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둡시다

알	아둡시다(1)

현대인의 바이오리듬

황수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1. 우리 몸은 바이오리듬에 따르고 있다

우리 인체는 항상 바이오 리듬에 따르고 있다.
먼동이 트는 아침이 되면 누가 깨우지 않아도 잠자리에서 일어나게 되고, 해가 서산에 지는 저녁이 되면 잠자리에 들게 된다.
이는 하루를 주기로 하여 낮과 밤이라는 대자연의 질서 속에 우리 인체가 이에 순응하는 생체리듬 인 바이오리듬(bio-rhythm)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체는 생후 100일이 되면 밤낮의 수면 리듬을 겨우 찾게 되고, 6년이 되면 거의 정상리듬을 갖게 된다.
그러니 이 때까지는 정상 리듬을 강요해서는 안되며, 무리한 강요는 생체리듬을 오히려 해쳐 신체에 이상을 초래하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100일 잔치를 하는 것이 생체리듬의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것이라 하겠 다.
이와 같이 우리 인체는 日週性(circadian rhythm)을 갖게 되는 것이다.
햇빛을 완전히 차단 한 캄캄한 굴속에 있어도 밤 시간에는 수면을 취하고, 낮 시간에는 각성 상태에서 깨어 있 으며, 끼니때가 되면 식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손목시계가 없어도 생체시계 (biological clock)가 있기 때문이다. 시계가 없던 우리 조상들은 비가 오고 흐린 날 해가 나 지 않아도 점심때가 되면 ‘배꼽 시계’에 의해 정확히 끼를 찾아 먹은 것은 이 리듬 때문 이다.
인간의 생명체가 모태에서 달이 차면 태어나고, 태어나서 성장하며, 성장 후 노화하는 일련 의 과정도 생체리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여성의 월경이 한달의 주기로 온다던가, 자 식을 낳은 산달이면 몸에 무언가 이상이 오게 되는 것 등은 우리 인체가 한달 혹은 일년 주 기로 자연의 리듬에 맞추어 생체리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우리 조상들의 생체리듬은 자연의 법칙 즉 자연의 리듬에 그대로 순응하여 따랐다. 해가 서산에 지게 되면 빛이 없어 야간에는 활동을 할 수 없으므로 자연히 잠자리에 들게 되어 충분한 수면으로 휴식을 취하여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충분히 재충전하였다. 아침이 되면 일어나 생계를 위해 신체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으므로 생체리듬과 동시 에 체력을 유지하는 리듬을 갖게 되었다.
우리 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있는 나라에서는 인체는 계절에 적응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 다. 겨울철에는 갑상선 호르몬이 증가되어 대사를 촉진하여 에너지의 이용이 증가되고, 부신 의 아드레날린(adrenalin) 또한 증가되어 혈압이 다소 증가되는 반면, 여름에는 알데스테론 이 증가되어 땀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소변의 배설을 억제하게 된다.

2. 오늘날 생체리듬이 깨어지고 있다

오늘날 문명의 발달로 인해 우리의 생체리듬은 깨어지고 있다. 이는 건강의 측면에서 보면 크게 우려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밤이 낮보다 밝은 요즘, 잠을 자야할 밤에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었다. 밤늦게 까지 공부를 하는 입시생 , 야근하는 직장인, 그리고 밤낮 교대 근무가 많은 사람들은 인체의 리 듬이 깨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이들은 아침에 일어날 때 생체리듬에 따라 일어나지 못하고, 시계나 전화의 초인종에 의존하게 된다. 또한 일찍 일어나야 겠다는 강박관념에 깊은 단잠 을 자지 못하고 얕은 잠을 자게 되니 이 또한 올바른 리듬을 찾지 못하게 되어 건강에 문제 가 생기게 된다.
야행 동물이 흰쥐를 실험대상으로 하여 낮에만 먹이를 제공하고 밤에는 먹이도 제공하지 않 고 활동을 제한하여 밤낮의 리듬을 바꾸기 위한 실험을 한 결과, 소화 효소, 혈액의 성분 및 인술린 등의 분비에 리듬을 잃어 결국은 수명이 짧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미네소타 대학의 라셀다 교수는 야간 열차 기관사를 신체검사를 한 결과 부신피질의 코티줄 등의 호르몬 분비에 심한 혼선이 일어나 체내 시계가 자기 나름대로 돌아가게 되어 신체에 여러 가지 이상이 나타나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부신은 콩팥 위에 붙어 있는 무게 12g정도의 아주 작은 기관이나 수많은 호르몬이 생성되 어 분비되고 있다. 이 호르몬 중에 글루코콜티코이드(glucocorticoid)는 생명 유지에 없어서 는 안될 중요한 호르몬으로 오전 7시에 제일 많이 분비되고 오전 11시까지 계속 증가되다가 오후부터는 점차 감소하여 한밤중에는 거의 분비하지 않는다. 야간 근무자는 이와 같은 분 비 리듬이 깨어지는 것이다.
지구를 동서로 이동할 때는 생체리듬에 변화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서울과 뉴욕이 14시간 차이가 나니, 이는 완전히 밤낮이 뒤바뀌게 되므로 생체리듬이 흐트러지게 마련이다. 바로 이것을 ‘시차멍청이’가 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시차 14시간을 정상리듬으로 회복하려 면 14일이 필요하고, 시차 7시간에는 7일이 소요된다. 그러니 1시간 시차에 하루의 회복기간 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으로 볼 때 밤에는 깊은 단잠을 자고 낮에는 깨어 일하는 것이 건강에 더 없이 중요함 을 알 수 있다.
더운 여름철에 갑자기 에어컨이 된 실내를 들어간다거나, 반대로 갑자기 더운 실외로 나오 게 되면 우리 인체에서 내분비 이상이 옴은 물론 체온을 조절하는 센터인 뇌의 시상하부 (hypothalamus)에서 정상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무리가 따르게 된다.
이로서 두 통이 오고 현기증이 나는 등으로 신체가 무기력해져서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 다. 이런 면에서도 분명이 인체에 이로운 이기가 될 수 있지만 오히려 병기가 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3. 깨어져 가는 생체리듬을 되찾아야 한다.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깨어져 가는 이 생체리듬을 그나마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야 할 것이다.
깨어져 가는 생체리듬을 되찾기 위해서는 먼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 다.
먼저 수면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지키며, 하루 일과에 너무 큰 변화를 주는 환경을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신체 활동을 통해 흐트러져 가는 생체리듬을 되찾아야 한다. 신체활동을 통해 단련된 신체는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도 적절히 대응해서 체내의 모든 생리적인 현상이 급격한 변화 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운동시간도 아침이면 아침, 저녁이면 저녁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것이 생체리듬을 일 정하게 유지하는데 더 없이 좋다. 아침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나 저녁 운동을 계속하는 경우 그 효과는 별 차이가 없으나, 운동을 빼먹지 않고 하기 위해서는 아침 운동을 하는 것이 좋 을 것이다. 또한 아침 운동은 인체의 모든 기관을 활동하는 낮의 리듬으로 바꾸는데 도움될 것이다.
오늘에 사는 우리는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흐트러져 가는 생체리듬을 되찾아야 하며, 더욱 이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체력을 증진시켜 항상 정상 리듬을 유지하여 매일 매일의 알차 고 보람찬 생활을 영위해야 할 것이다.