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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부동산에서도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대격변의 시대를 맞이했다.
코로나 이후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맞춰 경제 체제 역시 재편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로 기업들의 기존 공급망이 붕괴되고 ‘언택트’라는 비대면이 확산되면서 경영 패러다임 역시 변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코로나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폭우, 태풍, 기온 상승 등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환경에 관한 관심도 커졌다.
이에 기업의 경영 패러다임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도 크게 바뀌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의 수익률과 함께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로 불리는
ESG 목표를 함께 충족할 수 있는 투자를 적극 검토하게 됐다.

글. 원나래 기자(데일리안 부동산부)

코로나19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새로운 개념 아냐

최근 하루가 멀다고 매스컴에 ESG라는 용어가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ESG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20년 전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논의되며 연착륙 과정을 거쳤고, 기업들이 코로나 시대에 맞춰 체질 개선을 하는 데 필수적 요소로 자리 잡게 됐다.

ESG의 초기 실천 사례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전기노동자협회가 운용 자금을 주택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유나이티드 광산근로자조합이 의료 시설에 투자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이후 197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탄압 정권(Apartheid Regime) 사례는 ESG가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레온 설리번 목사가 1971년 설리번 원칙이라는 윤리 강령을 설립하고, 이에 어긋나는 남아공 기업에 투자한 미국 기업을 조사했다. 이를 토대로 미국 정부는 남아공의 많은 기업에 투자 금지 조치를 했고, 정권이 퇴출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2006년 유엔의 책임투자원칙(PRI) 주도로 원칙이 제정되고 이에 서명하는 글로벌 연기금도 늘어났다. 이것이 ESG 투자의 시발점이었다.

최근 ESG는 세계적으로 기업의 비재무적인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무어스는 국가별 ESG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으며, 모건스탠리와 블랙독 등 글로벌 투자기관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연금공단 역시 ESG 투자를 공식화하고 있다.

건설사부터 부동산 자산 운용사까지, ESG 경영 본격화

자연스레 건설·부동산시장에서도 ESG는 투자의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 국내 10대 건설사들은 올해 목표로 ESG 경영을 제시하고 기존 건설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ESG 전담조직도 신설하는 분위기다. 포스코건설은 건설사 최초로 ESG 채권을 발행했고, 일부 건설사들은 그린본드 발행을 검토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 태영건설, 대림산업 등은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강화 작업을 진행했다.

신재생에너지 신사업을 추진 중에 있는 건설사도 있다. SK건설은 23년 만에 ‘SK에코플랜트(SK ecoplant)’로 사명까지 바꾸고 ESG를 선도하는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이 되기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환경 비즈니스로 사업구조를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직접적으로 환경사업과 관련이 있는 시멘트 업체들과 에너지 성능기준 강화와 관련된 건자재 업체들도 적극적이다. 시멘트사들은 폐기물 소각을 통해 탄소배출 감축을 추진 중이다. 쌍용양회는 환경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추진했고, 단열재·창호 회사들은 에너지 성능 강화를 위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투자에도 ESG가 중요한 가치 평가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운용되고 있는가에 따라 자산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들에게도 ESG가 화두로 떠올랐다. 약 4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이지스자산운용은 ESG 경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ESG 전담조직을 만들기 위해 최근 지속가능개발팀을 만들었다. 지속가능개발팀은 ESG 전담조직 설립을 포함해 ESG 경영 가이드라인 설계도 준비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도 상반기 ESG위원회 설립을 목표로 ESG 실무 태스크포스팀(TF)을 만들어 이와 관련한 정책을 만들 예정이다.

ESG 반짝 유행? 대다수 전문가 “그렇지 않다”

결국 올해도 ESG 경영은 화두가 될 전망이다. ‘ESG 경영이 단기간의 반짝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까’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게 대다수의 전문가 의견이다.

이전부터 지속가능(Sustainablity)이란 키워드와 함께 사회공헌, 녹색 등의 개념이 경영활동을 하는데 꾸준히 논의돼왔으나, 최근 흐름은 과거와는 분명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수익창출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우선시 되지 못했던 환경문제 이슈를 이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공감대를 같이하면서 기업과 수요자 모두 연쇄적인 변화가 촉발되고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법과 규제가 도입되는 시점보다 더 빠르게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ESG에 따른 규제와 배제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 ESG 경영은 이미지 제고 차원의 착한 경영을 하겠다는 기업의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투자유치 및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기고 고객들로부터 외면받아 결국 지속가능한 경영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ESG 지표가 낮다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된다. 이러한 논리는 부동산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따라서 부동산시장에서도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 이행 사항’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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