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혁명과 부동산산업의 변화

서 후 석 | 경영학박사,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소장



1. 인터넷시대의 도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인터넷관련 업체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열풍이 몰아닥쳤다. 이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의 중요성에 대해서 공감은 했지만 실제적인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인터넷관련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S/W, 인터넷 중개와 인터넷 상거래 업체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인터넷이 우리 생활은 물론 산업까지 개편할 수 있는 혁명이라는 사실을 공감하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대다수 사람들이 인터넷을 철의 발견에 기반을 둔 철기혁명, 증기터빈의 발명에 기초한 산업혁명에 못지 않은 하나의 혁명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인터넷이 구체적인 현실로 받아들이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도 인터넷의 근간이 되는 인프라스트럭처가 1999년에 들어서면서 가정으로까지 확대된 데 기인되는바가 크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속도가 빠른 ADSL(Asymmetric Digital Subscriber Line), 케이블 모뎀, ISDN(Integrated Service Digital Network) 등과 같은 인터넷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인터넷 사용자수의 급증의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 결과 1999년 중반에 4백만 명 수준의 인터넷 사용자수가 연말에는 1천만 명을 넘어서게 되었다. 이 규모는 국내 인구의 1/5에 해당되는 것이며 노년, 장년, 유년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로 연결되게 된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전과는 달리 인터넷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시장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 학교, 기업, 연구소 등 대부분 법인들이 자체 홈페이지를 구축하였으며 수록 정보의 내용도 나날이 충실해지고 있다. 1998년도 말 국내 도메인 수가 1만 5천여 개였는데 불과 5개월만에 3배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인터넷 접속서비스업체의 매출액도 계속해서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이렇게 네티즌의 폭발적인 증가, 주도적인 인터넷 중개자(야후, 라이코스, 다음, 골드뱅크 등)의 등장, 애플리케이션의 발달 등으로 인하여 인터넷을 이용한 상거래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산업 각각의 분야별로 인터넷 정보 네비게이터(navigator, 검색 및 정보비교서비스업), 샾보트(shopbot) 등이 등장하였으며 이들에 의해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과 품질 비교가 용이해지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전자상거래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기존의 오프라인(off-line) 업체(백화점, 유통업체, 제조업체 등)들이 온라인(on-line)으로 시장을 확장하였으며 그 결과 온라인 상의 상거래가 더욱 더 늘어나게 되었다. 즉 산업별로 온라인 상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인터넷업체가 누가 될 것인지, 인터넷 업체가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어떻게 해체하고 재편할지 그리고 오프라인 업체가 온라인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한 이슈가 된 것이다.
인터넷혁명 속에서 기존의 오프라인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해체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구축될지가 기업들의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도 인터넷에 의한 산업 개편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구체적으로 부동산 정보, 부동산 중개, 부동산 금융 등과 같은 부동산 산업이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가 커다란 관심사가 아닐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업은 아직 경험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명확한 실체가 규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보다 앞서 인터넷이 발달한 미국을 중심으로 인터넷 업체의 움직임과 동향을 살펴보고 국내 인터넷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어떻게 변화될지 그리고 향후 부동산 산업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지에 대해서 시론적인 수준에서 살펴보았다.   

<표 1> 국내 인터넷 시장의 성장지표 추이

구분

1996년

1997년

1998년

1999년

인터넷 이용자수

731,910

1,634,934

3,103,000

4,368,000

인터넷접속서비스 매출액(억원)

194

536

716

930

kr도메인 수

2,664

8,045

15,266

46,626

kr호스트 수

73,194

131,005

177,299

202,541

ISP사업자수

16

21

26

29


자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전산원


2. 인터넷시대의 산업변화 트렌드

가. 기본 컨셉

기존의 비지니스 프로세스에는 정보가 배태되어 있으며 경쟁업체보다 뛰어나고 차별화된 정보로 가치사슬(value chain)과 공급체인(supply schain)을 구조화한 기업은 산업 내에서 경쟁우위를 갖게된다. 즉 가치사슬과 공급체인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사업활동들을 실제로 상호간에 연결시키고 최상의 경쟁우위와 잠재이익을 창출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정보인 것이다. 따라서 가치사슬과 공급체인에는 정보가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를 아무런 비용 없이 누구나 무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됨에 따라 기존의 가치사슬과 공급체인에 결부되었던 정보가 이제는 아무런 가치를 지닐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정보가 결부된 가치사슬과 공급체인에서 정보가 분리되게 된다. 인터넷에 의해서 정보와 사물이 분리되면서 양자간의 관계가 무의미해지는 것은 물론 정보의 경제논리도 새롭게 재구조화하게 된다. 이렇게 됨에 따라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해체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보 불균형의 붕괴로 인해서 정보의 윤택성과 도달성의 반비례 관계가 무너지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정보의 경제논리 자체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고 <그림 1>에서와 같이 기존의 반비례곡선에서 새로운 반비례곡선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가치사슬을 재건하는 과정, 즉 새로운 반비례곡선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네비게이터가 중요한 기능을 하게된다. 왜냐하면 최종 소비자들이 정보를 비교하기 위해서 인터넷 네비게이터로 모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최종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이동하고 이를 인터넷 네비게이터들이 장악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네비게이터들이 소비자를 등에 업고서 기존 오프라인 산업의 가치사슬과 공급체인을 개편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나. 산업변화 트렌드

이렇듯 산업에 대한 각종 정보를 집적하고 정보를 비교할 수 있는 네비게이터들이 온라인의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비공개 지식들이 인터넷상에 공개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 인터넷 업체들이 기존의 비즈니스에 비해서 저렴하면서도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만 오프라인의 비즈니스를 재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 1> 정보의 윤택성과 도달성의 관계  

(자료) 에반스와 워스터(2000), p172에서 인용


이런 노력에 따라 기존의 산업은 다음과 같은 트렌드로 변화될 것이다. 첫째, 기존의 유통 경로가 단축되게 된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도·소매업, 대행업체들이 줄어들거나 사라지게 될 것이며 그에 따라 각종 유통 경비가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산업간의 경계도 무너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자사가 보유한 중요 산업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산업내의 표준을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산업의 주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넷스케이프가 자신의 소스코드를 공개함으로써 넷스케이프의 표준에 맞추어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이 촉진되고 궁극적으로 전체 시장을 장악한 사례에서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인터넷 산업에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가격설정(pricing)의 메카니즘이 변화하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가격결정 메카니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산업경쟁구조가 바뀌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제품의 가격은 판매자가 부여하였으나 이제는 고객이 지불하려는(willing to pay) 수준이 곧 가격이 된다.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은 인터넷을 이용함으로써 소비자들은 탐색비용(searching cost)과 전환비용(switching cost)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판매자들도 오프라인에서 가격을 변경할 때 소요되는 비용인 메뉴 비용(menu cost)을 인터넷을 통해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 변경을 수시로 할 수 있게되고 가격의 차별화도 훨씬 쉬워진다.
넷째, 고객 데이터의 활용여부가 산업내의 경쟁우위를 결정짓게 된다. 왜냐하면 인터넷으로 인해 고객 정보를 쉽게 입수할 수 있고 고객의 움직임도 실시간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고객, 정보시스템, 경영진 3자간의 상호작용이 거의 동시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고객 정보를 토대로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공동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 예측모델(predictive model)을 앞서 개발하는 업체가 산업 내에서 주도적인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3. 국내 인터넷관련 부동산 업체의 현황

국내 인터넷관련 부동산 업체들은 부동산 정보제공업체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들 업체를 우선 부동산 유형별로 나누면 아파트 가격정보에 집중하고 있는 부동산뱅크, 부동산플러스, 텐, 부동산서브 등과 같은 업체가 있고 오피스 정보를 주로 제공하는 신영, 임대정보사 등이 있으며 상가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코르닥 등이 있다. 그리고 아파트는 물론 오피스 정보까지 부동산관련 정보를 폭넓게 제공하는 부동산 114(www.r114.co.kr) 등이 있다. 그리고 부동산의 거래형태 즉 정상시장과 경매시장으로 나눌 경우 대부분의 업체가 정상 시장을 주 대상으로 삼고있는데 비해 인포케어와 태인 등이 비정상 시장인 경매에 큰 비중을 두고있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들 중에서 아파트 담보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부동산 114가 대표적이며 나머지 업체는 금융기관을 링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앞에서 거론한 독립계 인터넷 부동산 정보업체 외에는 매일경제신문사가 운영하는 엠케이랜드,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정보 사이트 등이 있다.  
인터넷과 관련된 부동산 업체들의 특징을 몇 가지로 나누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직은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를 비교하는 네이게이터 수준에 머물러 있다.
둘째, 대부분의 부동산 정보제공 사이트들의 수입기반은 열악한 상태이다. 왜냐하면 검색엔진, 무료 이메일 계정, 무료 전화 이용 등을 기반으로 하는 포탈사이트에 비해서 부동산 정보 전문사이트는 광고 수입의 비중이 매우 낮고 데이터베이스의 판매, ISP 정보 제공수입 등과 같은 소소한 수입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기반이 취약한 실정이다.
셋째,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 사이트들은 포탈사이트, 언론사 사이트, 금융기관 사이트 등과 전략적 제휴를 하고 있으며 전략적 제휴에 따라 시장이 분할되고 있는 실정이다.
넷째, 아직도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인터넷을 토대로 하여 오프라인의 비지니스로 진입하거나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고안해내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부동산 유형별, 부동산 거래형태, 부동산 금융시장 등을 통합한 부동산 포탈 사이트가 아직 출현하지 않고 있으며 각각의 사이트들이 포탈사이트로 발전하려고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 2>는 국내 부동산관련 인터넷 업체들의 경쟁구도와 향후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서 도표화한 것이다.   

  
<그림 2> 국내 부동산관련 인터넷 업체의 현황

4. 인터넷 혁명에 따른 부동산 산업의 변화

국내 부동산관련 인터넷 업체들은 인터넷에 의한 산업구조 개편이라는 구도에서 볼 때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 정보가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어서 정보의 불균형은 무너지고 있지만 아직은 기존의 가치사슬이나 공급체인을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즉 부동산 정보를 검색하고 서로 비교하는 네비게이터 수준이고 비록 인터넷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오프라인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형편이다. 특히 부동산은 다른 산업에 비해서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에는 적합하지 않은 특성이 있기 때문에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들이 오프라인의 부동산 중개, 경매, 금융 업무 등에 진출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태이다.
그렇지만 인터넷 혁명이 가속화될수록 점차 부동산 산업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면서 기존 시장을 재편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부동산 정보 제공업, 부동산 중개업, 부동산 금융업 등이 향후 어떻게 개편될 것인지를 미국의 사례를 통해서 변화 방향과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가. 부동산 정보 제공업

부동산 정보제공업체들은 네비게이터의 기능을 담당하는 수준에서 오프라인 부동산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예를 들면 부동산 중개 및 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거나 아니면 자산관리 사이트 또는 금융 포탈사이트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를 토대로 부동산 중개 및 금융 등의 사업으로 바꿔 나갈 경우에 대해서는 뒤에서 살펴보고 여기서는 개인의 자산관리 사이트나 금융 포탈사이트로 발전해 나가는 것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우리나라에서 개인들은 자신의 보유자산 중에서 대략 70%는 부동산에, 예금에 20% 그리고 증권 및 채권에 10% 내외를 투자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개인들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경우에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 부동산이며 증권, 예금, 채권 등은 부수적인 것이 된다. 최근 들어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2001년부터 예금자보호법의 완화 등 개인들의 자산관리가 매우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정보를 중심으로 예금, 증권, 채권 등의 정보를 포함하여 개인들의 자산관리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자산관리 포탈사이트로 발전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금융포탈사이트를 지향하는 증권사 홈페이지, 금융기관 홈페이지들이 부동산 정보까지 포괄하기 위해서 부동산 정보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따라서 만약 부동산 정보업체가 자산관리 또는 금융포탈사이트로 발전해 나가지 못하면 금융포탈사이트에서 부동산 정보사이트를 흡수 통합할 가능성도 있다.

나. 주택담보대출업

미국의 E-loan(www.eloan.com)이 처음으로 주택대출을 온라인으로 서비스한 1997년의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약 2억 6,500만 달러였으며 그 이듬해인 1998년에는 7억 2,500만 달러로 거의 3배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한 예측기관에 따르면 2003년에는 9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나 전체 주택대출시장의 10% 정도를 점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미국주택대출시장에서 온라인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지만 연간 200% 이상의 비율로 급성장하고 있어 예측기관의 전망대로 온라인 주택담보대출의 규모는 날로 커질 것이다.
그렇지만 국내의 경우에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금융기관의 홈페이지와 부동산 114의 인터넷 아파트 담보대출 사이트 등에서 이루어지는 대출 신청 건수가 높은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최근 인터넷 아파트 담보대출에 적극적인 주택은행의 경우 하루 20여건의 대출이 온라인 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더구나 인터넷 신청자에게 대출금리를 우대하고 있어 이 규모가 더욱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올해 안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출프로그램을 설치할 예정이기 때문에 대출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금융기관이 아닌 독립적인 인터넷 업체(E-loan, Mortgagefinder 등)가 모기지 대출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제공하였다. 따라서 이 시장에서 인터넷 업체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에는 독립적인 인터넷 업체가 사이버 모기지 브로커 시장으로 진출한 사례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한 미국의 경우는 주택대출 금융기관이 매우 많고 대출시장에서 모기지 브로커와 모기지 뱅크들의 역할이 큰 편이기 때문에 대출조건을 비교 검색할 필요성이 높다. 따라서 대출조건의 검색 기능의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독립적인 인터넷 주택담보대출 사이트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국내 주택담보 대출조건은 금융기관 사이에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대출정보를 비교할 필요성이 낮았다. 따라서 독립적인 인터넷 업체가 아닌 은행별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사이버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림 3>에서와 같이 미국 E-Loan의 사업구조에서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커미션의 수입이 발생하지만 국내의 경우 아직 대출중개수수료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고 대출위탁의 위험성 때문에 쉽게 위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림 3> 미국 E-loan의 인터넷 주택담보대출의 구조

   (자료) 아리모토 미츠오(1999), p137에서 인용

다. 부동산 중개업

국내의 경우 부동산 거래의 대부분은 중개업소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직거래의 비중은 매우 낮은 편이다. 일부 지역정보신문 등의 경우에 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시장규모는 크지 못하다. 이러한 지역정보신문사들이 자신의 정보를  웹사이트에서도 제공하는 사례가 많아 실질적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벼룩시장이라는 지역신문이 일종의 포탈사이트를 개설하고 직거래 매물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직거래를 통할 경우에 중개업소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지만 거래에서 발생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직거래를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외에도 법원의 경매 물건, 금융기관과 자산관리공사의 물건 등의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서 제공되고 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 경매컨설팅을 통해 낙찰을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경매사이트(옥션 등)에도 부동산이 일부 경매로 올라오고 있지만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문 상태이다.
미국의 경우 인터넷에 물건을 게재하여 기존의 부동산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부동산을 매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사이트들 중에서 대표적인 것으로  오너스닷컴(owners.com)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이 사이트는 주택을 사고 파는 사람들에게 매각에 필요한 경비 계산, 신문 등에 낼 광고문안을 작성하는 소프트웨어, 부동산 판매의 스텝식 매뉴얼, 매물검색, 학군 및 지역정보, 주택대출 알선, 매입 희망조건에 해당되는 매물 이-메일링(E-mailing)서비스 등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국내의 직거래는 매매 당사자의 책임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데 비교하여  이 사이트의 경우에는 매매 당사자간의 계약을 돕기 위해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택대출서비스. 에스크로우(escrow) 서비스, 주택보험, 주택 검사 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부동산 매매 원스톱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회사는 인터넷 고객만을 공략하지 않고 일반 대중을 타켓으로 공략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체를 이용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그림 4> 미국 오너스닷컴의 부동산 거래구조

(자료) 아리모토 미츠오(1999), p141에서 인용

오너스닷컴과 같은 사이트가 수없이 늘어나게 되면 사이트들을 일일이 찾아가 매물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소비자의 탐색비용(searching cost)을 줄이기 위해서 인터넷에서는 샾보트(shopbot) 프로그램이 발달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거의 탐색비용을 들이지 않고 가장 저렴한 공급자를 찾는 것이 가능해진다. 국내의 경우 대부분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중개업소로부터 가격정보를 얻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중개업에 진출하기보다는 중개업소의 거래를 촉진시켜 광고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비지니스 구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부동산 직거래를 전담하는 사이트가 출현하여 부동산 직거래에 따르는 각종 위험을 줄여주면서 부동산 매매 토탈서비스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부동산 정보업체와 대규모 부동산 중개업체 특히 외국부동산 회사가 직접 직영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중개시장을 재편해나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이 부동산 매매에서 발생되는 각종 불편함이나 과도한 수수료 부담 등이 지속될 경우 인터넷에 기초해 고객을 집객시키고 부동산 중개를 특정 제휴 중개업소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중개 비즈니스 모델이 개편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 시장이 급속한 변화가 이루어지듯이 이런 현상도 의외로 빨리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부동산 경매시장도 인터넷 경매 형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즉 법원, 자산관리공사, 금융기관 등의 경매가 법원에서가 아니라 웹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공적기관의 경매가 웹으로 구조화되기 위해서는 법적 인프라는 물론 웹 경매구조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일반적인 웹 경매는 매우 발달된 상태이기 때문에 부동산을 위한 경매구조를 갖추는 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금융기관이나 채권자가 압류하기 직전에 채무자가 자신의 보유 부동산을 급매물로 내놓는 경매시장이 인터넷상에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5. 결론

아직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인터넷을 혁명적 상황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이런 인터넷 혁명은 산업 전반을 개편하게 될 것이며 부동산 산업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무상으로 제공되고 공유됨으로써 정보의 불균형이 붕괴되고 그에따라 기존의 가치사슬과 공급체인이 무너지게 되었다. 따라서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가치사슬과 공급체인의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즉 정보를 제공하고 비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비게이터들에 의해서 부동산 산업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인터넷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는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를 비교하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아직까지 부동산 산업을 재편하거나 재편할 움직임은 없는 상태이다. 이는 다른 산업과는 달리 부동산이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키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터넷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부동산 토탈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터넷의 발전에 따라 부동산 산업이 재편될 것은 예상되지만 변화의 중심이 인터넷 부동산 정보업체에 의해서 이루어질지 아니면 기존의 부동산 업체들에 의해서 이루어질지는 인터넷에 부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누가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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