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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A TOGETHER
부동산 이야기

가상화폐와
부동산시장

송현부 도시경제학 박사(일본도시경제연구소 소장)

화폐가 없는 시대에는 물물교환을 통해 물건이 거래됐다. 물물교환보다 더 용이한 거래를 위해서 물품화폐는 금속화폐와 지폐로 발전했고, 오늘날 신용 기반의 신용화폐까지로 이어졌다. 현재 화폐는 상품교환(거래) 시 가치의 척도, 지불(유통) 수단, 가치 저장의 기능을 매개로 통용된다. 상품의 가치척도, 교환 수단으로 사회에 유통되는 그 자체의 가치로 은행 등에 저장되고 있기도 한다. 오늘날 세계 각국의 화폐 유통은 현금통화(중앙은행권 및 주화)와 은행예금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각국의 경제에서 화폐의 대부분이 은행에서 예금과 지불로 통용되고 있다.

가상화폐(Bit Coin)인 비트코인 등은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온라인 암호화폐로 통용된다. 암호화폐의 단위는 2009년 1월부터 BTC 또는 XBT로 표시 및 통용되고 있다. 이는 중앙은행 없이 세계적 범위에서 P2P(Peer to Peer) 방식으로 개인간 자유로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거래 장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범위에서 여러 사용자들의 서버에 분산하여 저장되므로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하며 암호해시 함수를 사용한다. 암호화폐의 종류는 이더리움(ETH), 이더리움클래식(ETC), 리플(XRP), 라이트코인(LTC), 에이코인(Acoin), 대시(Dash), 모네로(Monero), 제트캐시(Zcash), 퀀텀(FCT) 등으로 2000여 종류에 달하는 알트코인이 생겨났다. 여기서 알트코인은 비트코인 이후에 등장한 암호화폐를 의미한다. 비트코인은 여러 알트코인 사이에서 일종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어 다양한 서비스로 이용된다.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상점포도 많아지는 등 생활에 밀접한 분야까지 확대되어 이전보다 친숙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고액의 자산인 부동산 시장에서도 자산 암호화폐를 지불해 매매가 성사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로 부동산을 매매(구입) 시에는 세심한 주의와 확인이 필요하다.

암호화폐는 실물 자산이 아닌 인터넷상의 자산이다. 물론 부동산 매매, 상점포, 음식점 등 다양한 매장에서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송금 수수료가 저렴하고 송금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해외 송금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해외여행지 등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환전 수수료가 들지 않고 지불이 가능하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사용, 거래할 때 신중해야 한다.

가상화폐의 확산과 함께 암호화폐로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는 사례가 일부 국가에서도 포착된다. 유럽의 매력적인 부동산 투자대상국의 하나인 터키의 사례를 보면,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로 부동산을 구입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회사인 안탈랴 홈즈(Antalya Homes)는 2018년에 비트코인을 사용해 9개의 부동산 판매 거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로 결제하면 환차손 없이 은행 계좌를 통해 송금이 되어 보다 믿을 수 있고, 거래도 신속하게 이뤄진다는것이다.

일본의 사례로는 부동산서비스회사 이탄지(ITANJI)가 부동산 시장에 있어서 새로운 서비스로 2018년 1월 헤야진 코인(HEYAZINE COIN)을 출시해 암호화폐(HEYAZINE COIN)로 부동산을 매매 등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암호화폐로 부동산을 구입하고자 하거나 부동산을 매각하고 암호화폐화하려는 고객의 결제로 계약, 중개 등에서 이탄지가 지원한다. 부동산의 매매금액뿐 아니라 기타 비용 및 수수료 등도 가상통화로 결제할 부동산 거래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암호화폐로 완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동산 거래에 IT 기술을 도입해 기존 부동산 거래 시장에도 변화를 준다고 한다. 이탄지는 이미 부동산 중개업체를 위한 영업지원 클라우드시스템과 부동산관리회사를 위한 중개업무 지원시스템인 클라우드임대(Cloud Chintai) 등으로 부동산 업무를 효율화했다. 암호화폐(HEYAZIN COIN)를 부동산과 IT에 접목하여 부동산 시장에 매매 거래 등의 업무를 전개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가상화폐로 사용된 것이 10년도 채 되지 않았으나, 부동산 시장에서 결제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부동산 구입에 관련된 비용에서의 결제도 암호화폐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비트코인 거래에서 수억 원단위의 평가 이익을 투자가에게 비트코인으로 부동산 등을 구입하는 자산의 분산화가 되고 있다.

이렇듯 암호화폐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에 대한 장점으로 첫째, 위험(Risk) 분산이 가능하다.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다른 투자에 비해 가격 변동 폭이 큰 것이 특징이다. 가격이 하락할 시 보유한 암호화폐의 가치가 하락해 큰 손실을 낳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한 위험회피로 부동산을 구입함으로써 가격 변동 위험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가치의 변동이 암호화폐 보다 작다.

둘째, 복잡한 부동산 계약 등을 간소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구입은 절차가 복잡하고 많은 서류를 요구하는 등 번거로움이 따른다. 친필 서명과 인감의 날인을 요하는 절차도 많고, 같은 내용을 반복 입력하기도 한다. 한편, 암호화폐가 부동산 구입에 사용된다면 계약에 관한 다양한 노력이 수월해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소유자와 구매자의 정보, 부동산의 과거 거래내역 등을 사람을 통하지 않고서 그 정보를 얻어 계약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구입에 시간과 노력을 암호화폐를 통해 결제하면 효율적일 것이다.

셋째, 해외 부동산을 구입하기 쉽다. 우리나라의 원화로 해외 부동산을 구입한다면 원화를 해외 현지 통화로 환전해야 하지만 암호화폐를 이용하면 현지 통화로 환전하는 번거로움, 환율 수수료가 없다. 또한 암호화폐는 기존 화폐와 달리 국경을 넘은 송금이나 거래를 할 때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처리 속도도 상대적으로 빨라 국가 단위를 초월한 금융활동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암호화폐로 결제 시 부동산 구입에 비용 절감이 가능한 부분이다. 또한 암호화폐로 결제하는 경우, 금융기관에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결제도 가능하다. 본업이 바쁜 회사원은 암호화폐 결제를 이용하여 간편하게 여가 시간에 결제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다.

암호화폐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단점도 있다. 암호화폐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부동산 투자 실패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 부동산 수익률이 좋다고 하여 물건의 법적 확인이나 임장활동 없이 투자 구입을 결정한다면, 미입주로 인한 공실률이 높아져 부동산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암호화폐를 통한 부동산 투자 실패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암호화폐를 사용한 부동산 투자 관련 올바른 지식을 쌓아야 부실부동산 계약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부동산 투자 관련 세금 지식도 필요하다. 암호화폐로 거래대금이 지불되더라도 부동산매매에 따른 세금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고위험(High risk) 고수익(High return)으로 알려져 있는 암호화폐는 부동산 투자를 이용해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부동산 투자는 암호화폐 투자와는 성질이 다른 투자 방법이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할 때에는 부동산 매매를 위한 법적 확인, 임장 활동 등이 필요하다. 암호화폐로 인하여 부동산 투자에 실패하지 않도록 관련 지식의 습득하는 등 신중하게 부동산을 선정해 구입(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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