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호 鑑定評價 (2003년 1/2월호)

땅 끝 해남에는 특별한 뭔가가 있다

강판수/해남군청 문화관광과 주사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우리 곁에 다가왔다. 매년 느끼는 감정이지만 12월만 되면 우리들 가슴 한 곳에 허전함이 남는다. 왜 이런 허전함이 남을까? 허전함을 달래줄 좋은 방법은 없는가?

혹시, 마음한 곳에 허전함을 달래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땅끝 해남”으로 여행을 권하고 싶다.

한반도의 최남단 땅끝 해남은 일찍이 문예와 충절의 고장으로 알려져 왔으며, 백두산의 영맥과 중국 곤륜산의 정기가 한반도 땅끝에서 융기하였다고 전하며, 그 두륜산 자락에 자리잡은 천년고찰 대흥사, 국문학의 비조 고산 윤선도 선생의 유적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울돌목,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물갈퀴새의 발자국과 가장 광범위하고 선명한 초식 공룡들의 신비가 살아 숨쉬는 우항리 공룡화석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역민들의 훈훈한 인심이 살아 있다는 것이 이곳 해남의 커다란 자랑이다.

특히, 땅끝 해남의 상징이자 한반도 최남단 사자봉에 위치한 지상 40m에 달하는 민족 전망대는 하루 평균 1,500여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전망대에서는 구름처럼 펼쳐지는 다도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어 답답한 가슴을 확트이게 하고 일출과 일몰은 전국에서 제일가는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도입된 자연적 야간 조명으로 전망대는 우주선을 방불케 하고 있다.

해남읍에서 동남쪽으로 12km 떨어진 해발 703m의 두륜산에 위치한 천년고찰 대흥사는 신라 진흥왕 5년(544)에 아도화상이 창건하였다고 전하며 사찰 경내에는 대웅보전을 비롯하여 천불전, 표충사, 서산대사유물관, 일지암과 국내 최대의 부도전이 있다.

또한, 11월초부터 이어진 단풍은 어머니의 품속같이 포근하게 그 자태를 자랑할 것으로 예상되며 두륜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남해안 산천의 아름다움과 다도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장관을 연출한다.

해남읍 연동리에는 조선조 한글시조의 거성인 고산 윤선도(1587-1671)가 시문학에 정진하였던 녹우당(조선시대의 대표적 양반 주택, 사적 제167호로 지정)을 비롯해 국보 제240호인 공재 자화상과 어부사시사, 오우가등이 담긴 윤고산 수적관계문서등 보물 3점과 기타유물 2,500여점이 보존되어 있는 유물관이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241호인 비자나무숲 등 유서깊은 곳으로 대흥사와 두륜산도립공원의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역사의 숨결이 느껴진다.

해남을 대표하는 곳은 천연기념물 제394호인 우항리 공룡화석지로 우리나라에서 9천만년전의 지구의 유물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나 최근 보호각 공사를 완료한 황산면 우항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있지않나하는 착각이 일만한 화석지를 만나볼 수 있다. 물갈퀴새 발자국화석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된 것으로 퇴적암 절벽밑의 폭 0.5m - 1m 길이 15m가량의 바위에 1천여개이상 선명하게 찍혀져 있으며 주위의 익룡발자국과 함께 찾아볼 수 있는 곳이며 백악기시대의 생태계를 알 수 있는 규화목, 개형충, 미생물의 흔적등이 화석으로 남아 그 신기함을 더해 주고 있다.

이렇듯 땅끝 해남은 한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하여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찬란한 문화유적을 보유하고 잇으며 순후한 인심이 깃들어 있는 고장이다.

◇ 국토순례의 시발지 땅끝

우리나라 한반도의 맨 끝에 위치하고 있는 해남, 그래서 해남은 땅끝이라는 애칭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해남은 지리적으로 가장 끝에 위치하고 있어 땅끝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지만 이제는 ‘국토순례 일번지’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을 만큼 희망과 통일의 소망을 안고 국토순례를 떠나는 사람들의 기착지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곳은 일년 내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는 해남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이곳 땅끝은 북위 34도 17분 38초로 위도상 극북인 함경북도 은성군 유포면 풍서동 유원진과 극남을 이루고 있다.

한반도의 ‘케이프타운’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이곳 땅끝 사자봉에는 전망대가 세워져 있어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서남해의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보길도와 날씨가 좋은 날엔 제주도까지 보이며 다도해의 아름다움이 아스라히 펼쳐져 보는 이를 흥분케 한다. 사람들은 이곳 땅끝 전망대에 올라 새로운 소망과 희망을 꿈꾸다 간다.

이곳 땅끝 지역은 땅끝 전망대를 비롯하여 주변에 많은 관광지가 있어 가족단위의 관광지로서도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인근에는 송호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해변에 자리잡은 송림 숲과 콘도 등이 있어 관광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또한 땅끝으로 가는 해안도로는 아름다운 해변을 끼고 있어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허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되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며, 조개잡이 체험어장이 마련되어 있어 바다에서 조개도 잡아 볼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이다.

이와 함께 인근 달마산에 있는 미황사는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산을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이 사찰은 신라 경덕왕 때에 지어진 사찰로 특히 조선후기에 조성된 부도는 바다의 물고기와 게 등 각종 수산생물들이 조각되어 있어 매우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보편적으로 불교의 육로 유입설과 다르게 불교가 바다로부터 들어온 것을 말해주는 불교의 해로 유입설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 우항리 공룡화석지

해남의 황산면 우항리 공룡 화석지는 영화 ‘쥐라기 공원’을 연상시킬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예전에 바다였지만 다시 간척사업으로 호수가 되어 몇 천만년 전 공룡들이 호수가를 걸어 다니는 광경을 연상케 한다.

이곳은 떡시루처럼 쌓여있는 지층이 호수가를 따라 발달되어 있어 이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공룡발자국이 발견되었다.

이곳에는 세계 최고의 물갈퀴 달린 새 발자국이 발견되었으며 이와 함께 익룡, 새 발자국이 동시에 확인되어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종류의 공룡발자국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발견된 물갈퀴 달린 새발자국 화석은 지금까지 미국 에오세 지역에서 발견된 약 5천5백년 전의 기록을 깼다.

이곳 우항리에서 신성, 매산리까지의 약5km 일대는 지층이 떡시루처럼 차곡차곡 쌓여있는 이른바 퇴적층이다. 이 퇴적층에서 동물들의 화석이 고스란히 발견된 것이다.

이곳은 현재 공룡발자국을 관람할 수 있는 보호각이 설치되어 있어 다양한 종류의 발자국을 실감나게 관람할 수 있다. 보호각 안에는 발견된 공룡 발자국들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이를 실감할 수 있도록 공룡의 모형 골격이 전시되어 있다.

앞으로 이곳에는 공룡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전시관 설립계획이 세워져 있어 전시관이 세워지면 공룡의 세계를 한곳에서 다 볼 수 있게된다.

이곳 보호각 앞의 시원하게 트여있는 호수 앞으로 펼쳐져 있는 공룡화석지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 고산 윤선도 유적지 녹우당

해남의 많은 문화유적 가운데 녹우당은 조선시대 단가문학의 최고봉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고산 윤선도가 살았던 해남 윤씨 종가이다.

이곳은 고산 윤선도를 비롯하여 해남 윤씨가의 인물들이 남겨놓은 많은 문화 유산들이 전시되어 있다.

녹우당이 있는 이곳 연동은 덕음산을 뒤로하고 그 줄기인 성매산, 옥녀봉, 호산을 잇고 들어서 어 흔히 풍수지리의 산서(山書)에서 말하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잘 짜여진 최고의 명당자리로 손꼽히고 있다. 이 터는 고산의 5대조인 어초은이 터를 잡았다고 하며 현재 고산의 14대 손인 종손 윤형식씨가 살고 있다.

연동의 가장 중심인 綠雨堂은 은행나무에서 그 유래가 연원 한다. 은행나무 잎이 바람에 떨어지는 모습이 비오는 것과 같다하여 녹우당이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녹우당은 고산이 수원에 있을 당시 효종이 스승이었던 고산에게 하사한 집으로 고산이 82세가 되던 1669년 이 사랑채를 뱃길로 해남까지 옮겨와 다시 지은 집이다.

또한 유물관을 들어서면 국보 제 240호인 공제 윤두서의 자화상을 비롯 보물로 지정된 어부사시사, 오우가 등이 담긴 고산의 수적관계 문서와 지정 14년 고려조 공문왕 3년(1354년) 노비문권 등 고산 윤선도와 해남 윤씨들이 남긴 유물 2천 5백여점이 보관되어 있다.

보물 제481호로 지정된 해남 윤씨 가전고화첩은 지본수묵(紙本水墨)혹은 담채(淡彩)한 소품들을 체계 없이 조성한 것으로서 크기나 소재, 기법이 다양하여 공재회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또한 보물 제 481호인 윤고산 수적관계문서는 고산의 수적(手蹟)과 고산에 관계되는 문헌을 일괄해서 지정한 것이다. 여기에는 금쇄동집고, 금쇄동기, 산중신곡이 있고 고산의 관계문서로는 은사첩, 윤고산 출계례조입안이 있다.

이외에도 이곳에는 해남 윤씨들이 남긴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그때의 영화를 느끼게 해준다. 한편 이곳 덕음산 자락에 있는 비자나무는 천연기념물 제 241호로 지정되어있다.

한반도의 최남단 땅끝 해남!

끝이 아니라 모든 분들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곳!

문학과 관광의 고장인 땅끝 해남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하면 어떨까?

아마도 이곳 땅끝 해남에서 특별한 뭔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