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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분양제 도입논의 본격화..
염지은/제일경제신문
소비자는 빨리 도입해야..
업계는 아직 시기상조..
정부는 조심스런 행보..
각계 의견 수렴해 철저한 검증 거쳐야..
후분양제도입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연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선분양·후시공 방식에서 선시공·후분양 방식으로의 주택 분양방식에 대한 개편을 시사한 이래 논란이 되어왔던 후분양제 도입은 이제 방법과 시기만을 남겨놓은 것처럼 보인다.
최종찬 건설교통부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청와대 업무보고 때에도 후분양제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아니냐는 논의가 오갔다. 업무보고 이후 전문가와의 토의를 통해 선결과제가 많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건설자금 조달문제에 부딪혀 도산업체가 속출할 것을 우려해 금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후분양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건설업체들과 주택시장가격안정과 소비자피해를 줄이기 위해 빨리 도입해야 한다며 지금이 적기라는 아파트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건교부는 후분양제를 확대한다는 입장이면서도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걷고 있다.
◇ 아파트후분양제 도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 들은 그간 주택시장 불안과 주택수급불균형 등 선분양제가 주택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후분양제를 도입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있다.
선분양제도가 주택의 품질을 저하시키고 투기를 부추기며 소비자들의 피해를 양산하고 있으나, 주택경기활성화라는 건교부의 명분과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쉽게 자금을 빌어 올 수 있는 업계의 요구로 인해 유지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선분양제도가 분양가 규제를 계기로 건설업계의 채산성을 이유로 도입된 제도이나 분양가가 완전자율화가 이루어진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선분양제도는 건설업체의 비용절감을 위한 설계 변경과 부실 공사가 초래되며 이로 인한 건물 수명단축, 유지보수비 증가는 결국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켜 주택구입자는 물론 국민에게까지 부담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현재와 같은 선분양제도 하에서는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 아파트 신규분양이 집중 되 주택시장 과열을 부축이며 주택의 구조적 수급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화이낸싱 등 선진금융기법이 이미 도입되었으나,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후분양제의 적극적인 추진 없이는 주택금융이 발전할 수 없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한다.
주택보급률 100%를 달성한 이상 후분양제의 도입은 필연적이며, 최근 주택 과잉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이 바로 후분양제를 도입할 수 있는 적기라는 주장이다.
◇ 성급한 후분양제도입은 주택시장 혼란
대한주택건설협회는 대통령직인수위의 후분양제 도입검토에 대해 주택공급물량의 급감 및 주택가격의 급등을 초래하고 주택 사업자의 도산 등 악영향을 미칠 것 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또 건설협회도 후분양제는 주택금융의 확충 등 제도정비가 이뤄질 때까지 도입하기 어려운 제도라는 입장이다.
한국주택협회도 후분양제의 인위적인 시행은 시장원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투기억제 차원의 후분양제 실시는 주택공급 급감 등 부작용을 간과한 것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공식의견을 밝혔다.
업체들이 후분양제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는 자금조달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업체들은 주택건설자금의 평균 36.5%를 선분양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현재 주택건설사업자 들의 재무구조 및 기업경영 여건을 고려할 때 2~3년 후 주택시장 상황에 대한 시장위험을 정확히 예측하고 몇 백세대의 대규모 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는 담보 능력이 있는가 하는 문제다.
결국 보수적인 시장상황 예측으로 주택건설규모를 최소화하여 주택공급가격을 크게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신규주택은 물론 기존 주택가격상승까지 부추길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주택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주택건설산업과 금융이 하나로 결합된 프로젝트 파이낸싱( Project financing)의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주택사업자가 확보한 택지의 특성과 주택시장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 이에 근거한 자금운영계획까지 포함된 사업계획서를 금융기관에 제출하고 금융기관이 이를 검토해 공기에 따라 적절한 주택건설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후분양제가 성공적으로 도입되기 위해서는 이 제도가 가진 단점을 해소시키는 것이 선결 과제로 주택 소비자의 과다한 자금 부담을 완화시켜줄 금융권의 새로운 주택 관련 상품의 개발, 주택저당채권시장 등이 활성화 되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투자비 부담 및 분양 시점의 부동산 시장 경기 등 주택건설업체의 주택사업 리스크를 축소시켜 줄 수 있는 리츠(REITs) 시장의 확대와 건설업체에 대한 세제 및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후분양제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 주택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각계의 중지를 모은 철저한 검증을 거쳐 섣부르지 않은 제도변경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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