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경제시대에서 감정평가협회의 역할과 과제

김 용 창 | 감정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1. 감정평가업계의 현황과 문제

1) 감정평가제도와 감정평가사

우리 나라 감정평가제도의 기원은 한국산업은행의 기술과 시기에 해당하는 일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감정평가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60년대 경제개발정책과 고도경제성장 과정에서 감정업무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부터이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인 감정평가사 자격제도는 토지보상평가 등 공적분야의 감정평가를 수행하는 '국토이용관리법'에 의한 토지평가사와 금융기관의 담보평가 등 사적분야의 감정평가를 수행하는 '감정평가에관한법률'에 의한 공인감정사로 이원화되어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이 두 자격제도는 1989년 지가공시법이 제정되면서 감정평가사로 통합되었고, 이후 지가공시법은 우리나라 감정평가제도의 기본법으로 자리잡았다. 지가공시법에는 지가제도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감정평가사의 직무 및 자격, 감정평가법인의 설립 및 업무영역, 감정평가협회의 설립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감정평가사 자격자 수의 변화를 보면, 1999년 11월 현재 감정평가사 자격자 수는 총 1,524명이며 현업에 종사하는 감정평가사는 1,458명이다. 이는 1990년 감정평가사제도가 시행될 당시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특히 1990년대 중반이후 매년 약 100명의 신규자격자가 감정평가시장에 진입하고 있다(<표 1> 참조). 따라서 현업 종사자의 증가율을 보면 연도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에는 8∼9%씩 증가하고 있는 데, 정부의 자격증제도의 운영방침이 현재 100명 정도 선발하는 인원을 앞으로는 더욱 늘리는 것이어서 자격자의 수가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업무량이 늘어나거나 신규영역의 확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감정평가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표 > 연도별 감정평가사 현황(매년 1월 1일 기준, 단위: 명, %)

연도

현업종사자

증가율

미가입자

총자격자

증가율

종사율

90

647

 

146

793

 

81.6

91

715

10.5

78

793

0.0

90.2

92

766

7.1

130

896

13.0

85.5

93

795

3.8

132

927

3.5

58.8

94

831

4.5

123

954

2.9

87.1

95

934

12.4

113

1,047

9.8

89.2

96

1,016

8.8

107

1,123

7.3

90.5

97

1,131

11.3

110

1,240

10.4

91.2

98

1,237

9.4

107

1,344

8.4

92.0

99

1,360

9.9

100

1,460

8.6

93.2

 

감정평가사는 대개 한국감정원 및 합명회사 형태의 감정평가법인이나 합동사무소에 소속되거나 개인사무소를 개설하여 활동하게 되는 데, 전국적으로 1999년 11월 현재 한국감정원외 17개의 감정평가법인과 3개의 합동사무소, 217개의 개인사무소가 있다. 감정평가법인이 합명회사 형태인 것은 지가공시법에서 감정평가법인의 형태를 상법상의 합명회사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속된 감정평가사 수를 보면 한국감정원에 179명, 법인에 1,002명, 합동사무소에 30명, 개인사무소에 247명으로 합명회사 형태의 법인에 소속된 감정평가사가 가장 많다. 그리고 금년 개정된 지가공시법 이전에는 감정평가업자의 업무범위가 회사의 형태에 따라 제한을 받게 되어 있는 데, 개인사무소의 경우 공시지가의 조사·평가와 자산재평가 등을 할 수 없으며 보상평가는 평가예정액이 15억원 이하, 담보평가는 5억원 이하인 물건에 대해서만 감정평가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감정평가시장은 비교적 법제적으로 잘 보호되어 온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개정된 지가공시법(2000년 1월 28일)에서는 부동산시장의 개방과 부동산시장의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종전에는 폐쇄적인 합명회사로만 제한하던 감정평가법인의 형태를 유한회사와 주식회사 형태의 법인설립도 허용하고 있다. 또한 개별공시지가의 경우 감정평가업자의 검증이 필요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생략할 수 있으며, 업무범위와 관련하여 앞으로는 회사형태에 따른 업무범위의 제한도 종전과는 달리 대통령령으로 별도로 정하지 않는 이상 없어지게 된다. 그리고 토지등의 이용 및 개발 등에 대한 조언이나 정보 등의 제공이 가능하게 되었고, 건설교통부 장관은 감정평가와 관련된 정보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감정평가정보체계를 구축 및 운영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IMF 이후 부동산시장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법제적 차원에서 이러한 감정평가제도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감정평가업계가 구조적으로 크게 변모할 전망이고, 일부에서는 이미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2) 감정평가시장

현재 우리나라의 감정평가시장은 크게 공시지가의 조사·평가, 보상평가 등 공적평가분야와 담보, 경매, 자산재평가 등 사적평가분야로 구분된다. 전체 시장규모는 1998년 현재 약 2,900억원 가량되는 데, 1991년 이후 매년 약 15% 정도의 성장추세를 보였다. 특히 1998년도는 IMF체제의 영향으로 법원의 경매와 기업의 자산재평가가 일시적으로 증가하여 시장규모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재 감정평가시장은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분야별 시장규모를 보면 공시지가, 보상, 담보, 경매평가시장이 1995년, 1996년, 1997년 각각 전체의 76.7%, 76.8%, 78.9%를 차지하고 있어 공적시장과 특정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1998년에는 그것이 66.0%로 다소 낮아지기는 하였으나 IMF체제하에서 자산재평가의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함에 따른 효과이기 때문에 기본시장구조에는 별로 변화한 것이 없다.
감정평가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은 특히 공적시장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데 있다. IMF 체제이전 지난 3년간 공시지가 조사·평가와 보상평가의 비중이 전체 시장규모에서 연평균 35%나 된다. 이러한 감정평가시장의 구조는 안정적인 것 같지만 이러한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법제의 변화가 있을 때 일시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IMF 위기를 벗어나면서 1999년 들어서는 이미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경매평가와 자산재평가가 크게 줄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감정평가의 주요시장인 보상평가와 담보평가 등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보상평가의 경우 과거 개발시대와 달리 정부가 대대적인 공공사업을 시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규모가 급격하게 커질 가능성은 작으며, 담보평가 또한 금융기관의 자동평가시스템 도입과 신용 또는 기술담보 위주의 대출관행으로 바뀔 경우 시장규모가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표 2> 감정평가시장 규모(단위 : 억원)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공시지가조사평가

122.0

138.9

137.8

137.4

234.6

278.2

465.4

502.8

보상평가

158.8

191.0

189.0

212.2

240.7

344.2

397.9

278.9

국공유재산평가

41.1

52.7

35.0

41.1

50.3

73.2

77.5

67.3

자산재평가

28.6

22.4

45.1

11.1

43.4

50.0

30.7

637.1

금융기관담보평가

362.6

408.4

419.5

437.0

453.3

562.3

624.2

571.0

경매평가

40.3

86.4

107.1

143.8

184.5

208.1

267.2

568.7

택지비평가

15.4

40.7

60.3

76.8

83.7

97.6

103.3

26.4

일반거래/기타평가

151.3

127.1

146.6

162.0

160.2

201.6

258.4

260.0

합계

918.3

1,068.0

1,068.0

1,221.8

1,450.8

1,815.4

2,224.9

2,912.6

 출처 :  이원민, 1999, "지식정보화·국제화시대 감정평가업의 발전방향," 부동산리서치, 통권2호, 한국감정원, p.35.

3) 위기의 감정평가업계

이상과 같은 감정평가산업의 위기상황은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현상은 아니다. 감정평가업이 가장 발달되어 있다는 미국의 경우도 정보화와 글로벌화 추세에 따라 감정평가산업이 구조적 전환 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에서 현재 감정평가업을 위기로 몰고 가게 만드는 상황으로는 감정평가사의 업무량 감소, 업무계약경쟁심화, 금융기관의 전자데이타베이스 및 컴퓨터평가프로그램에 대한 의존증가, 부동산의 증권화에 따른 금융시장 구조변화 등을 들 수 있다.
1997년 미국 감정평가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감정평가 시장과 관련하여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응답이 69.3%, 감정평가시장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51.1%에 이르고 있다. 아울러 평가전문가로서 미래가 있다는 응답은 19.2%에 불과하며, 감정평가 관련 분쟁이 10년전보다 많아졌다는 응답이 85.6%, 주변의 평가사 가운데 부실평가를 하고 있는 평가사가 있다는 응답이 79.2%, 감정평가사 자격증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응답 64.9%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위기상황이 반영되어 미국감정평가협회(AI)의 경우 회원수는 1993년에 32,652명이었으나 1997년 2만명 이하로 줄었다가 현재는 다소 증가한 20,633명 선에 머물고 있어 정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도 왕립평가사협회(RICS) 인정 교과과정에 등록하는 학생수가 1994년 이래 25%가량 감소하였고, 그에 따라 우수한 인적자원이 평가관련 분야로 진출하지 않는 것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감정평가분야의 수요가 미국과 같이 감소하거나 감정평가사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의 감정평가사들도 업계의 앞날에 대해 상당한 위기를 느끼고 있다. 최근 협회 부설 감정평가연구원이 감정평가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감정평가시장에 대해 "앞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시장규모가 축소되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사한 전체의 80.7%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의 원인으로 절반에 가까운 47.4%가 "감정평가자격자 수의 증가로 인한 경쟁심화"를, 나머지 18.0%가 "담보평가, 자산재평가 등 사적평가시장의 축소"를, 15.6%가 "보상평가 등 공적평가시장의 축소"를 들고 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국내외 감정평가업계의 이러한 위기인식은 1980년대 중반이후부터 전개되어 온 부동산부문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에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환경변하의 초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21세기 감정평가업계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할 수 있다. 1918년 이 땅에 근대적 감정평가가 시작한 이래, 그리고 1989년 지가공시법에 의해 현행의 감정평가제도가 시행된 이래 가장 중대한 전환기에 있는 것이다. 그 동안 국내 부동산업을 선도하여 온 감정평가업계는 안정된 틀 속에 큰 어려움 없이 지내왔지만 이제는 사고의 틀 자체를 전환하지 않고서는 생존하기조차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는 감정평가협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향후 감정평가업계의 발전방향은 무엇이며, 감정평가협회는 기본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하여야 하는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경제환경 변화추세를 고려할 때, 감정평가 및 부동산업이 디지털시대와 글로벌시대에 부응하는 고도전문지식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협회가 기능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 1> 감정평가협회의 역할과 과제

오늘날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의 발전은 기존의 경제구조를 디지털경제로 바꾸고 있다. 미국 상무성은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와 전자상거래를 가능케 하는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성장의 중심이 되는 경제를 일컬어 디지털 경제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경제는 정보의 전자적 처리, 가공, 저장, 전달을 통한 거래비용(transaction cost) 및 매몰비용(sunk cost) 감소효과와 네트워크 경제효과를 낳고 있다. 이러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른 가상현실세계의 형성(virtualization)은 단순한 기술적 차원의 변화가 아니라 뒤에 살펴볼 글로벌화와 지식경제화를 동반하면서 사회경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새로운 힘이다. 인류역사에서 250년전 산업혁명이래 1990년초까지 대략 네 번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으며(공업화, 교통발전, 통신발전, 컴퓨터화), 그때마다 사회경제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왔다. 이 가운데 1990년대 중반이래 컴퓨터화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기반한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의 출현은 전에 없던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데, 바로 사람들의 초국적 의사소통과 업무의 초국적 네트워크 구축이며, 이에 기반한 디지털 경제의 출현이다.
이러한 흐름이 감정평가업을 비롯한 부동산 분야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먼저 부동산의 성격과 관련하여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입지효과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와 전통적인 물리적 거리효과는 약화되는 대신에 아웃소싱과 빠른 경제순환에 기반한 전문 네트워크 산업지구를 요구한다. 그에 따라 부동산에 대한 수요구조와 시장구조에 변화가 일어나며, 그 만큼 부동산 자체는 정보로 무장한 공간(글로벌시티, 정보도시, 지식집약적 도시, 네트워크 도시)이 되어가는 것이고, 부동산 가치형성구조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표 3> 부동산수요구조에 대한 기술의 영향

부동산

주요 부정적 영향

주요 긍정적 영향

오피스

- 입지의 중요성 감소
-재택근무와 가상오피스(hotelling)의 증가

-기술정보회사의 오피스이용 증가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업무집적지구형성

공업용부동산

-판매랑대비 재고비율의 감소

-가격하락에 따른 재화유동량 증가
-상점재고에서 창고재고로 상품재고공간의 이동

소매업용부동산

-인터넷 기반 매출증가
-재화가격에 하락압박

-배분비용의 감소
-미시적 마케팅을 통한 매출증가

아파트

-고용입지 분산에 따른 입지중요성 감소

-단기간 인터넷 접근이점

출처: Jones Lang LaSalle, 2000, Investment Strategy Annual 2000

다음으로 부동산 서비스와 관련하여 전통적으로 부동산업은 정보비대칭에 따른 시장비효율성 측면 때문에 다수의 관련 업종이 존재할 수 있었으나 디지털 경제의 발전으로 이러한 시장비효율성이 감소하면서 부동산서비스관련 전문직의 필요성을 감소시키고 있다. 미국내 최대 부동산정보통신망공동중개서비스(Multiple Listing Services)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소유자인 Sherry는 부동산이 혁신되어야 할 최후의 주요 산업이라고 주장한 바 있으며, 향후 가까운 장래에 MLS가 없어지고, 인터넷상의 공개적인 정보접근체제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감정평가부문의 경우 자동감정평가(automated appraisal)기술이 저당대출업무에 자주 활용되면서 인간감정평가사의 완전한 소멸(the total demise of the human appraiser)을 예견하기도 한다.
그러나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면 감정평가부문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체로 평가사 집단이 과학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신속하지 않지만 최근 조사에 의하면 미국 주택평가사의 85%가 인터넷 계정을 가지고 있으며, 전자우편을 고객과 주요한 의사소통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전자문서교환시스템(EDI)은 평가의뢰와 평가결과의 수령사이의 소요시간, 평가보고서의  전달과 수수료의 수령사이의 소요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으며, EDI의 비용은 과거  종이서류를 이용할 때에  비해 1/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부동산평가는 평가정보시스템에 의해 처리되고 있으며, 미국 감정평가협회(AI)는 시장자료센터(Market Data Center)에서 경제지수(economic indicator)와 전국시장지수(national market indicator)를 조사·발표하고 있다. 그리고 부동산증권화가 활성화 되면서 신용평가회사들은 감정평가의 평가가격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보고서에 담겨있는 부동사시장 및 정보자료를 중시한다. 예컨대 신용평가회사인 Duff & Phelps사의 CMBS 신용평가등급 방식을 보면, "감정평가보고서, 환경평가보고서, 공학보고서, 지진보고서(seismic)를 포함한 제3자 자산실사 자료를 검토한다. 평가검토에서 Duff & Phelps는 배후지역(시장지역; trade area)뿐만 아니라 해당 부동산의 시장분석에도 중점을 둔다. 아울러 비교대상 부동산과 관련하여 해당 부동산과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과거와 미래의 경향에도 중점을 둔다. 적절한 환원율을 선택하여 가치를 결정하기 위해 비교가능 자료를 추구하게 되며, 평가는 시장소득과 비용자료를 제공한다."
아울러 미국의 각종 전문협회들도 다양한 부동산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부동산정보 발표기관중의 하나인 미국부동산투자수탁자협회(NCREIF)는 투자관리자, 개발사업자, 전문학자, 컨설턴트, 감정평가사, 공인회계사 등이 참여하여 고급 부동산투자정보를 생산하고 있고, 부동산정보 수집과 분석의 객관성 제고를 위해 표준부동산정보기준(Real Estate Information Standards; REIS)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생산과 표준화의 목적은 다른 투자부문이 정밀한 정보에 근거하여 공적시장에서 엄정한 검사와 평가가 이루어짐으로써 투자가와 투자분석가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있다는 것을 부동산분야에 반영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경제시대에 부응하는 감정평가의 객관성과 품질제고를 위해서는 감정평사사 및 감정평가산업의 정보화 능력제고, 디지털경제시대 부동산의 특성과 가치형성구조 및 평가방법에 대한 이해능력 제고, 부동산정보자료의 구축 등을 통해 감정평가사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것이 감정평가협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무엇보다도 감정평가협회가 부동산정보센타로서 기능하여야 하고, 제공하는 정보서비스도 부동산시장자료의 단순수집, 평가보고서의 DB화 등에서부터 연구개발에 기초한 부동산 컨설팅 및 투자분석 정보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감정평가분야를 부동산관리, 부동산투자분석, 부동산컨설팅 등을 포괄하는 부동산종합서비스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정보하부구조로서 종합부동산정보시스템을 감정평가협회가 구축하여야 한다.

2. 글로벌시대를 선도하는 감정평가협회

디지털 경제의 발달과 함께 부동산업 환경을 거시적으로 전환시키고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이 경제활동의 글로벌화이다. 사이버스페이스를 매개로 하는 초국적 업무활동의 증가와 사회경제활동의 전통적 경계 및 제약조건의 초월이 글로벌 경향을 하나의 실체로 만들고 있다. 글로벌화는 조세, 무역정책, 상거래 관계, 회계기준, 증권규제, 기술적 하부구조 등의 분야에서 동일한 접근(harmonized approach)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아울러 전통적인 국민국가의 영역과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새로운 사회·정치·조직구조의 출현을 가져오고 있다. 그에 따라 구제도와 체제는 이제 새로운 형질전환을 경험할 수 밖에 없는 쉽지 않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글로벌 경제체제는 사업 및 업무의 관점에서 기본적으로 두 가지 현상을 의미한다. 하나는 기업간의 경쟁이 일국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 규모에 일어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활동에 대한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의 요구이다. 전세계에 걸친 시장경제의 확산과 더불어 기술·교통·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기업이 세계의 모든 장소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기업은 세계적 규모에서 무한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고, 초국적 활동의 증가만큼 초국적인 의사소통수단 및 기준을 강요하게 되는 것이다.
부동산부문에서도 글로벌화는 하나의 실체로 자리잡으면서 부동산 개발이나 투자도 글로벌스탠다드가 지배하는 세계시장이라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세계부동산시장 규모는 Prudential Real Estate Investors에 따르면 1999년 추정치로 미국 상업용부동산이 3조 7천억 달러이며, 이중 투자가능대상(institutional grade)은 1조 5천억 달러로 각각 미국 GDP의 44%, 18% 수준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1999년 현재 세계의 투자적격 상업용부동산은 4조 5천 7백억 달러이며, 미국과 캐나다가 전체의 34.9%를 차지하고 있다. 서부유럽이 34.4%, 일본 17.1%,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가 6.8%, 남미 3.9%, 동유럽 1%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투자적격 5대 부동산시장은 3조 2천억 달러로서 전체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전체의 1.1%에 불과하고, 핵심주변시장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세계경제에서 한국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향후 투자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표 4 참조).

<표4>투자적격 상업용 부동산의 지역적 분포(단위:10억 달러)

지역

GDP(A)

%

투자적격 상업용부동산가치(B)

%

GDP대비 부동산비율(B/A*100)

일본제외 아시아한국

 

2,693

 

9.8

 

312

49.1

6.8

1.0

11.6

12.3

일본

4,103

15.0

784

17.1

19.1

서부유럽

8,956

32.7

1,576

34.4

17.6

동부유럽

636

2.3

46

1.0

7.2

라틴아메리카

1,810

6.6

177

3.9

9.8

미국과 캐나다

미국

캐나다

8,664

 

 

31.6

1,598

1,500

98.2

34.9

18.4

기타

562

2.1

82

1.8

14.6

총합계

27,424

100.0

4,575

100.0

16.7

 

이와 같은 부동산투자의 세계화는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세계적 차원에서 의사결정할 수 있고, 통용될 수 있는 부동산서비스를 요구하게 되고,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유럽고정자산평가감정사단체(TEGOVOFA), 국제평가기준위원회(IVSC) 등과 같은 국제적 단체들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평가기준위원회(IVSC)는 자산평가에 관한 국제적인 통일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1981년 10년 설립된 국제자산평가기준위원회(International Assets Valuation Standards Committee)의 후신으로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가맹단체는 각국을 대표하는 평가사단체 또는 평가기관으로 1998년 7월 현재 총 34개국 49개 단체가 가입되어 있다.
또 다른 차원에서 글로벌 경제의 형성은 감정평가업을 비롯한 부동산서비스의 세계화를 중요한 생존전략으로 만들면서 부동산전문서비스 회사들이 지구적인 사업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의 감정평가회사는 소재지 고객업무의 비중이 73.0%로 주로 국지적으로 활동하지만 영국은 회사의 소재지, 지역, 국가로 고객층이 다양하여 국제적인 고객업무 비중이 미국의 14배에 달하고 있다(미국 1.6%, 영국 22.5%). 미국의 감정평가회사들은 대부분 소규모 점포와 같은 개인기업이기 때문에, 영국의 회사에 비해 평가의뢰인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워 현재 미국의 감정평가업계는 영국과 같은 업무의 다각화, 조직의 대형화 등이 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외국의 감정평가관련 협회는 협회자체가 세계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감정평가협회(AI)의 경우 1999년 부동산증권화에 대응하기 위한 월스트리트팀 정책보고서에서 자산과 자본의 세계화 추세에 부응하여 유럽감정평가협회(지부) 프로젝트처럼 감정평가협회의 활동을 세계화 하여야 하고, 국제기준의 개발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영국의 왕립평가사협회(RICS)는 이미 독일 등 유럽 각국에 RICS에서 자격을 부여한 회원들을 중심으로 RICS 지부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지난 20년 사이에 세계적인 자산컨설턴트 지사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그 대부분은 영국 왕립평가사협회(charted surveyor) 회원의 지사다. 이들의 고객 대부분은 세계적 차원에서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들 평가사들의 업무는 부동산의 가치를 추계하는 것은 물론 부동산서비스와 관련하여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저당대출과 부동산거래의 토대가 되는 평가체계에 변화를 유발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감정평가협회도 급변하는 세계부동산환경과 감정평가관련 동향 및 기준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real time)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감정평가협회 자체도 세계화되어야 한다. 그 기본적인 방향은 우리나라의 감정평가산업 및 회사들의 세계화 또는 세계적 차원 업무제휴, 기술습득을 지원하기 위한 노우하우를 축적하여 세계화에 필요한 고급지식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그리고 협회자체는 세계적 차원의 교류확대를 통해 부동산관련 각종 교육프로그램과 전문자격의 세계화를 추진하여야 한다.
 
3. 전문지식경제시대를 선도하는 감정평가협회

디지털 경제의 비약적 발전과 글로벌 경제의 형성은 경쟁력의 원천을 정보와 지식으로 옮겨놓고 있다. 즉 디지털 경제와 글로벌 경제에 대처하는 과정의 핵심은 고도 전문지식 서비스의 제공이다. 따라서 감정평가 부문에서 이러한 구조적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전략이 감정평가산업의 전문지식산업화로 집약될 수 있다.
현대는 국가, 기업, 개인을 막론하고 신빙성 있고 질 높은 정보와 지식을 창출하고 발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쪽이 그렇지 못한 쪽보다 우위에 서는 시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과 서비스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직접적인 육체노동이 감소하고 지식기반 서비스노동의 비중이 증대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지식기반경제(knowledge-based economy)란 경제성장에서 지식과 기술이 중심이 되는 경제이며, 지식이 인적자본과 기술로 체화된 것을 말한다.
지식의 문제는 이처럼 거시적인 차원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별기업의 측면에서도 지식경영은 기업성장의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식경영은 자료, 정보기술의 처리과정, 인간의 창조와 혁신능력을 결합하여 시너지효과를 추구하는 조직과정을 말한다. 이제까지 기업을 평가할 때 매출액이나 금융자산, 시장점유율 등과 같은 외형적 지표에만 의존하였으나 지식기반경제에서는 기업 내에 존재하는 조직과 개인이 갖고 있는 지식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와 같이 현대경제가 지식경제기반으로 이동하는 것은 부동산부문도 예외일 수 없다. 감정평가업을 포함한 부동산서비스업도 지식산업화와 정보산업화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먼저 부동산서비스업의 지식산업화는 전문서비스의 경쟁과 통합과정에서 치열한 주도권 확보 경쟁으로 전개될 것이다.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공매물건의 기준가격 산정을 위한 평가를 감정평가기관에 맡기지 않았다. ERA Korea와 한국부동산컨설팅에 시가를 의뢰하여 산출한 평균가격을 공매기준가격으로 결정하였다. 주도권 확보경쟁 단계를 지나면 변호사, 회계사 등 관련 전문서비스업계의 영역확보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을 총괄하는 선도적인 종합지식서비스회사가 출현하게 될 것이다. 감정평가업이 지식경제시대에 경쟁과 통합의 과정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면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연구개발기능과 전문교육기능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이러한 역량과 성과를 신상품개발에 활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감정평가협회의 역할도 이러한 방향에 맞추어야 한다.
먼저 전문교육기능의 체계화와 관련하여 살펴보면, 협회는 형식적인 연수교육이 아닌 회원의 전문성 개발을 위한 보다 체계적인 교육기회를 마련하고 지원하여야 한다. 1998년 Richard Lay는 영국왕립평가사협회(RICS) 회장에 취임하면서 현재의 상황을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미래에 대한 비젼을 제시하는 "Agenda for Change"라는 연설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 실천노력의 하나로서 교육특별팀이 구성되었고, 이 팀에서 제출한 보고서는 전문성과 기술수준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격으로서 RICS 자격, 우수한 인적자원의 확보, 회원의 전문성과 서비스수준 제고를 위한 혁신과 지속교육제공 등의 정책필요성을 강조하였고, 이러한 정책을 통해 전문가로서 생존할 수 있는 선순환체계(virtuous circle)가 지속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을 수립하였다(그림 2 참조).

<그림 2> 교육 및 훈련 투자의 선순환체계

보다좋은 보상

------------------▶

보다 매력적인 전문가로 경력

 

 교육, 훈련   / 투자와 효과

 

고객서비스 향상

◀------------------

우수한 인적자원의 계속적 진입

 

이처럼 지식기반사회에서 전문적 지식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전문성을 가진 회원만이 생존할 수 있고 그러한 회원들로 구성된 협회만이 존립할 수 있다. 그러므로 협회는 회원의 전문성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며, 기본적으로 전문성과 그 회원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고자 한다면 교육 및 전문능력 제고에 중점을 두는 21세기를 위한 학습사회(learned society)로서 협회를 운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두 번째로 새로운 상품의 개발과 보급을 통해 지식산업사회에서 감정평가사의 경쟁력을 높일수 있도록 감정평가협회가 기능하여야 한다. 오늘날 감정평가업계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원인의 하나는 공적평가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단조로운 감정평가시장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전통적인 감정평가업무에 치중하고 새로운 전문영역을 개척하지 않은 결과가 현재와 같은 위기상황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감정평가연구원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감정평가업무 이외의 부동산관련 업무수행 경험이 없는 경우가 전체 응답자의 74.2%에 달한다. 반면에 미국은 감정평가사의 약 40% 정도가 감정평가업 외에 컨설팅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과세평가사(assessor)제도를 별도로 두는 주가 많기 때문에 우리 나라와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경우 공적평가뿐만 아니라 단순 가치평가업무에 대한 비중이 우리 나라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만은 사실이다. 또한 영국의 RICS 회원은 약 43개 영역에서 전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과 비교해도 제공서비스 상품의 종류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전문영역과 관련한 설문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약 40.0%가 스스로 전문영역이 없다고 대답하고 있으며, 전문영역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에도 보상평가 21.1%, 경매·소송평가 13.6%, 담보평가 11.2% 등으로 사실상 전문적 분화라고 보기 어려운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신규시장의 개척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자격자 수가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작아지는 파이를 놓고 극심한 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새로운 상품의 개발과 보급을 위해 감정평가협회가 수행하여야 할 기본적인 역할은 업계전체의 대변자로서 새로운 의뢰부문을 개척하고, 지식경제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이러한 결과들을 제도적으로 정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전통적인 의뢰분야외에 일반법률사무소(수용, 도산, 이혼에 관한 소송에 관련한 업무, 또는 감정평가가 필요한 재판에서 증언), 세금전문변호사(유산, 신탁, 기부, 파트너쉽에 관한 다툼에 관련한 업무), 그리고 정부기관(고정자산평가국, 재개발공사, 퇴직금운영기관)으로부터 의뢰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참고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상품영역의 개발과 관련하여 감정평가업의 미래가 불확실해지면서 다수의 평가사들이 과거에 중점을 두지 않았던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개척하고 있으며, 그 영역으로는 주택검사(home inspection), 기업가치평가, 환경평가, 투자 및 처분의사결정, 부동산조세 컨설팅, 부동산소유자의 대리업무, 부동산중개, 부동산증권화 관련 업무, 부동산자산관리 업무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분야의 새로운 관심사인 부동산증권화와 관련하여 감정평가사들은 부동산증권 발행시의 자산인수 또는 등급부여와 관련한 기본적인 역할수행, 증권분석사들의 영역인 부동산증권가치평가 및 분석분야로의 진출, 부동산펀드매니저로서의 새로운 영역 개척, 부동산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신속·정확하게 서비스할 수 있는 부동산정보의 구축과 산출 등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문적 영역을 개척하는 것과 더불어 제도적 정비과정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혁신창출을 위한 연구개발기능을 강화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비젼과 역할을 감정평가협회가 수행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미국의 감정평가협회(AI)도 직접 고급부동산분석센터(The Center for Advanced Analysis)를 설치하고 회원에게 업무능력의 향상 및 새로운 업무영역의 개척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영국의 경우 RICS는 사회의 요구와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신규서비스의 제공과 기존 서비스의 보다 효과적이고 적절한 제공을 위해 연구활동과 그 성과의 적용이 핵심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RICS 연구전략의 전체적인 목적은 회원활동 및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연구를 고무·장려하고, 확산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에 입각하여 [연구전략 1998-2003]을 세웠다. 이 전략의 목적은 ① CS의 업무와 관련 있는 최신의 연구성과를 활용함으로써 전문성을 제고하는 것, ② 연구활동을 통해서 CS의 사회적 지위와 경력을 제고하는 것, ③ CS 전문성 제고에서 연구활동을 핵심적 지위로 끌어올리는 것, ④ 장기적 연구역량을 강화하는 것 등이다.
우리나라보다 감정평가산업이 발전되어 있다는 선진국의 주요 감정평가단체들도 이처럼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감정평가협회도 지금까지 감정평가업무를 수동적으로 지원하는 것에서 벗어나 협회자체가 고급전문서비스를 생산하고 회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보급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협회의 기본적인 성격을 연구개발종합센타 또는 새로운 전문기술의 보급중심지로 바꾸어야 한다.

5. 결론

이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기반하는 새로운 힘이 세계를 바꾸는 네 번째 힘으로 우리 앞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우리는 그에 따라 전에 없던 글로벌화와 지식경제시대를 강요받고 있다. 새로운 시대는 구제도와 체제를 무력화시키고 있지만 동시에 디지털 경제 또는 인터넷경제 등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영역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부동산의 가치형성구조도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고, 그에 따라 부동산서비스의 내용은 물론 서비스 공급주체 및 공급체계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감정평가업계가 이러한 변화추세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디지털 경제시대에 부합하는 고급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감정평가협회는 종합정보센타로서 그 성격을 전환하는 것이다. 그럴 때에만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감정평가협회의 주된 역할은 지가공시법에 의해 건설교통부장관이 위탁한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에 그쳤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역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수동적 역할에 그쳐서는 디지털 경제와 글로벌 경제 및 지식경제 시대의 급속한 시장환경 변화에서 감정평가업계의 앞날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나라 감정평가업계가 선진국에 비해 서비스 시장이 단조롭고 뒤떨어진 근본원인은 감정평가업이 지속적인 자기개발을 하여야 하는 전문직업영역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지식경제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준비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프로크러티즈의 침대와 이카루스의 날개는 반드시 파국을 가져온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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