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G 2023
Vol. 149
SPRING 2023 Vol. 149

부동산을 보는 눈

위드코로나와 ‘집콕’ 탈출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자리 잡으면서 ‘위드코로나’가 점차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아웃 오브 홈(Out of Home)’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하고 있습니다. ‘보복 소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쇼핑이나 외식 활동도 증가세입니다. 스포츠나 복합전시 산업도 참가 업체가 늘면서 새로운 트렌드와 마케팅의 장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또 다른 복병으로 ‘회복탄력성’이 예상보다 약할 수 있습니다.

글. 김진수 기자(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 부장)

재택근무 해제, 다시 회사로 출근

코로나19 유행 때 이른바 빅테크 등 ICT 기업이 재택근무를 본격 채택했습니다. 새로운 실험이었습니다. 밀집된 공간인 본사에 직원들이 근무할 경우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출퇴근 시간도 줄이고, 비대면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로운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대기업은 물론 판교테크노밸리 등에 위치한 IT 기반의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대폭 줄이고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근무지역을 선택할 수 있었던 카카오는 회사 출근을 기본 방침으로 삼는 ‘카카오 온’을 도입했습니다. 물론 3년간 익숙해진 생활 패턴의 변화에 따라 약간의 잡음(?)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 혼잡과 교통비 지출, 회사 내 공간 부족 같은 불편함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

공유오피스 호황

코로나19 시대에 주목받은 분야 중 하나는 오피스 시장이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2.78%였다고 합니다. 자연공실률(3%)을 밑도는 것으로 사실상 사무실이 꽉 찼다고 보면 될 정도였습니다. 기업들이 서울 중구·종로구(중심 업무지구), 강남·서초구(강남 업무지구), 영등포·마포구(여의도 업무지구) 등 이른바 업무지구에 몰리면서 오피스 시장의 임대료도 올라갔습니다.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공유오피스의 성장이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업은 직원 간 접촉으로 인한 감염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를 택하는 한편 거점 오피스를 활용했습니다. 재택근무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그 대안으로 거점오피스를 선택한 겁니다. 공유오피스 업체들도 시장 상황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했습니다. 스파크플러스의 경우 프라이빗데스크, 프라이빗오피스, 커스텀오피스 등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며 ‘워크 애니웨어’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공유오피스 이용자가 늘면서 사실상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회원 가입 후 원하는 장소에 간편하게 예약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시스템이 MZ세대의 근무 스타일과도 잘 맞았습니다. 본사 근무가 확산하고 있지만 공유오피스의 편리함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외식과 문화 활동의 증가

BC카드가 국내 주요 소비업종의 매출 증감 동향을 분석한 결과(ABC리포트), 지난 1월 주점 업종의 카드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115.5% 증가했습니다. 실내 마스크 해제와 관련된 업종의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문화 업종(영화관, 공연장 등)도 카드 매출 증가율이 55.9%였고, 운송 업종 증가율은 42.1%를 기록했습니다. 운송업 증가는 물류 및 여행과 관련이 있습니다.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영화관은 올해 특별 영화관과 프리미엄관 확대로 영화 고객의 발길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얼어붙었던 영화관 분위기가 바뀌면서 고급 콘텐츠와 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입니다.

프로스포츠와 야외 활동 쑥쑥

프로스포츠 관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도드람 2022~2023 V-리그(프로배구)’가 지난 1월 3일 3라운드를 모두 마치며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3라운드 동안 남녀부 63경기씩 총 126경기가 진행됐습니다. 100% 관중 입장이 가능해진 올 시즌 전반기엔 남자부와 여자부 총 23만 8,084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이번 시즌 평균 관중 수는 1,890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시즌 대비 약 82%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총 720경기를 치뤘습니다. 전체 607만 6,074명(경기당 평균 8,439명)이 전국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인구 5,000만 명 기준 전 국민의 12%가 야구장을 찾은 셈입니다. 전체 관중 수는 2019년 대비 83%까지 회복됐습니다.

올해는 프로스포츠뿐 아니라 동호인 야구, 축구 등 지역 내 스포츠 활동도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답답했던 코로나 블루를 야외에서 스포츠로 떨쳐 버리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스(MICE) 산업도 북적

지난 3년간 코로나 영향권에 든 사업 중 하나는 마이스(Meeting, Incentive tour, Convention, Exhibition) 분야였습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복합 전시 및 관광 산업입니다.

지난 2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가 관람객으로 북적였다고 합니다.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에서 2,000여 개 업체가 참가해 코로나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올해 국내에서도 코엑스, 킨텍스 등 대형 전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열립니다. 전시회 관계자는 “참가 업체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늘어 마이스 산업이 3년 만에 제 자리를 찾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미분양, 금리 등은 시장 변수

위드코로나 시대에 사회적으로 활기가 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만 보면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위드코로나 분위기를 체감하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러-우 전쟁 등으로 건설자재와 공사비가 1년 새 30% 이상 올랐습니다. 지난해 이후 실거래가 기준 30% 가까이 하락한 아파트 단지가 적지 않습니다. 아파트 수요자의 관망 속 아파트 미분양 규모가 7만 5,000가구를 웃돌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높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규제지역 해소와 전매제한 등 전향적인 규제 완화로 서울 분양 시장에 다소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올해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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