이이다. 부당 감정평가에 의한 손해는, 적정한 감정평가 가 있었더라면 감정평가의뢰인이나 선의의 제3자가 받았을 이익과 부당한 감정평가로 감정평가의뢰인이나 선의의 제3자가 받 고 있는 이익과의 차액이다.

여섯째, 감정평가업자가 배상하는 손해는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게 감정평가”함으로써 감정평가의뢰인이나 제3자에게 “준 손해”이므로 그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게 한 감정평가”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因果關係가 있어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因果關係라 함은 선행의 사실과 후행의 사실과의 사이에 전자가 없었더라면 후자도 없었으리라는 관 계가 있는 경우에 성립되는 관계로, 이 세상의 모든 일이 원인과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인과관계는 무한히 연속되는 것이나, 이것을 손해배상과의 관계에 있어 어디까지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고 어디까지를 인과관계가 없다고 제한하여야 할 것인가가 문제로 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民法에서는 일반적으로 또는 통상 일정한 결과를 일어나게 하는 것으로 기대되는 조건을 결과의 원인으로 보아야 한다는 相當因果關係說을 취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그 중 채무불이행 당시에 보통 평균인이 알 수 있었던 사정과 채무자가 특히 알고 있었던 사정을 함께 고찰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는 견해(주관적상당인과관계설과 객관적상당 인과관계설의 절충설)를 통설로 취하고 있다. 부당 감정평가에 대하여 지가공시법 제26조제1항에는 이에 대하여 특별한 규정이 없 으나, 위에서 살펴본 民法의 입장과 달리 볼 이유가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에서도 감정평가업자의 부당한 감정평가와 감 정평가의뢰인 또는 선의의 제3자가 입은 손해와의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1997.9.12 선고 97다7400 판결)23).

…감정평가의뢰인측에서…담보물의 감정평가를 신속하게 처리하여 달라고 하면서 추후 자신이 임대차관계를 확인하겠다고 하여 그 양해 아래 임차인이 아닌…자를 통하여…담보 물의 임대차관계를 확인한 후 그 내용을 그대로 기재한 임대차조사서를 작성하여 감정평가서와 함께 감정평가의뢰인에게 교부하 였…으므로, …감정평가의뢰인이…감정평가업자의 위 주의의무 위반과 감정평가의뢰인의 위 담보대출로 인한 손해 사이에 상당인 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감정평가의뢰인의 채무불이행(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배척한…판단은 정당 …하다.

그런데 감정평가업자가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는 것은 감정평가의뢰인뿐만 아니라 선의의 제3자도 포함되는 것으로, 감 정평가의뢰인은 계약의 직접 상대방이기 때문에 감정평가업자의 부당 감정평가와 그가 입은 손해와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기가 비교적 쉬우나, 선의의 제3자와는 일반적으로 계약이 선행하여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입은 손해와 부당 감정평가와의 상당 인과관계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감정평가업자는 그가 작성한 감정평가서에 대하여 선의의 제3자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감정평가서에 “이 감정평가서는 의뢰목적외는 사용할 수 없으며, 만일 목적외로 사용할 경우에는 그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경고문을 보기 쉬운 곳에 적어두는 것이 대부분인데24), 그런 경우 알아야 됨에도 목적외 사용을 알지 못한 경우도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감정평가업자가 그러한 선의의 제3자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는지 가 문제된다. 이 경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감정평가업자와 감정평가의뢰인이 아닌 자는 목적외 사용을 알고 있지 않는한 선 의의 제3자가 되나, 다만 일반적으로 알 수 있음에도 알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이 경우 선의의 제3자는 자기가 그것을 알지 못하 였다는 것을 입증할 책임25)이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26) 따라서 그와 같은 경고를 알지 못한 것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선의의 제3자가 될 수 없고, 부당 감정평가와 그가 입은 손해와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대법원에서도 감정평가서 가 감정평가의뢰인과 감정평가목적을 위하여서만 사용할 수 있고 그외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제3자가 알았다면 그는 부당 감정 평가로 손해를 입었더라도 부당 감정평가와 손해발생과의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없으므로 감정평가업자는 그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1973.12.26 선고 73다1566 판결).27)

…감정서는 의뢰인만이 감정목적에 한하여 사용할 수 있고, 타인은 그 감정서를 사용할 없으며, 따라서 그 감정가액을 기초로 하는 거래를 할 수 없는 것도 원고가 잘 알고 있었다 한다.…피고(한국감정원)한테서 받아낸 감정서가 원고(제3자)를 위하여 이용될 수 없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의 피용인…이 그 직무상과실로 인하여…감정서는 그 의뢰인…을 위하여 …감정목적을 위하여서만 사용될 수 있다 할 것이요, 이 감정서가…원고에게 입수되어 원고가 이 감정내용을 믿고 이것을 토대로 거래를 하였다 할지라도(감정평가인)의 직무 상과실과 원고가 위의 거래로 입은 손해와의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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