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불 피해목 및 입목 감정평가에 관한 연구 권 오 순 | 정상감정평가사사무소, 감정평가사 1. 머리말 실화(失火)이던 방화(放火)이던 간에, 연간 전국적으로 적지 아니한 건수(件數)의 산불이 발생하여 우리나라의 귀중한 산림 자원을 소실시키고 있다. 자연림의 경우에도 문제가 되지만, 특히 조림(造林)의 경우에는 형사상의 문제가 발생함은 물론이거니와 민사상의 손해배상 책임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통상적으로 실화인 경우에는 검사가 약식기소하여 벌금형에 처하고, 이에 불복하는 자는 정식재판을 청구하도록 하는 것이 법원 및 검찰 측의 실무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감정평가업자가 눈여겨 볼 대목은 산불 피해목의 가격 산정인 것이다. 필자가 1997년도에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에 등록하여 경매감정평가 업무를 수행하던 중에 그 당시 동 지원 민사합의4부에서 소송감정을 한 건 처리하라는 전갈을 받았었다. 물론 다른 감정인들이 모두 마다하는 것이니 처리할 능력이 있으면, 한번 해보라는 것이었다. 현행 감정평가에관한기준(건교부령) 제2조 ②항에 의하면, 감정평가사는 자기의 능력을 벗어난 물건을 감정평가를 해서는 아니된다고 명정(明正)하고는 있다. 하지만, 가격을 산정하는 작업이야말로 감정평가사의 고유한 영역이니만큼 감정평가사라면 누구든지 법원의 요청을 수락하여 당해 사건의 검증 및 감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필자는 경제학과 출신으로서 임학(林學)의 핵심부분인 삼림측정(森林測定)을 하는 것이 부담은 되었으나, 이것 역시 입목(立木)의 가격 산정에 불과한 만큼 감정평가사가 해서는 아니 될 것은 없을 것이고, 굳이 감정평가사가 못한다고 한다면, 임업협동조합 등 임업관련 기관에서 이를 처리할 것이며, 그만큼 감정평가업자의 업무영역(業務領域)이 축소가 될 것으로 우려가 되었던 것이다. 이하에서 서술하는 제반 연구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그 당시의 의정부지원 민사합의4부 김 홍산 계장님과 가평군청 산림과 직원 제위(諸位)께 이 지면을 빌어서나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2. 산불 피해목의 감정평가에 있어서의 선결(先決) 과제(課題) 가. 전수조사(全數調査)를 할 것인가 표본목(標本木) 조사를 할 것인가? 통상 산불이 발생하면 광평수(廣坪數)에 해당하는 입목들이 소실되는 경향이 많다. 그 많은 산불 피해목들을 일일이 전수조사하는 데는 대단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물론 잘만 한다면, 전수조사가 설득력을 겸하게 되어서 사건당사자 또는 변호사 등으로부터 사실조회서를 받고서 답변서를 써야 될 번거로움이 적어진다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산불 피해목의 그루(본)수가 적다면 당연히 전수조사를 통하여 수고(樹高)와 흉고직경(胸高直徑) 및 재적(材積)을 산정해야 하나, 산불 피해지역의 현실은 전수조사를 어렵게 하는 것이 통례라 할 것이다. 결국 표본목 조사를 기초로 하여 산불 피해목의 총재적을 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때에 동원되는 학문적 분야가 근대통계학의 모수추측(母數推測)의 이론인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후술하기로 한다. 나. 경계측량(境界測量)을 할 것인가 아니할 것인가? 경계측량을 통하여 산불 피해면적이 얼마인가를 특정(特定)하는 과정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물론 산불 피해면적이 좁다면 경계측량의 필요성이 없다고 하겠으나, 피해면적이 커서 표본목 조사를 시행할 수 밖에 없다면, 경계측량은 필수 불가결하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통상 조림의 경우에는 시·군·구청 산림과(山林課) 등에서 조림실적확인서를 발급 받을 수가 있다. 이것은 조림에 관한 공부(公簿)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서, 조림면적(㏊)과 수종(樹種), 그루수를 특정할 수가 있게 된다. 즉, 경계측량을 통하여 산불 피해면적이 특정된다면, 그에 비례(比例)하여 산불 피해목의 그루수도 추정할 수가 있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표본목 조사방법을 채택하여 산불 피해목의 총재적을 구하는 방법을 채택한다면, 경계측량은 필수적이라고 할만하다. 다. 산불 피해목(또는 입목)들은 정규분포(正規分布)를 하는가? 산불 피해목 뿐만 아니라 모든 수종(樹種)의 입목의 감정평가를 수행함에 있어, 시간 및 조사비용의 절약을 위해서는 전수조사의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표본목조사를 행하는 경우가 있다. 표본목 조사를 통해서 감정평가 대상 전체 입목들의 수고, 흉고직경 및 재적 등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입목들의 수고, 흉고직경 등이 정규분포(normal distribution)를 하여야만 한다. 정규분포를 해야만 통계학의 제반 이론을 적용시키기에 합당하다. 입목들의 수고, 흉고직경 등이 정규분포를 한다면, 적절하게 선정한 표본목의 표본평균(標本平均)이 모평균(母平均)에 근접할 것이고, 일정한 오차범위(誤差範圍)의 확율(確率)이 주어진다면, 오차(誤差)를 구하여 제시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2. 산불 피해목의 본(그루)수 산정 가. 조림실적확인서에 의한 그루수 산정 산불 피해목의 그루수가 얼마인가 하는 문제는 전술한 바 있는 전수조사에 의할 수도 있고, 조림실적확인서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후술하는 방법은 조림실적확인서를 이용한 간접적인 방법임을 미리 밝혀 둔다. 전수조사에 의하여 산불피해목의 그루수를 특정하는 것은 논의할 가치가 별반 적다고 하겠다. (1) 조림실적 그런데, 이것은 최초의 식목 당시의 그루수이므로 이것을 그대로 산불 피해목의 총 그루수로 채택해서는 곤란하다고 하겠다. 즉, 최초로 식목을 한 후에 얼마나 활착을 하였는 지, 고사(枯死)한 정도와 인근 주민 등이 임의로 벌채한 것들도 아울러 고려해야만 적절한 산불 피해목의 그루수가 특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2) 활착율 (3) 고사율(枯死率) 및 임의벌채율(任意伐採率) (4) 간벌율(間伐率) 나. 산림청 예규에 따른 산불 피해목의 본(그루)수 산정 산림청 예규 418호(1995. 12. 01)인 "사유림입목벌채실시요령"에 따르면, 평균 흉고직경이 14㎝ 내외인 경우의 간벌 후 잔존본수 기준표에 의하면 1㏊당 880본이다. 산불 피해목들이 간벌되었는 지의 여부만 확인된다면, 간단한 방법으로 산불 피해목들의 총본수가 산출되어진다. 다. 산불피해목의 본(그루)수 결정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산불 피해목 전체의 본수는 3가지 방법에 의하여 구하여 진다. 즉, 전수조사에 의한 방법, 조림실적확인서에 의한 방법, 산림청 예규에 의한 방법이 그것들이다. 전수조사에 의한 방법을 직접법이라고 한다면, 후자 2가지의 방법이 간접법이라고 불리울 만하다. 이러한 제 방법을 사용하여 구하여진 산불 피해목의 총 그루수는 일종의 시산가격과 유사한 성질을 가진다. 이러한 것들 중에서 어느 것을 채택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물론 전수조사를 하였다면, 당연히 그것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간접법에 의하여 총 본수를 추정하였다면, 조림실적확인서에 의한 총본수 결정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조림실적확인서의 내용대로 식목을 하였다는 보장은 없겠으나, 산림청 예규에 의한 것보다는 보다 현실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하겠다. 필자가 의정부지원의 의뢰에 의하여 잣나무의 산불 피해목의 그루수를 간접법으로 조사한 바, 약 11,269 그루인 것으로 밝혀졌다. 4. 산불 피해목의 재적(材積) 산정 가. "전수조사"냐 "표본목 조사"냐의 문제 산불피해목의 본수를 전수조사에 의할 경우가 있음을 전술하였다. 산불 피해면적이 광평수인 경우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되나, 잘만하며 설득력을 구비하게 되고 사건당사자 또는 변호사 등으로부터 사실조회서를 받게 되는 번거로움도 덜 수도 있을 것이라는 논의도 이미 한 바 있다. 그러나, 근대통계학(近代統計學)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표본(sample)을 조사하여 모집단의 특성치(parameter)를 추측하는 것을 그 기본으로 하고 있음도 전술한 바 있다. 과거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에 출구조사 등의 방법으로 행하여진 표본조사를 통하여 당선자를 거의 정확하게 알아 맞추는 것을 보고서 필자는 통계학의 위력을 새삼 느끼곤 하였었다. 본고(本考)에서도 전수조사에 의한 산불 피해목의 재적 측정보다는, 표본목조사에 의한 방법을 주로 논의하고자 한다. 나. 표본목의 선정 및 표본평균의 산출 (1) 표본목의 선정 기준 필자는 표본목을 무작위추출법에 의거하여 선정하되 31 그루를 선정하였었다. 왜 하필이면 31 그루인가가 논의의 초점(焦點)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통계학의 중심극한(中心極限)의 정리(定理)(central limit theorem)에 의하면, 모집단(母集團) 분포(分布)가 정규분포(正規分布)하지 않을 때에는 표본크기(n)가 무한히 커야 평균(平均)의 표본분포(標本分布)는 정규분포에 수렴하게 된다. 그러나 응용면에서는 표본크기(n)가 30 이상이면 대표본(大標本)이라고 하고, 대표본에 의한 평균의 표본분포는 정규분포에 근사한 것으로 취급한다. 이와같이 대표본의 경우에 한하여 미지(未知)의 평균의 표본분포를 중심극한정리에 의하여 정규분포로 간주하게 된다. 그리고 미지의 표준편차(標準偏差)도 대표본에 의한 추정치, 즉 대표본에 의한 표본의 표준편차를 이용하게 된다. 대표본에 의한 표본의 표준편차는 응용면에서 모집단의 표준편차에 상당히 근사한 것으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하여 필자는 무작위추출법에 의하여 31 개의 표본목을 선정하고, 그것들의 수고와 흉고직경을 이용하여 간재적표(幹材積表)에 따라서 31그루의 재적을 산정하였었다. 또한, 31개의 재적의 표준편차가 모집단(母集團)(즉, 산불피해목 전체)의 표준편차로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31 그루의 평균재적이 모집단의 평균재적의 점추정치(點推定値)(point estimates)가 되는 것이다. (2) 표본평균의 산출
조재율 또는 이용율이란, 입목에 있어서 목재재적의 입목간재적에 대한 백분율을 의미한다. 즉, 원목재적을 입목간재적으로 나누어서 %로 표시한 값이다. 결국, 한그루의 입목 중에서 경제적 가치가 있는 부분을 의미한다고 보면 족하다 하겠다. 필자가 전술한 바와 같이 잣나무 31 그루에 대하여 조사한 바로는 조재율을 80%로 봄이 상당하였다. 조재율을 고려한 평균 재적은 19.461재 x 0.8 ≒ 15.569재가 될 것이다. 라. 모수(母數)의 추측 (1) 점추정치(點推定値) (2) 오차범위(誤差範圍)의 확율(確率)의 도입 잣나무 피해목들이 정규분포를 한다고 전제하였으므로 오차범위의 확율만 주어지면, 그 확율에 상응한 표준화변수(Z)의 값은 곧바로 정규분포표에 의해서 결정된다. 정규분포표는 표준화변수의 확율면적(確率面積)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지원에서 의뢰한 사건의 경우, 오차범위의 확율을 99.5%로 결정하였고, 그에 상응하는 표준화변수의 값은 2.81이다. (3) 오차(誤差)의 산정 결국, 15.569 재를 평균재적이라고 채택할 경우, 오차는 +5.94와 -5.94 사이에 존재하며, 진실한 모평균은 (15.569재 + 5.94재)와 (15.569재 - 5.94재) 사이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4) 산불 피해목들의 총재적(總材積) 산정 간접법에 의하여 산정한 11,269그루와 평균재적 15.569재를 곱한 값이 총 재적이 된다. 5. 잣나무의 단위재적당 가격 결정 목재상이나 임업관계기관 등에서 탐문조사(探聞調査)하거나, 임업협동조합중앙회 등에서 발행하는 자료 등을 통하여 문헌조사(文獻調査)를 하면 될 것이다. 6. 결론 산불 피해목 또는 입목들의 총 재적에 단위 재적당 가격을 곱하면, 산불 피해목 또는 입목의 감정평가액이 도출되는 것이다. 문제는 광평수(廣坪數)에 해당되는 입목 또는 산불 피해목의 경우에는 전수조사가 불가능하거나, 비용과 시간이 다량 소모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표본조사를 하게 된다. 그러한 경우에는 적절한 표본설계와 오차범위의 확율의 도입 등이 관건이나, 이에 관해서는 재론을 피하고자 한다. 광평수의 임지(林地)나 심산유곡(深山幽谷)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입목이나 산불 피해목을 감정평가하기 위하여 현장에 임하여 본 경험이 있는 독자(讀者)라면 누구든지, 그 황망(慌忙)함을 느껴 보았을 것이다. 필자도 그러한 와중에서 표본목 선정의 방법과 관련되는 통계학적 방법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상에서 기술한 제반 감정평가 방법론은 주로 표본목 선정이 용이한 경우에 적용하기가 원활한 방법들이다. 혼효림(混淆林)이나 이령림(異齡林)의 경우에는 표본추출의 방법론을 달리해야만, 이상에서 서술한 제반 이론들이 적용 가능할 것이다. 물론, 유령림(幼齡林)이나 소경목림(小徑木林)의 경우에도 유추적용(類推適用)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