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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시장의 여건 변화와 감정평가 기준의 재조명
송태영/한국감정평가협회 회장 |
먼저 오늘 제3차 한·일 감정평가 협력회의에 참석해 주신 일본 부동산감정사협회의 아끼 데쓰로 협회장님과 여러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한·일 감정평가업계의 발전을 위해 애정과 관심을 갖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은 여러분들도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커다란 변화의 물결 속에 놓여 있습니다.
생산자본 및 금융자본의 국제화 추세와 더불어 ’80년대 말부터 부동산시장이 급속히 개방되었고, 이러한 부동산시장의 세계화 경향은 국내에도 파급되어 IMF 이후 국내부동산에 대한 외국자본의 투자가 증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서비스에 대한 국제적 기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외국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부동산서비스의 종합화 및 전문화에 대한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습니다.
시장의 변화와 더불어 부동산을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서도 기존의 시각과는 달리 부동산의 단순한 가치보다는 그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즉 지금까지는 부동산을 가격상승에 의한 자본이득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러한 단순한 시각에서 벗어나 매년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임대소득에 더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부동산시장의 세계화·국제화와 더불어 또 하나의 큰 흐름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부동산시장과 금융시장이 통합되면서 부동산의 증권화 현상이 미국은 물론 일본·한국에서도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경우, '99년 이후 자산담보부증권(ABS)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또 2000년 주택저당채권을 유동화자산으로 MBS가 발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향후 이러한 부동산관련 유동화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현재 3개의 리츠(Reits)가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고, 구조조정 리츠를 중심으로 리츠시장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부동산시장의 유동화로 인한 부동산시장과 금융시장의 통합은 여러 가지 현상을 일으킬 것입니다.
먼저 부동산 거래제도의 개선과 정보공시 등 부동산시장의 투명화를 유도할 것이고,
다음으로 인터넷의 발전과 부동산 시장의 정보화는 정보의 습득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것이며,
마지막으로 기존시장의 공급주체와 새로운 부동산시장의 경제주체간의 경쟁이 현재보다는 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부동산서비스시장의 주도권은 금융자본의 특성을 이해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경제주체들에게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부동산시장의 수익모형이 다양해지면서 정보제공, 투자자문서비스 제공 등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이러한 부동산시장의 환경변화는 부동산업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며, 새로운 업무영역의 형성도 가속화될 것입니다.
또한 부동산서비스 수준의 세계화로 인해 부동산업은 지식산업화 될 것이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기준을 필요로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업계도 이러한 부동산시장의 변화에 따라 여러 가지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감정평가업계는 새로운 업무영역으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감정평가사 자격자는 지금까지 2,000명이 넘게 배출되었고, 그 배출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자격자중 대부분이 아직도 전통적인 감정평가업무에 종사하고 있어 기타 부동산서비스 업무로의 진출은 미흡한 실정입니다.
또한 기존 감정평가 시장의 규모도 상대적으로 점차 축소경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업계는 치열한 경쟁 속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감정평가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첫째,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
둘째, 새로운 업무영역의 개척
셋째, 업무내용의 질적인 향상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세 가지는 결국 하나의 목적을 지향하는 것으로서, 업무내용의 질적 향상은 곧 새로운 업무영역의 개척을 가능하게 할 것이고, 이를 통한 시장의 자연스러운 확대는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감정평가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감정평가업자의 윤리성과 전문성을 현재보다는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제적인 수준에 부합하도록 감정평가기준을 개선해야 하고, 감정평가정보체계를 구축하여 감정평가기반을 조성해야 하며, 전문성 제고를 위해서 평가법인을 대형화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다행히 현재 한국감정평가협회는 평가에 대한 기초자료의 수집 등을 표준화시키려고 하고 있으며, 평가의 객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 평가전례 공유를 통한 감정평가정보체계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감정평가정보체계 관련 법령의 개정작업이 이미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협회에서는 협회 회원사와 대법원 각급 경매계간의 감정평가서 자료를 연계하는「법원경매감정 전산화시스템」을 구축·개발을 완료하여 운행하고 있으며, 경매감정은 물론 나아가서는 담보, 보상 등 감정평가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점차 개선할 예정입니다.
또한 평가업계의 대형화를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도하고, 법인의 형태를 합명회사에서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보다는 부동산시장의 환경변화에 따른 감정평가업 전문화에 대한 요청과 수익방식에 대한 활용요구에 대처하는 것과 윤리강화를 위한 감정평가 기준의 개선여부가 현실적으로 더욱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세계적으로도 국제적인 감정평가기준을 마련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본도 이러한 추세 속에 최근 부동산평가기준을 보다 국제적인 수준으로 개선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최근에 감정평가기준을 개선하고 있고, 감정평가 3방식의 적용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으며, 물건별 평가방식을 구체화하는 등 평가기준 선진화를 통한 평가의 객관성을 도모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또, 윤리규정 및 능력요건을 강화하여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제고하여 궁극적으로는 평가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많은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추상적이었던 감정평가업자의 윤리조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수익방식을 비롯한 감정평가 3방식을 두루 적용하도록 하는 데에 있습니다. 아울러 서술형 평가보고서 작성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였고, 자료수집 등의 평가산출 과정이 명확해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규칙에서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던 공정성, 성실성 등의 윤리를 구체화하여 불편부당(不偏不黨)한 감정평가를 유도하고자 하였습니다. 또, 감정평가 3방식을 두루 적용하도록 하고, 실지조사를 강화하였으며, 일괄평가를 보다 활성화하도록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정평가서를 작성하는 경우에는 그 객관성과 이해성을 높이기 있도록 위해 산출근거 및 평가방법 등에 대한 서술형 보고서가 작성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한편으로는 기업평가나 부동산 컨설팅 등과 같은 신규 업무영역에 대한 확장을 꾀하기 위해 그와 관련된 평가에 대한 내용도 신설하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환경피해에 대한 인식이 고조됨에 따라 소음·진동·일조침해 및 토지오염을 중심으로 한 환경오염 등의 피해에 대한 평가 내용을 추가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오늘 토양오염 평가에 관한 논의가 있을 것이고, 향후에도 많은 논의와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부동산시장의 환경변화에 따라 감정평가기준의 개선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은 여러 방면으로 시도되었고, 또 현재 이 시점에도 진행이 되고 있으나, 실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아직도 보완해야 할 과제가 매우 많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평가 3방식 중 “수익방식”의 경우 실무에 바로 적용하기 위한 업계의 사전준비 및 여건조성이 매우 미흡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수익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부동산의 임대료, 관리비용, 환원이율 조사 등 관련자료의 정비·구축이 필요하고, 평가전례자료 공유, 자료의 표준화 등을 위한 감정평가정보체계의 구축 등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건설교통부와 공동으로 협회에서는 작년부터 감정평가사들을 통해 전국 7대 광역시의 오피스 및 매장용 건물의 임대료 조사를 실시하여 수익률 등의 자료를 구축하였습니다. 이 자료는 수익방식 등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며, 향후 조사의 범위와 내용을 보다 확대하여 자료 구축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감정평가기준을 총괄적인 관점에서 실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감정평가기준위원회 등의 설치와 활동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구체적인 절차나 향후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미흡한 실정이므로 이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또, 현행 진행되고 있는 감정평가기준이 개선된 이후에는 이에 대한 세부 고려사항과 수익방식 등에 대한 실무매뉴얼, 평가서식의 개발이 필요하고, 감정평가사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및 연수가 실시될 수 있는 프로그램 또한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을 비롯한 각 개별법률에 흩어져 있는 감정평가와 관련된 규정들을 체계적으로 규정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입니다.
부동산시장의 여건이 변하는 것에 따라 실무적으로 보완해야 할 사항은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이외에도 무수히 많을 것이라 생각되어집니다. 그러나,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끝은 창대할 수 있는 것처럼 감정평가업계가 새로운 시장변화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우리 업계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상으로 감정평가기준의 재조명에 대한 기조연설을 마치려고 합니다.
끝으로 바쁘신 와중에도 감정평가업의 발전을 위하여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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