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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 망

송옥희/대한주택공사 연구개발실 부장
Ⅰ- 기쁨

나는 행복하다.
왜냐하면 내 주변에는 성실하게 주어진 여건속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평생 옳지 않은 곳에는 눈길한번 주지 않고 어려운 역경을 견디며 만학의 꿈을 이루는 틈틈이 시를 짓고 다듬어 책을 만들어 후학들에게 열심히 살기를 바라는 모 상업고교의 선생님.

젊은 날, 힘들고 어려운 가정을 돌보며 주경야독으로 평생을 일구며 서로 다른 직업을 갖고도 가장 가까이 서로를 지켜보며 40년을 존경받는 직장인으로 대과 없이 마무리하고 또다시 새로운 일을 선택하신 두 분.
그 두 분은 40여년 동안 청춘의 고뇌와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 한 그야말로 모두가 부러워하는 형제보다 두터운 우정이다.

그뿐이겠는가?
불우한 가정환경을 탓하지 않고 본인에게 주어진 삶에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역경을 기회로 만들어 낸 신이사님, 김부장님, 이부장님.

또한 공무원이란 신분이 너무나 어울리게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늘 생활주변의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웃음을 일구는 최계장님.

그들은 화려하지 않고 남들의 주목을 받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자신의 삶을 열심히 가꾸고 노력함으로써 나 같은 주변사람들에게 말없이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들에게 스승의 역할을 기꺼이 맡아 주시고 도움을 아끼지 않는 오교수님. 오교수님께서 주경야독의 어려운 시절을 이기도록 든든한 버팀목과 희망이 되어주셨기에 오늘의 그분들이 있었으리라.

비록 나이로야 형님선배들이지만 함께 어울려 서로의 삶과 자녀교육방법까지도 함께 의견을 나누며 서로 배우고 서로 가르치는 아름다운 배움의 모임이 된 그들.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하나만으로 망둥이 뛰듯이 뛰던 내가 그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러워 오늘 이 자리에 감히 이렇게 내가 행복한 이유를 들어본다.

가까이서 그분들을 지켜보며 내가 느낀 것은 언제나 겸손하고 성실하게 자기 삶을 사는 이분들이야말로 인생의 값진 승리자들이란 것이다.

그런 바른 삶의 자세가 무엇보다도 값지고 소중한 교훈으로 산교육이 되어 그 자녀들의 성장과정에서도 증명되었다.

남들은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이고도 어렵다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학에 노력과 실력으로 입학하여 오히려 부모에게 자랑이 되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부모의 인품을 돋보이게 하는 가슴이 따뜻한 아이들. 자녀교육이 돈으로가 아니라 부모들의 바른 인도에서 만들어진다는 산교육인 것이다.

물질만능의 세상에서 출세와 권력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신념을 당당히 지켜오고 삶의 가치를 이루고 만들어 오신 그분들을 보면서 난 정말 내가 이런 분들 곁에 있다는 것에 너무 행복했고 감사했다.

어찌 이들이 삶의 승리자가 아니랴......

때때로 너무나 험난하고 더럽고 치사한 돈과 권력에 어두운 세상그림자에 절망하다가도 이분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난 새삼 용기를 얻고 여유로워 진다.

어찌 세상이 악하기만 하랴. 어찌 약삭빠르고 기회에 민감한 자들만 있으랴. 오히려 말없이 자신을 지키는 다수들이 많기에 그들이 눈에 거스리는 것 아니랴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가슴이 따뜻하고 인생의 진리를 지키며 스스로에게 당당한 진정한 삶의 승리자들이 훨씬 더 많다는 그 사실을 떠올리면 내가 느끼고 지켜야 할 새로운 희망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Ⅱ-슬픔

어느새 봄꽃이 흐드러지고 나뭇잎이 새싹을 틔워 푸르게 키우는 계절이 왔다.
나날이 기온이 오르고 지구가 뜨거워지는 이 시간에도 지구 저쪽에서는 전쟁의 고통속에서 가족을 잃고 피를 토하는 슬픔과 고난에 잠긴 우리들의 또 다른 모습이 울부짖고 있다.

미국의 패권주의와 아무도 강제할 수 없는 그들의 오만한 독선 속에 병들고 약한 죄 없는 군중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가는 이 비극의 현실을 누가 막을 수 있을 것인가.

티없이 맑은 눈망울을 지닌 어린 영혼들의 죄 없는 피흘림.
이것이 예수의 피흘림이 아니고 무엇이랴.
2000년 전에 있었던 그날의 피흘림이 오늘도 반복되고 있다.
인간의 오만함과 무지가 어디까지인지 끝을 알 수가 없다.

부활의 계절이다.
부활의 기쁨과 환희를 만끽해야 할 이때에 오히려 예수를 팔아 고난을 자초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참으로 통탄스러울 뿐이다.
고난 겪는 예수가 지금 우리 앞에 서 있음에도 이천년전의 어리석음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지 않은가?

2000년전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했던 빌라도5총독처럼 오늘도 죄 없는 어린 예수들을 피흘리게 하는 어리석은 군중과 빌라도들은 여전히 광분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그래서 슬프고 또 슬프다.
그래도 나는 오늘 또다시 기도하며 희망을 꿈꾼다.
그것이 내 생명이요,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삶의 지탱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지구상에 예수재림의 약속을 믿는 수많은 영혼이 살아있는 한 어리석고 불쌍한 죄인을 찾는 예수는 희망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하나 간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