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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誌 포럼
발제문
※ 본 연구는 2020 한국데이터 산업진흥원 데이터 바우처 공모사업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공간 빅데이터와 감정평가산업

코로나19와 제주상권의 변화

- 제주 코로나 무풍상권 지도

글. 정수연 교수(제주대학교 경제학과)

“빅데이터와 프롭테크는 어떻게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가?”
1. 들어가며

제주도는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급감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제주 상권 매출의 70%는 관광객으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코로나 창궐로 인해 국내 관광객의 이동이 거의 중지되다시피 한 2020년 상반기에는 지역경제의 타격이 상당히 컸다.

<그림 1> 제주도 관광객 수
1,600,000 1,400,000 1,200,000 1,000,000 800,000 600,000 400,000 200,000 2019년 03월 2019년 04월 2019년 05월 2019년 06월 2019년 07월 2019년 08월 2019년 09월 2019년 10월 2019년 11월 2019년 12월 2020년 01월 2020년 02월 2020년 03월 2020년 04월 2020년 05월 2020년 06월 전년 동월대비 10.5% -43.4% -58.7% -58.2% -33.9% -42.0%

2020년 1월 말 국내에 코로나가 유입되면서 제주도의 2월 관광객 수는 급격히 감소했다. 코로나 공포심리는 관광객 수를 급감시켰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월에는 43.4%나 감소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2020년 6월까지만을 분석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그래프에서는 관광객 급감만이 나타나고 있지만 2020년 하반기에는 이와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하여 방역에 있어 성공적이기 때문에 2020년 하반기 현재 제주도의 관광객 수는 다시 증가하는 중이다. 제주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심각했다면 관광객이 증가하지 않았을 텐데 제주는 지금까지 지역 감염이 없다고 알려질 정도로 안정적인 방역체계가 운영되고 있다.

질병과 경제를 동시에 안정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질병 확산을 방지하려면 이동 제한이 필요한데, 이는 소상공인의 폐업 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양자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는 힘든 상황이다.

질병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동을 제한해야 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를 보게 되는 부문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이 요구될 것이다. 그러나 한정된 재원을 배분하기 위해서, 특히 국민의 세금에 기반한 재원을 배분할때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문제는 그 근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즉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보는 지역을 중심으로 재원이 투입되어야 하지만 과연 실제로 타격을 입은 부문, 업종, 대상을 어떻게 선별할 것이냐는 우려가 있다. 연구자와 학계가 이러한 기준을 제공해 줄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제주연구원에서 선별적 지원의 제주형 재난지원금이 보편적 지급을 원칙으로 한 정부형 재난지원금보다 효과적으로 소비를 촉진했음을 계량모형을 통해 입증했다(강영준, 제주연구원, 2020. 11. 11.). 제주연구원의 연구는 선별 지원을 위해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업종별로 분석했으며, 업종 분석뿐 아니라 상권별로 코로나로 인한 명암을 비교했다. 이는 제2의 코로나, 제3의 코로나가 닥칠 경우, 지원의 기준과 근거를 마련하는데 목적이 있다.

코로나로 인한 제주 상권의 변화는 동일하지 않고 차별적이다. 대학교 주변의 식당은 손님이 너무 없다고 힘들어하지만, 맛집으로 유명한 음식점들은 계속해서 매출 증가를 경험하게 된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상권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상권은 위치별로 분절화가 반복되고 시시각각 변화한다. 따라서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단순 평균적인 자료에 기반하여 정책을 만들면 공간 이질성을 간과하기 마련이다. 지역상권에 대한 정성적 분석도 중요하지만, 정량적으로는 공간적으로 분절된 이 상권을 어떻게 모형화하고 함의를 도출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진다. 깊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이 글에서는 향후 상권 분석 모형화 작업의 전 단계로 카드매출 데이터의 유용성을 타진해 보고자 한다. 이번 발표를 준비하면서 필자는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의 카드 매출 데이터를 통해 제주 상권의 변화를 분석했다.

2. 카드 빅데이터를 통해서 본
제주상권의 시계열적 변화
1) 전월 대비

제주도의 2020년 상권 매출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20년 1월에 이미 전월 대비 4% 감소 추세를 보인다.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월 매출은 전월 대비 27.2% 감소했다. 3월은 전월 대비 0.3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월의 충격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4월에는 전월 대비 1.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여전히 코로나의 충격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4월 말 (4월 20일) 전국 최초로 제주특별자치도 자체적으로 재난지원금을 배포하였으며 그 결과 5월의 상권 매출은 전월 대비 25.9% 상승하였다. 5월 제주의 매출 상승은 재난지원금과 더불어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의 황금연휴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여행이 억제된 상태에서 방역에 성공한 제주도로 많은 여행객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그림 2>를 보면, 2020년 2월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3~4월에 걸쳐 회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이는 그래프가 주는 일종의 착시효과로 2월의 매출 감소 폭이 매우 크고 그 충격이 3월과 4월에 지속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그림 2> 제주도 2020년 상권 매출 변화 (전월 대비)
30.00% 20.00% 10.00% 0.00% -10.00% -10.00% -20.00% -30.00% / 2020년 01월 -4.19% / 2020년 02월 2.20. 대구 종교시설 집단감염 -27.27% / 2020년 03월 0.36% / 2020년 04월 1.88% / 2020년 05월 25.85% / 2020년 04월~2020년 05월 4.20.~5.22. 1차 제주 재난지원금, 4.30.~5.5. 황금연휴 / 2020년 06월 -2.38% 5.9.~6.15 유흥시설 집합 금지명령 -2.38% / 2020년 05월~2020년 06월 5.4.~8.31. 전국 1차 긴급 재난지원금
2) 전년 대비

이를 보기 위하여 전년 대비 상권 매출 변화를 그래프로 도시하면 그 충격의 지속성이 매우 잘 드러난다. <그림 2>의 그래프(전월 대비 2020년 상권 매출 변화)와 다음 <그림3>의 그래프(전년 대비 2020년 상권 매출 변화)를 비교해 보면 2월에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코로나가 존재하지 않았던 2019년 동월 대비(<그림 3>)로 볼 때 3월에는 2월보다 오히려 더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림 3> 제주도 2020년 상권 매출 변화 (전년 대비)
5.00% 0.00% -5.00% -10.00% -10.00% -20.00% -25.00% -30.00% / 2020년 01월 1.24% / 2020년 02월 2.20. 대구 종교시설 집단감염 -17.37% / 2020년 03월 -25.39% / 2020년 04월 -24.47% / 2020년 05월 -13.17% / 2020년 04월~2020년 05월 4.20.~5.22. 1차 제주 재난지원금 / 2020년 06월 5.20. 이태원 집단감염 -10.35%

즉 제주도의 2020년 상권 매출 변화를 살펴보면 2019년 12월보다 2020년 1월에는 1.24% 증가하는 수준이었으나, 코로나 발생 직후인 2월에는 전월 대비 27.3%의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그리고 2020년 3월까지는 확진자가 급증하였고 이에 따라 3월에는 2월보다 더 큰 폭인, 25.4%로 매출이 감소한 것이다.
4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24.5%가 감소하였는데, 4월 말 지급된 재난지원금과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의 황금연휴의 영향으로 5월에는 감소세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연휴 당시 해외여행이 제한된 상태에서 방역에 성공한 제주도로 많은 여행객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전년 대비 –13.2%의 감소세로 상권 매출의 완전한 회복은 어려웠다.

<참고> 코로나19와 제주의 대응
• 2020년 4월 제주특별자치도 긴급 재난지원금 1차 배포(중산층 이하 집중 선별 지원)
• 2020년 9월 제주특별자치도 긴급 재난지원금 2차 배포(전 도민 지원)
• 2020년 9월 전국 최초 코로나19로 인해 퇴거 위기에 놓인 가구에 공공임대주택 긴급 지원
3. 카드 빅데이터를 통해서 본
제주 업종별 코로나19의 영향
1) 업종별 코로나 19의 영향

다음으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심리적 공포감이 가장 심했던 2월을 기준으로 업종별 매출 충격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숙박업 매출이 전월 대비 55.7% 감소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수업(전월 대비 54.2% 감소), 백화점·면세점(전월 대비 48.7% 감소)이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현황에 기반해 볼 때 서민 고용 유지를 위한 기업 지원 정책은 이 업종에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올해 하반기에는 해외로 나갈 수 없는 관광객이 제주도로 몰리는 경향이 관찰되는 바, 하반기 데이터는 조금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4> 제주 2020년 2월 매출 변화 (2020년 1월 대비)
가전 가구 자동차 교통 미용 서비스 백화점 면세점 병원 약국 생활 서비스 숙박 스포츠 문화 레저 스포츠 문화 레저용품 유흥 음식료품 의복 의류 인테리어 자동차 수리용품 제과 커피 패스트푸드 주유 LPG 패션 잡화 편의점 할인점 슈퍼마켓 화장품 음식업 10.00% 40% -40% 0.00% 30% -30% -10.00% 20% -20% -20.00% 10% -10% -30.00% 0% -40.00% -50.00% -60.00% 1.71% -54.2% -23.2% -48.7% -5.61% -27.8% -55.7% -23.7% -41.5% -17.3% -41.8% -28.2% 1.1% -7.17% -24.1% -19.9% -11.3% -17.3% -18.1% -12.5% -29.3%
<그림 5> 제주 2020년 2월 매출 변화 (2019년 2월 대비)
가전 가구 자동차 교통 미용 서비스 백화점 면세점 병원 약국 생활 서비스 숙박 스포츠 문화 레저 스포츠 문화 레저용품 유흥 음식료품 의복 의류 인테리어 자동차 수리용품 제과 커피 패스트푸드 주유 LPG 패션 잡화 편의점 할인점 슈퍼마켓 화장품 음식업 20.00% 10.00% 0.00% -10.00% -20.00% -30.00% -40.00% -50.00% -60.00% -70.00% -8.54% -60.4%  11.8% -4.8% -2.33% -44.9% -49.5% -13.4% -30.6% -14.9% -21.7% -34.7% 7.96% 7.66% -22.4% -3.51% -5.71% 0.01% -3.53% -16.7% -17.9%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도 운수업 매출은 60.4% 감소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숙박업, 면세점, 의복·의류, 스포츠·문화·레저용품, 음식료품, 제과·커피·패스트푸드, 음식업이 뒤를 이었다.

2) 음식업의 코로나19 영향

본 연구는 여러 업종 중 소규모 자영업이 주로 분포한 음식업을 위주로 매출 변화를 분석했다.

<그림 6> 제주 음식업 매출 변화 (2019년 1월~ 2020년 6월)
1600 1400 1200 1000 800 600 0 400 200 2019년 01월 2019년 02월 2019년 03월 2019년 04월 2019년 05월 2019년 06월 2019년 07월 2019년 08월 2019년 09월 2019년 10월 2019년 11월 2019년 12월 2020년 01월 2020년 02월 2020년 03월 2020년 04월 2020년 05월 2020년 06월 4.20.~5.22. 제주 1차 재난지원금 4.30.~5.5. 황금연휴 2.20. 대구 종교시설 집단감염 5.4.~8.31. 전국 1차 긴급 재난지원금

<그림 6>은 소규모 자영업이 주로 분포한 제주도 음식업의 매출 변화 추이다. 2020년 2월을 기준으로 매출이 크게 하락했으나 제주특별자치도의 1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5월 황금연휴의 영향으로 일시적 상승했다.

<그림 7> 제주 음식업 매출 변화 (전월 대비)
40% 30% 20% 10% 0% -10% -20% -30% -40% 2019년 01월 2019년 02월 2019년 03월 2019년 04월 2019년 05월 2019년 06월 2019년 07월 2019년 08월 2019년 09월 2019년 10월 2019년 11월 2019년 12월 2020년 01월 2020년 02월 2020년 03월 2020년 04월 2020년 05월 2020년 06월 8.14% 9.42% 0.7% 6.64% -0.91% 6.06% 15.1% -25.87% 17.29% -5.68% 7.34% -7.09% -29.39% 2.20. 대구 종교시설 집단 감염 -2.07% 3.04% 34.58% -4.9% 4.20.~5.22. 제주 1차 재난지원금 4.30.~5.5. 황금연휴 5.4.~8.31. 전국 1차 긴급 재난지원금

코로나19의 충격은 2월에 가장 컸으며, 2020년 3월 여전히 매출이 감소하지만 큰 폭은 아니며, 4월부터 제주특별자치도의 재난지원금 1차 지급으로 전월 대비 상승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5월에는 황금연휴로 제주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상승했다.

<그림 8> 2020년 1~6월 제주 음식업 매출 변화 (전년 대비)
10.00% 5.00% 0.00% -5.00% -10.00% -25.00% -30.00% -20.00% 2020년 01월 2020년 02월 2020년 03월 2020년 04월 2020년 05월 2020년 06월 6.79% -17.9% -26.52% -24.81% -5.11% -8.93% 2.20. 대구 종교시설 집단감염 4.20.~5.22. 제주 1차 재난지원금 5.4.~8.31. 전국 1차 긴급 재난지원금 4.30.~5.5. 황금연휴 5.9.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제주도 음식업 매출의 경우, 1월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하였다. 전년도 동월 대비 비교해 보면, 음식업은 2020년 1월에는 2019년 1월보다 매출이 증가한 상태였다. 그러나 2020년 2월부터 17.9% 매출이 감소했다. 2월부터 매출 감소가 시작되어 3월에는 더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관광객 증가와 재난지원금의 효과, 소비심리완화로 4월과 5월에는 회복세를 보이기는 하나,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여전하다. 5월에 크게 둔화하였으나, 6월에 다시 감소 폭이 커진다.

4. 상권의 공간분석이
필요한 이유
<그림 9> 제주도 코로나 무풍상권

본 연구는 1㎞ 격자 단위로 카드 빅데이터를 분석하였는데 동일 읍·면·동이라 할지라도 코로나 19가 창궐했던 2월을 기준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곳이 존재한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위의 <그림 9>에서 보는 바와 같이, 카드 빅데이터를 3D로 나타내면 상권의 분절화 경향을 뚜렷이 볼 수 있다.

코로나에도 살아남은 구역과 아닌 구역이 시각적으로 나타난다. 막대의 높이는 전년 대비 매출의 증가율, 갈색으로 표현된 밑으로 들어간 곳은 매출이 감소한 곳이다. 이 자료는 증가율만 비교한 것이며, 매출액을 기준으로 본 것은 아니다. 이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상권의 모든 곳이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림 10> 제주도 노형동의 3D추출물(디지털 트윈)
※ 포럼 현장에서 공간 빅데이터를 시연하였으나, 시연 이미지로 대체함.

부동산 시장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공간 분석의 가장 큰 매력이다. 공간 빅데이터에서 관찰되는 경향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할 때 사진으로, 또 종이로 보여주면 설득력이 높지 않다. <그림 10>은 노형동을 드론으로 촬영한 후 3D모델을 추출하여 디지털 트윈화한 것이다. 이처럼 드론이나 3D를 통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면 연구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감정평가사도 마찬가지다. 감정평가사의 감정평가 결과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고객으로부터 더욱더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5. 마치며

현장 전문가인 감정평가사도 이런 공간 데이터, 분석을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구자와 현장 전문가는 협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왜 높은가?’라는 질문에 대해 감정평가사는 늘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자도 마찬가지다. 모형을 통해 나온 결과가 현실과 부합하는지를 검증하는 단계가 늘 필요하다. 인과관계를 규명한 그 연구 결과는 현실에서도 받아들일 만한 결과인가? 감정평가사는 담보평가, 보상평가 등 매일 부동산 시장을 관찰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상권이 살아나고 있고, 침체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다. 연구자는 연구 결과가 도출되면 감정평가사에게 실제와 맞는지 물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부동산은 국민 생활과 상당히 밀접하며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그 때문에 부동산과 관련된 정보 그리고 연구 결과들은 이론과 실제가 서로 부합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검증되어야 한다. 이때 감정평가사가 검증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은 ‘묻지 마 창업’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그에 따른 위험을 안고 있다. 만약 소상공인이 상권에 대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 그 위험은 낮아질 수 있다. 상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때, 감정평가사의 역할도 결합해야 한다. 본 연구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제주지회와 함께 향후 추가 분석을 수행할 예정이다. 현장 전문가가 결합하면 보다 풍부한 결과와 함의가 도출될 것이다. 연구자는 분석 결과를 대중과 공유하고, 소상공인들의 정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사회에 기여하고, 감정평가사는 그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함으로써 지식인과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소명을 다할 수 있다.

이 글을 시작하며 던진 질문, “빅데이터와 프롭테크가 어떻게 지역에 기여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은 이것이다. 공간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상권 정보를 지역 소상공인에게 제공함으로써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감정평가사가 더 신뢰받는 자격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공간 빅데이터, 드론, 3D에 대한 투자와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 이로써 감정평가사의 위상이 재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

상권은 성장하고 사멸하며 이동한다. 한때 핫플레이스라 불리던 이대 앞 상권은 최근 침체상태이다. 이처럼 상권은 떠오르다가도 무너질 수 있고, 또 흔히 1급 상권이라 불리는 곳에도 명암이 존재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권을 지역 감정평가사는 가장 잘 알고 있다.

연구자와 감정평가사 간 협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연구자는 이런 실험적인 연구를 계속해 나가야 하고, 이를 통해 감정평가업계에 혁신을 촉진하고 감정평가사들의 사회적 기여를 견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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