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협회 창립 30주년 기념
감정평가업계 발전을 위한 제언

감정평가업계
발전을 위한제언

한국감정원이 감정평가사들의
존립기반을 흔들고 있습니다.

박용수 감정평가사
한국감정원에 의해 감정평가사들이 중립을 못 지키면 국민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한국감정원은 우리와 동업자였습니다. 그러나 협회와 여러 마찰이 있었고 그 문제가 법을 통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감정평가는 전문가의 영역인데 감정원에는 전문가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를 관리하겠다고 하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고, 감정평가사들의 독립성도 어떤 방식으로든 침해받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 정도가 적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심해져 감정평가사들의 존립기반까지 흔들 정도입니다. 한국감정원이 정부가 출자한 공기업이라고 해서 우월적 지위에서 감정평가사를 부당하게 통제하고 업무의 중립성까지 훼손한다면 각종 평가 특히 보상평가에서 감정평가사들이 중립적인 평가를 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 사유재산권이 침해되고, 국민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제가 감정원 문제로 1인 시위를 한 것은 감정평가업계의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감정평가라는 게 가격을 판단하는 단순한 일인것 같지만 국가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특히 공시지가평가라든지 보상평가들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보상평가 같은 것에 국가가 개입하는 건 아주 곤란합니다. 자유민주주의 경제체제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감정평가사의 의무라고 믿습니다. 저는 1982년에 개업을 해서 지금까지 감정평가사로 살았습니다. 몇 십 년 감정평가로 먹고살았는데 이런 중차대한 일에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면 그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의 저항이 정부에 맞선 것이라 보지 않습니다. 결국은 정부를 생각해도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정부가 보상가격에 대해 통제를 한다는 의혹을 국민으로부터 받는다면, 또 그것이 현실이 된다면 모든 부담은 정부가 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헌법정신을 훼손한다는 의혹을 받게 된다면 문제가 큽니다. 우리는 국가가 올바른 길을 가도록 노력한 것일 뿐입니다.

지금 감정평가사들은 공시가격 중에서 토지공시가격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대부분은 주거용 부동산 외에는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걸 비전문가가 평가하고 있습니다. 요즘 공동주택공시가격 현실화 관련 말이 굉장히 많습니다. 공동주택공시가격은 감정원이 하고 있습니다. 단독주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평가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국민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관리의 용이성을 이유로 주택 공시가격을 감정원에 맡기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감정평가사 제도의 근본을 생각해야 합니다. 국가에서 자격을 인정한 평가 전문가 제도의 뿌리를 흔드는 시도가 없어야 합니다. 특히 업무를 맡김에 있어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지 그 여건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협회에 업태 간 경쟁관계를 중재해줄 것을 요청드립니다. 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한 대형감정평가법인, 중소형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사무소는 서로 업무를 할 때 경쟁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협회는 대형감정평가법인의 비중이 커서인지 대형법인 위주로 운영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협회는 감정평가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입니다. 중소형감정평가법인 또는 감정평가사사무소의 목소리에도 더욱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협회가 이익단체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단체가 되길 바랍니다.

여성 감정평가사를 위한 복지와 양질의
업무배정이 필요합니다.

전국여성감정평가사회 초대 회장
이계심 감정평가사
과거 여성 감정평가사들은 남성 중심의 업계구조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남성 감정평가사의 보조자로 인식되거나 의뢰인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편견, 합격 후에도 취업이 쉽지 않은 점,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문제와 재취업의 어려움 등이 그것입니다. 전국여성감정평가사회는 1996년 1월부터 이어져 온 여성 감정평가사 합격생 환영회에서 여성 감정평가사의 애로사항을 함께 나누고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구아영 회장님, 이영신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임원분들이 전국여성감정평가사회의 기틀을 잘 닦아주셨습니다.

전국여성감정평가사회는 2010년 3월 출범하여 현재는 호남지회, 부산지회, 충청지회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 감정평가사의 수는 기수를 더할수록 증가해 전체 평가사 수의 약 18%(763명)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여성감정평가사회 회장이 제11대 집행부부터 한국감정평가사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국토교통부 및 기획재정부, 지방자치단체, 중앙토지수용위원회 등 국가기관의 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여성 감정평가사의 역할과 사회적 진출이 확대되어왔습니다. 그럼에도 여성 감정평가사의 업무 환경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의 무궁한 발전과 함께하기 위해 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습니다.

첫째, 어려운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여성 감정평가사들이 업계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협회 업무 배정 중 일부를 여성 감정평가사에게 배정해주십시오.

둘째, 여성 감정평가사들이 공공기관 또는 일반기업 대비 미흡한 출산휴가 또는 육아휴직에 대한 보장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셋째, 전국여성감정평가사회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지원해주십시오. 여성감정평가사회에서는 매년 감정평가 이론과 실무의 발전을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으니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여성 감정평가사의 일과 가정 양립 사례를 좋은 선례로 삼아 다른 여성감정평가와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말씀드린 부분을 바탕으로 협회에서는 감정평가사들이 전문가로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감정평가 수수료 체계가 현실에 맞게 개선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감정평가 수수료는 일반물가 또는 각종 공과금 등이 상승하는 것과 다르게 수년간 제자리를 걷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업무인 공시지가 작업 비용은 시간당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또한 감정평가사 여러분들은 당사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감정평가업무를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성실히 수행해 국민의 신뢰 속에 사랑받는 자격사로 남을 수 있게 되길 기원드립니다.

감정평가업계 발전을 위한 제언

황순창 감정평가사
첫째, 감정평가업계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감정평가사는 과거 법원소송 감정에서 건물하자와 공사비 등을 감정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건설감정인 제도가 정비되면서 감정평가사의 등록이 불가해진 상태입니다. 그러나 건설감정인으로서 역량이 풍부하고 충분한 경력이나 자격 등을 보유한 감정평가사라면 건설감정인으로 등록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몇 해 전에 건설감정의 40퍼센트가 부실 감정으로 드러났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적이 있습니다. 감정평가사는 설계를 위주로 하는 건축사, 시공·구조계산을 하는 기술사보다 가격 분야에 있어 최고 전문가라 할 수 있습니다. 협회는 감정평가사가 공정한 법원 재판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하여 주십시오.

둘째, 보수기준 개선이 시급합니다.

저는 특수 분야 감정평가에 대해 다수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수 분야 감정평가의 경우 통상의 감정평가 업무로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편이며, 업무량이 많습니다. 더구나 사회가 복잡해지고 전문화됨에 따라 여러 분야의 전문성을 요하는 분쟁이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특수 분야 감정평가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며 여러 이해관계자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러므로 특수 분야 감정평가는 전문가로서의 역량과 집중력과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 열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실마리를 차근하게 풀어나가기 위해 체력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수 분야의 경우 사회가 구분하지 않고 있는 세밀한 부분 또는 복합적인 부분을 다루게 되며, 때로는 사물의 진위, 적부, 하자 등을 다루는 ‘감정’ 분야만을 다루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형자산 감정평가의 경우 덤핑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협회 차원에서 이를 조정할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감정평가 수수료 할인을 방지하기 위해 보수기준이 개선되어야 하며, 더불어 유사자격자의 활동으로 국민이 피해 입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셋째, 우리 업계는 시대에 발맞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감정평가사가 국가업무에 적극 참여하여 업계 위상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업계는 국가재난보상(유류유출해상오염, 지진 피해 배상 등)이나 공익사업의 사업성 판단 등을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익사업의 수익성을 잘못 예측하여 수백억 적자를 본다는 기사를 볼 때면 감정평가사가 기획 당시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낍니다.

또한 감정평가사 여러분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수요를 파악하여 전문가로서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키는 서비스 정신을 갖추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넷째, 상생을 통해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감정평가업계의 균형 발전이 중요합니다. 또한 감정평가법인과 감정평가사사무소 간 업무영역으로 서로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유능한 감정평가사가 국가경제 및 업계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게 업무제한이 완화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지분보장을 위한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상생을 통해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여 감정평가사가 타 전문자격제도 대비 공정성, 신뢰성, 전문성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진 최고 가격전문가임을 적극 알려야 합니다. 이를 통해 감정평가사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협회 창립 30주년을 축하드리며

표은송 감정평가사
안녕하세요. 중앙감정평가법인에 재직 중인 27기 감정평가사 표은송이라고 합니다. 우선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의 창립 3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아직 모르는것이 많고 갈 길이 먼 저는 협회와 업계의 발전을 이끌고 계신 선배님들께 항상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협회에서 원고를 부탁하셔서 부족하나마 저의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저는 대학에 다니면서 교수님과 학교 선배님들의 소개로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는 대학교 입학이라는 목표로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막상 대학생이 되어서는 다시 어디로 달려야 할지 방향을 잃고 헤매던 시기였습니다. 몰입에 대한 갈증이 깊었기에, 감정평가사가 되겠다는 목표가 생긴 뒤로는 공부해야 할 산더미 같은 지식들이 좋은 자극이 되어 행복한 수험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회 초년생이 겪는 일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다만,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 당황스러웠던 점은 제가 생각보다 감정평가사의 업무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감정평가 목적이나 업무영역에 대하여 암기를 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현실에서 어떤 사회적 경제적 구조 속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습니다. 자격시험은 업무를 위한 기본적인 지식과 소양을 시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공부 내용을 아쉬워할 수는 없지만, 자격시험의 합격이 주는 과정과 결과보다는 그 뒤에 주어지는 자격의 내용과 무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지했다는 자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의 인지의 폭에 달린 영역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감정평가사 직업이 비교적 덜 홍보되어 있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감정평가의 필요성을 알게 된 사람뿐만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경험은 부족할지라도 열정이 있는 청년들이 감정평가사에 대해 알고 꿈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유사 이래 가장 부유한 시대이지만 청년들의 불안과 강박이 심화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스스로를 위하고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진로 방향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삶의 안정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되어버리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역량은 충분하지만 방향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인재에게 협회와 업계가 지향점이나 동기부여를 제공한다면 개인과 사회에 기여됨과 동시에 업계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고 발전 가능한 방향을 지향하게 되는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정보가 고도화된 환경이기에 이제는 협회 차원에서 홍보를 기획하여 업계를 알리고 신뢰성을 높이는것이 더 필요해졌다는 생각도 합니다.

많은 도움을 받아 비교적 이른 시기에 합격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좌충우돌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험과 능력이 미흡할 경우 내부에서는 사회 초년생에 대하여, 외부에서는 감정평가사에 대하여 좋지 못한 인상을 남길까 두렵고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함께하는 동료와 선배님들께 부끄럽지 않은 협력자가 되고 싶습니다. 매사에 저의 부족을 알고 발전을 위해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 되기를 다짐하며,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업계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감정평가업계 발전을 위한 제언> 원고는 협회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COPYRIGHT© KAP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