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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숨쉬는 세상과 다른 더 넓은 세상속으로 글, 사진｜송 준 용 (「천의얼굴」SCUBACAMP 대표, KUDA 강사) 빨간 장미 말미잘.. 하얀 백합 말미잘.. 수산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커다란 문어... 언제나 바닷속은 나를 설레게 한다. 특히 느즈녁한 겨울바다는... 늦겨울의 바다속은 고요와 정막, 그리고 여름에 사람들이 두고 간 추억이 있다. 그 추억을 사람들은 가슴속에 간직하고 살겠지만, 난 그 추억과 만나러 간다. 올해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답답하던 마음도 눈이 내리면 시원해지곤 했는데, 요번 눈은 내릴 때 마다 폭설이란 단어를 달고 다녀서 그런지 그리 반갑지가 않았다. 눈이 많이 와서 은근히 도로걱정을 하면서 동해안 속초 고성군 문암리로 발길을 향했다. 잘 정돈된 스킨스쿠바 다이빙 리조트... 리조트에 도착하면 왼쪽으로 작은 모래사장이 있고리조트를 끼고 오른쪽으로 물이 맑은 작은 포구가 있다. 포구에서 배를 타고 바닷속 여행을 떠난다. 작은 모래사장이라곤 하지만 여름엔 피서객이 제법 찾아오는 곳이다. 나는 이곳에 가끔 오지만, 올 때마다 작은 바위산에 올라가서 바다를 바라본다. 언제나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만 느낌은 항상 틀리다. 설레는 마음, 탁트이는 마음,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 바다는 그렇게 나를 변화시킨다. 나는 다이버다. 바다로의 여행을 안내하는 가이드이기도 하다. 바다를 찾는 날이면 마음속으로 기도를 한다. "동료들의 안전과 즐겁고 멋진 여행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스킨스쿠바를 위해 장비조립을 하고 짝과의 호흡도 맞추어본다. 이젠 바닷속으로 여행하는 일만 남았다. 속초 바닷속에는 말미잘군락이 잘 형성되어 있어 서울에서 스킨스쿠바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이 바닷속 여행을 즐기기 위해 주로 찾는 곳이다. 수심 7-40m 정도까지 초급과 중급, 상급의 다이버들이 적절한 포인트를 찾아 다이빙을 즐길 수 있으며, 다이빙 보트로도 15분내에 도착할 수 있는 포인트라 배멀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리조트에서 꼽을만한 포인트로 금강산과 낙산대기란 곳이 있다. 이 곳은 수중경관이 마치 육상의 금강산과 낙산이 바닷물에 잠긴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로 화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이 무성하면 그 곳에 사는 동식물이 다양하듯이 바닷속도 해초가 무성하며 해조류가 많으면 거기에 서식하는 각종 어류와 동물들이 많아진다. 이곳에도 산을 끼고 돌면 빨간 말미잘이 피어있고, 또 다시 산길을 유영하다보면 저만치 문어가 먹물을 쏘며 이방인들에게 인사를 한다. 흰색 말미잘은 한 송이 백합이 여유자작 피어있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속엔 그들만이 살아가는 생존방법이 있고 우리에겐 아름다운 꽃으로 보이지만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촉수를 뻗고 있는 것이다.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산중턱에 도착하면 편안함과 여유가 생겨 주위를 돌아보게 된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도치란 물고기가 나와 더불어 편안함을 즐기고 있는 듯 내 옆에 가만히 앉아있다. 도치란 물고기는 이곳 동해안에서 그것도 겨울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어종으로 몸집은 꼭 복어처럼 생겼고 배쪽에 빨판이 붙어있어 바위에 몸을 붙이고 산다. 몸집에 비해 지느러미가 작아 자기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길지 않아 조류나 해류에 의해서 이동한다. 가만히 손으로 만져 보니 고무풍선에 물을 채워놓은 듯 물렁물렁하여 조심스럽게 양손에 올려놓고 눈을 쳐다보고 있으면 아주 선한 눈빛으로 나와 눈을 맞춘다. 이럴 때면 나도 같은 착한 사람이 되는 냥 싶다. 도시에서의 찌든 생활들이 저만치 멀어진다. 내가 쉬는 숨소리...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이처럼 간절하게 들 때는 이순간이 아닌가 싶다. 쉭~~~~익.. 후~~~~우..... 쉭~~~~익.. 후~~~~우..... 내가 뱉어놓은 공기방울이 바다위로 천천히.. 그리고 도시속으로 돌아간다. 25분여의 시간이 꿈처럼 흘러간다. 이젠 바닷속과의 이별을 할 때인가 보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지금 이 순간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며 바다위로 되돌아온다. 바다 위에는 우리를 반겨주는 보트가 기다리고 있다. 저 멀리 설악산 정상에는 아직도 하얗게 내린 눈이 내 시야에 들어온다. 바닷속은 활짝 핀 꽃들로 봄이 찾아왔건만 저만치 설악산은 아직도 겨울이라니....자연은 이처럼 오묘한가 보다. 온몸으로 한기가 느껴진다. 이젠 정말 도시로 돌아가야 하나보다. 다시 이방인이 되어... 한주의 나의 일상을 벗어버리고 잠깐이지만 자연인이 되어본다는 것은 생활의 큰 활력소가 된다. 도시속으로 돌아오는 지금의 나는 멋진 내일을 기대해본다. 가슴속엔 자연인인 내가 살아있으니까... 다이빙하기 좋은 시기 1년중 모든 계절이 다이빙하기엔 좋지만 가장 좋은 시기는 가을이다. 바닷물은 3개월씩 뒤로 가는 관계로 피서철이 지난 9-11월사이가 가장 좋다. 수온도 높고 피서객들이 없어 조용한 바닷가에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기엔 더없이 좋다. 9-11월이면 단풍놀이 가는 사람이 많아 도로사정은 크게 다를 게 없지만 한쪽에서 산으로 가을을 맞이하러 가고 또 다른 한편에서 다이버들이 바닷속에서 가을을 맞이한다. 하지만, 각 계절마다 볼 수 있는 특정 어류들과 해조류들이 있기에 다이빙은 언제든 색다른 느낌을 준다. 숙박시설 몇 년전만 해도 동해안은 숙박시설이 별로 깨끗하지 못한 민박 몇 채가 전부였지만, 요사이 모텔도 들어서고 민박집은 깨끗하게 단장들을 하고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관광지인 속초에는 콘도가 많기 때문에 콘도 수준으로 민박을 꾸며놓지 않으면 불편함을 감수하고 민박을 이용할 사람은 없기 때문에 요즘은 세련된 민박 뿐 아니라 콘도이용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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